익산지역은 전라도의 충군애국정신에 의한 무수한 애국지사들이 있었지만 45명의 독립유공자만 등록되어 있으며 문용기 열사 외에 숱한 의병들과 독립운동가들 및 숨은 애국지사들이 조명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고 애석한 일이다.

특히 오지영(천도교 중앙의사회)과 정용근(헌정동지회 조직)은 동학군의 접주를 역임하면서 일본경찰 및 왜군과 치열한 접전을 벌였으며, 중앙총부의 간부로서 천도교주 손병희를 도와 3.1운동에 참여하면서 익산과 중앙의 통로역할을 담당하며 독립선언 48인의 일원이었다.

임규(금마면 동고도리 출생)씨는 3.1운동 때 독립선언 48인의 일원으로서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의 귀족원. 중의원을 비롯한 각 요로에 독립선언서. 독립청원서를 전달하고 나서 체포되어 본국으로 압송되었다가, 무죄로 석방되었음에도 지역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본지는 광복 64주년을 맞아 일제 강점기의 익산을 조망하고, 익산을 주 무대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들을 조명하여 향토의식과 자긍심을 일깨우는데 기여코자 한다.<편집자 주> 

군사적, 지리적으로 전라북도 만경강. 동진강 연안의 전주. 익산. 옥구. 김제. 정읍. 부안군 일대에 걸친 유명한 호남평야는 국내 유수의 미곡 산지를 이루고 있었다. 익산은 호남선과 전라선, 군산선의 철도가 남북도를 관통하여 교통이 편리하며, 군산항은 해상교통의 중요한 요충지였다.

또 대한제국시대에는 목포. 군산의 두 개항장(開港場)이 설치됨으로써 내외 물화의 집산(集散)이 더욱 많게 되었다. 여기에 많은 해산물이 서남해상에서 생산되고 있었다.

호남지역은 일본으로서는 대한민국 최대의 농,수산물의 생산지에서 생산되는 식량을 수탈하기 위해서 철도교통의 중심지라는 지리적 조건을 갖춘 익산과 군산항을 물류수송기지로 구축했다.

그러나 역사의 전통성과 풍부한 유교학문에 의한 충군애국사상으로 무장된 전라도민들은 일본의 식량 수탈과 노동력 착취에 저항하여 향토애국의 정신으로 민중봉기를 일으켜 크고 작은 충돌이 잦았다.

특히, 우리나라 최대의 곡창지대와 서해안의 풍부한 수산물로 인해 생활이 안정되니 학문을 숭상하는 풍습이 성행하여 유교 학문이 널리 전파되었던 이 지방에는 유교의 충군애국(忠君愛國) 사상도 상당히 보급되어 국난(國難)이 있을 때에는 감연히 일어나서 대적 투쟁(對敵鬪爭)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역사사상의 대국난인 임진왜란 때에 성웅 이순신 장군을 따라 해상 방수(防守)의 앞장을 섰던 것이 이곳 전라도의 수군 장병들이다.

육상에서 의병장 조헌(趙憲)을 따라 금산(錦山)의 7백 의사총을 남긴 것도 대다수의 이곳 의사들이며, 광주목사(光州牧使) 권율(權慄) 장군을 따라 서울 근지에서 행주대첩(幸州大捷)의 역사적 전과를 올린 것도 이곳 전라도의 용사들이었다.

1910년 8월에 적 일본의 강압과 이완용 등의 5적에 의한 매국행위에 의하여 경술국치조약이 체결되자 온 민족은 분개하고 통곡하였다.

익산군(益山郡)의 김영세(金永世) 등 지사들은 자결 순절함으로써 대한국민의 불복종의 의지를 표시하였다.

그러나 한 몸을 자진(自盡)하는 것보다는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항적(抗敵)구국의 길을 강구하여 보자는 애국지사들은 마음의 준비를 굳건히 하여 행동으로 옮겼다.

을사조약(1905년11월17일)이후 옥구군 출신인 임병찬은 극비리에 추진한 의병에 의한 구국거사가 실패한 후경술국치(1910년)에 국내외의 동지들과 비밀 연락을 취하며 거사를 도모했다.
또한 임병찬은 1912년에 황실로부터 칙명을 받고 동지 이식. 곽한일(郭漢一).전용규(田瑢珪) 등과 독립의군부(獨立義軍府)를 조직하고, 독립 의군 전라남북도 순무대장(巡撫大將)의 임명을 받기도 하였다.

1914년에는 대한독립의군부 편제를 제정하고,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추어 대대적인 국권반환을 위한 독립전쟁을 일으키려 했다.

