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창의력의 시대다.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창의력은 보이지 않지만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따라서 사회전반에서 창의력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만큼 창의력에 대한 오해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본지는 창의적 학습법을 지도하고 있는 전문가를 통하여 창의력의 본질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Q가 비슷한 사람들에게 동일한 상황를 제시하면 대처하는 방법과 성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왜일까? 

문제에 대한 접근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창의력(an initiative spirit)은 ‘어떤 문제를 다르게 생각하고, 도전을 통해서,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능력’으로서 지적 능력 이상의 것이다. 

또한 자신의 방법론에 대한 사회적 인정을 이끌어내는 능력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며, 계속 변화하는 속성을 갖고 있다. 

반면에 지능지수를 뜻하는 IQ(intelligence quotient)는 인간의 지적 능력을 언어능력, 수리능력, 공간능력, 논리능력 등으로 나누어서 측정한 개념이다. 

즉 특정한 시점에서 주어진 시간동안 표준화된 영역의 문항을 풀게 하고 그 결과를 점수화한 것이 IQ다. 

IQ검사의 역사를 먼저 살펴보자.  IQ에 대한 개념은 19세기 중반부터 연구되기 시작했다.  그 후 IQ 개념은 1906년 프랑스 심리학자인 알프레드 비네(A. Binet)가 현대적인 IQ검사 방법의 틀을 고안하면서 발전하기 시작했다. 

비네가 고안한 IQ검사의 목적은 학습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아동을 조기에 식별해서 적절한 교육을 실시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점수화를 통한 지능의 ‘서열화’가 목적이 아니었던 IQ검사는 미국에 소개되면서 당초의 의도에서 크게 왜곡되었다. 

루이스 터먼(L. Terman) 등 일군의 심리학자들은 표준화된 문항을 개발하면서 IQ라는 개념을 정립했고, 마치 IQ가 선천적이고 변하지 않는 능력이며, 지능의 본질인 것처럼 생각하였다. 

그리고 인종차별주의자들은 매우 불합리한 상황에서 나온 IQ검사 결과를 근거로 특정지역 이주민의 지적 열등함을 빙자하여 이민금지법을 만들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교육과 직업의 기회를 IQ에 따라서 차등적으로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재미있는 사실은 세계대전이 IQ검사의 확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그 당시 IQ검사는 무기를 제대로 다뤄야 하는 병사들의 정신질환 유무나 정신지체 여부를 판단할 목적으로 널리 활용되었다.

그러나 IQ가 높은 아이들을 선별하여 20여년 동안 추적 조사한 ‘IQ 신봉자’ 터먼은 자신의 연구 결과, IQ가 창의력의 결정요인이 아님을 인정했다. 

그리고 많은 학자들이 지속적인 측정방법 개발에도 불구하고 오차가 ±15나 되는 IQ검사의 한계와 함께 IQ가 시간에 따라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면서 IQ에 대한 맹목적 믿음이 깨지게 되었다.  IQ가 창의력이라는 고정관념이 무너진 것이었다.

이후 전통적인 지능이론에 대한 반성이 일면서 지능이 개인적 요인과 함께 경험적 요소, 맥락적 요인에 의하여 결정된다는 로버트 J. 스턴버그(R. J. Sternberg)의 삼원지능이론과 인간의 지능은 음악지능, 운동감각지능, 대인관계지능, 실존지능 등 전통적 IQ검사에서는 측정될 수 없는 분야를 포함하여 8개 영역으로 구성된다는 하워드 가드너(Harward  Gardner)의 다중지능이론 등 새로운 이론이 등장하였다. 

이와 함께 심리학의 영역에 있던 지능연구는 의학, 생물학, 화학, 사회학, 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와 만나면서 창의력이라는 큰 틀 안에서 연구되기 시작하였다. 

즉 IQ는 창의력을 구성하는 한 분야이며, 창의력은 IQ 외에도 개인의 지적 호기심, 지식과 정보, 열정, 도전의식은 물론 개인을 둘러싼 문화와 상황 같은 퍼즐 조각들이 상호작용 하면서 발현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바야흐로 창의력의 시대가 열렸다.