각 군 책임자 아래에는 향장(鄕長).면장.이장.통장을 배치하여 전국이 일제히 침략자 구축에 일어설 것을 계획하던 것인데, 1914년 5월에 동지 김창식(金昌植)이 일본경찰에 검거됨으로 하여 사실이 드러나서 계획은 중도에 좌절되었다.

그러나 임병찬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소위 합방의 부당성을 논하고, 국권반환(國權返還) 및 철병을 요구하다가, 결국은 거문도(巨文島)로 강제 유배되었다가 2년 후에 한 많은 이 세상을 떠났다.

이 후 일제 강점기에도, 익산의 이규홍(李奎弘). 정희면(鄭熙冕). 박이환(朴彛桓). 송필규(宋弼奎). 송병효(宋炳浩)등 많은 의병장들이 충군애국의 일념으로 앞장서서 내나라 내향토를 수호하기 위하여 나섰다. 불의의 침략군들과 최후까지 분전하여 이 지방의 충군애국의 전통으로 보였던 것이다.

호남 지역은 쌀과 면화를 중심으로 한 일제의 식량 및 원료의 공급 기지이면서 동시에 일본 면제품 판매 시장으로 변모되어 농촌 경제는 급속히 악화되었다.

그 결과 1905년을 전후하여 불붙기 시작한 의병 투쟁은 1907년부터 천도교와 연대한 호남 지역에서 폭발적으로 일어났다.

특히, 최초로 이고장 옥구출신인 임병찬이 정의롭고 충성심이 강한 호남에서 의병을 일으키자 이에 전국적으로 호응하여 우리나라 전역에서 봉기했다.

익산의 유생 이규홍은 유지명 등과 함께 1907년 11월 익산에서 봉기하였다. 이듬해 4월 부대를 해산할 때까지 익산, 금산, 진안, 장수, 용담 등 전라북도 북부의 산간 지방에서 일본군과 빈번히 전투를 벌였다.

호남 지역의 의병 운동은 대체로 다른 지역의 의병 운동이 쇠퇴하거나 또는 침체 국면으로 전환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고조되었다.

의병 투쟁은 1908년에 들어서서 일제의 토벌 공세에 밀려 전국적으로 쇠퇴하던 시기에 호남 지역 의병 운동은 오히려 급속히 강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1908년 하반기 이후는 전남. 북 전역이 전국 의병 활동의 중심지로 되어 명실상부한 '의병 전쟁'의 격전장으로 변하였다.

한국 민족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독립 전선은 일제에 항거하는 민족의 공통된 명제로서 학생들에게 황국신민화 교육과 군벌정권 앞에서 항일투쟁의 의지는 더욱 강화되고 있었다.

이리농림학교 4학년 서원건웅(19세)외 31명은 동경대성중학 4학년 고종근의 지도를 받아 조선독립운동을 계획하면서 회합을 하고 "조선 민중이여, 우리의 철천(徹天)지 원수는 자본 제국주의 일본이다.

 2천만 동포여 죽음을 결단하고 싸우자. 만세, 만세, 조선 독립 만세!"라는 항일투쟁의 서한을 우송하여 도민들을 선동한 죄로 징역3년과 그 외 1년6개월을 선고 받고 복역하는 등 젊은 학생들의 충군애국정신은 더욱 불타오르고 있었다.

1942년 이리농림의 이상훈과 장지환 김직수 서공휴등의 수백명은 일제가 한국농민에 가한 혹독한 철권통치에 강한 불만을 갖고 200여명의 학생 조직인 화랑회를 구성하였다.

자주독립의식으로 정신무장하고 뛰어난 우리민족의 긍지와 전통민족의 자긍심을 높여나갔다.대표 이상훈은 학생들을 모아놓고 감자는 썩어서 새끼를 낳는다는 자주민족적 희생정신을 강조하면서 학생들을 격려하고 민족의식을 고취시켜왔다.

당시 일본은 학생들에게 징용, 정신대, 근로보국대, 군사훈련 등 수단을 동원하여 한국청년학생들을 전쟁의 사지로 보내는 등 발악적인 행위를 계속하고 있었다. 

이에 이들은 비밀지하공작 투쟁을 계획하고 1943년 5월17일밤 김제군 금구면 오봉리의 고갈봉 광산을 습격하여 총기 등의 무기를 탈취하려고 하였으나 경계가 강화되어 실패하였다.

김제경찰서에 이상훈을 비롯한 전조직원이  체포되어 혹독한 고문으로 이상훈은 현장에서 순국하였고 기타 동지들은 심한 부상으로 병원에 요양되었으며 전 간부10여명이 퇴학당하고 산산히 해산 되었다.

임사유(여산군 공촌면 봉동, 29세)는 독립군 이홍일과 이기협의 휘하로 들어가 일본으로부터 국권을 회복하기 위하여 동지 이덕겸(李德兼). 한만보(韓萬甫) 등 수명과 일진회등 친일파 및 일본의 앞잡이들을 습격하여 군자금을 마련하는 등 각지를 횡행하며 독립활동을 하다가 체포되어 융희 2년 형상 제44호 판결로 유형 10년에 처해졌다.

도기(陶器)를 제조하던 박복순(익산군 두남면 장정리, 22세)은 독립군 유지명(柳志明)의 휘하에 들어가 유지명외 송태식(宋泰植). 이소사(李召史)등 41명과 여산(勵山)순사분파소에 습격하여 군사장비를 탈취하여 공촌면 봉동, 김문환(金文煥) 등 일진회를 필두로하는 일본의 앞잡이들을 징계하는 등 독립활동을 전개하다가 체포되어 융희 3년 형(刑) 제144호 판결로 징역 10년을 복역했다.

이원오(여산군 북삼면 방축리)는 독립군을 규합하여 짚신 및 목화상 김흥여(金興汝 21세)를 비롯해 정판선(익산군 우북면 동산리, 27세), 김성찬(고산군 북하면 시목리, 29세), 김봉우(익산군 남일면 목상리, 29세). 등 동류(同類) 수십명을 규합하여 익산. 고산 등의 각 군을 횡행하면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명치 42년에 체포되어 형(刑) 제16호로 김흥여(金興汝). 김성찬은 각각 징역 7년. 정판성(鄭判成)은 징역 5년. 김봉우(金鳳友)는 징역 1년에 처해졌다.

김운익(여산군 서삼면 신리, 41세)은 이성근(여산군 북삼면 중발리, 22세), 김성천(충청남도 연산군 적면리 신풍동, 28세), 문명국(함열군 동일면 장선리, 33세), 배을용(충청남도 은진군 가야곡면 오류동, 33세), 등과 함께 김태순, 김금룡 등 수십명을 규합하여 독립활동을 하였으며 한국 광무 9년 음력 12월 20일 밤 전라북도 용안군 군청을 습격하였고, 왜의 앞잡이들을 응징함은 물론 군자금을 마련하였으며, 일군헌병 임현근을 모살(謀殺)하는 등 전라도와 충청도일대를 횡행하며 독립운동을 하였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명치 42년 11월 22일 공주(公州)지방재판소에서 김운익. 이성근은 교수형, 문명국. 김성천은 종신 징역, 피고 배을룡은 징역 7년에 처해졌다.

김운선(익산군 두촌면 엽동, 37세)은 독립군 대장 조참봉(趙參奉)이 양순만(梁順萬) 외 수십명의 독립군을 규합하여 지휘하는 부대의 휘하로 들어가 동류(同類) 20명과 함께 전라북도 여산군내를 횡행하면서 독립활동을 하다가  체포되어 징역3년을 복역했다.

박영오(익산군 서도일면 관암리, 37세)는 이수암(여산군 합선면 오룡리, 19세)과 김시복(익산군 남일면 용자포)외 4명을 지휘하며 독립활동을 하다가 명치 43년 체포되어 공(公) 제157호 판결로 박영오(朴永五)는 징역 15년, 김시복은 징역7년, 이수암(李水岩)을 징역 3년형을 받고 복역했다.

박관옥(익산군 우북면 대초산동, 13세)은 독립군 김경섭(金景燮)의 휘하로 들어가 동류(同類) 8명과 함께 전라북도 익산·용안(龍安)군내의 여러 동리를 횡행하면서 독립활동을 하다가 명치 43년 체포되어 공(公) 제50호 판결로 징역 5년을 복역하였다.

송태식(익산군 군내 한정리, 26세)은 독립군 유지명의 휘하로 들어가 유치복(柳致福) 등 동류(同類) 약 30명의 지휘에 따라 전라북도 고산군 및 여산군 등의 각 촌락을 횡행하며 독립활동을 하다가 체포되어 명치 43년 공(公) 제47호 판결로 징역 7년을 복역하였다.

송진행(익산군 삼기면 삼기리, 45세)은 이학자(李學者), 조영국(趙永國), 양준필(梁俊弼) 외 9명과 공모하고독립활동을 하다가 체포되어 대정 3년 공(公) 제316호 판결로 징역 10년을 복역하였다. /이윤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