비록 불완전한 개념이지만 IQ는 지능의 척도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IQ는 검사문항의 ‘패턴’에 익숙해지면 상당한 향상이 이뤄질 수 있다. 즉 학습을 통해서 논리능력, 수리능력, 공간능력, 언어능력의 향상이 상당부분 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IQ 검사 문항의 패턴에 대한 학습을 통해서 IQ를 어느 정도 계발할 수 있다.

그렇다고 창의력이 쉽게 계발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창의력은 IQ 외에도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통 이상의 IQ를 가졌다면 창의력은 특히 개인의 태도와 올바른 방법에 의해서 계발할 수 있다는 것이 창의성 연구학자들의 중론이다.

SCAMPER기법을 개발한 알렉스 오스본(A. Osbone), 수평적 사고기법을 창안한 에드워드 드 보노(E. de Bono), 창의적 사고법 컨설턴트인 마이클 미칼코(M. Michalko) 등 창의력 대가들은 제대로 계발된 창의력은 천재성 이상의 결과를 만든다고 한다. 

나아가서 ‘TRIZ(창의적 문제해결기법)’를 창안한 겐리히 알트슐러(Genrich Altshuller)는 창의적인 발명의 원리를 분류하여 난해한 문제에 대한 적합한 해결방법들을 검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까지 하였다. 이제 창의력은 계발을 넘어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하여 간단하게 빌릴 수 있는 것이 되었다.

사실 아주 옛날부터 정보와 지식에서 나오는 창의력은 강력한 경쟁우위를 만들었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시작된 인터넷혁명은 정보와 지식의 가치를 극적으로 변화시켰다.

인터넷은 정보와 지식을 빠른 속도로 유통시키고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는 한편으로 정보와 지식의 진부화를 촉진하고 희소성을 감소시킴으로써 경쟁을 격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제는 지천에 널린 정보와 지식을 새롭게 해석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이 경쟁우위를 만드는 시대가 된 것이다. 즉 ‘게임의 법칙’이 바뀐 것이다.

문제는 창의력이다!  하지만 창의력 계발에 왕도는 없다.  올바른 방법을 선택하고 꾸준하게 노력하는 과정에서 불현듯 퍼즐 조각들이 맞춰지는 ‘유레카의 순간’이 오는 것이다.

우선 퍼즐 조각 맞춤을 막는 고정관념부터 날려버리자! /시매쓰 익산센터 원장 이진숙

단지 IQ가 높다고 창의력이 나오지는 않는다. 창의력의 발현과정은 명품 와인이 만들어지는 것과 유사하다.

우선 양질의 포도(현상에 대한 올바른 문제의식)가 있어야 하며, 포도를 담을 튼튼한 숙성통(문제해결을 위한 열정)과 좋은 발효균(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수반한 지능의 활동)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

그리고 적정한 기온을 유지하는 저장고(문화와 주변 환경)와 장인(지도교사)의 세심한 관리가 있어야 한다.  이런 요소들이 최적상태로 유지되면 시간이 창의력이라는 최고의 와인을 빚어낸다.

바로 여기에 IQ만으로는 창의력을 꽃피우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포도가 오랜 시간동안 발효라는 고통스럽고 복잡한 화학과정을 거쳐서 ‘신의 축복’이라는 와인이 되듯이 창의력도 이런 생각의 숙성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창의력의 숙성이 와인의 숙성 과정과 다른 점이 있다. 밀폐된 와인 숙성통에는 숙성과정에서 나온 찌꺼기가 남기 때문에 이를 조심스럽게 정제해야 한다. 

하지만 창의력의 숙성통은 숨을 쉬면서 외부의 신선한 지식과 정보를 끊임없이 받아들인 다.  이 과정에서 생각의 찌꺼기는 배출되고 당초 의도했던 것보다 훨씬 순도 높은 창의력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결국 창의력은 짧은 기간 동안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창의력은 그 어떤 것보다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