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년 전 익산에 뿌리를 내린 이래, 반세기를 넘기는 동안 익산시민의 손으로 빚고 익산시민들과 고락을 함께 해 온 하이트 소주가 오히려 지역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하이트소주의 도내 판매 점유율은 33.2%로 전국 꼴찌를 기록했다. 소주를 즐기는 도민 66.8%가 경상도 등 타지역 소주를 마신 것이다. 악조건에서도 역주하고 있는하이트소주를 돕기 위해서 수혈 되어야 할 것은 바로 지역민들의 애정이다.

다행히, 도내 14개 시군 가운데 익산시민들의 하이트소주 구매율이 4위를 차지해, '익산시민들의 손으로 빚는 술'이라는 체면은 가까스로 유지햇지만, 타 시.도와 비교했을 때는 턱없이 낮은 구매율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상반기 회원사와 지자체별 소주 판매실적을 보면 제주도 한라산 회사의 '한라산 소주'가 제주도지역 시장점유율 86%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경북 금복주 회사의 참소주가 84.8%로 그 뒤를 이엇고, 서울과 경기지역 진로 회사의 참이슬이 82.5%로 3위, 전남 보해양조사의 잎새주가 80.9%로 4위, 부산 대선주조의 C1 소주가74.3%로 5위, 경남과 울산 무학의 화이트 소주가 71.8%로 6위, 강원도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이42.8%로 7위, 대전과 충남 선양의 린 소주가 40.9%로 8위, 충북 충북소주 회사의 청풍 소주가 37.8%로 9위, 전북 하이트 주조의 하이트 소주가 33.2%로 최하위 등 순위를 기록했다. 지자체별 최하위의 지역별 판매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간은 기간, 전북지역 14개 시군 내 하이트 소주의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임실군(84.4%)과 장수군(57.7%)이 가장 우위를 차지하고 있고, 남원시가 다음으로 46.2%, 그 뒤를 이어 익산시와 부안군이 각각 42.0%로 공동4위의 순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군산시가 15%로 최하위의 하이트 소주 구매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주류 점유율은 지역민들의 지역에 대한 애정도를 측정하는 바로미터로 거론되기도 한다.

제주도의 경우 외딴 섬으로 구성된 지역적 특성이 작용하기도 하지만, 타지역 소주를 14% 정도 밖에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지역사랑의 결집 없이 불가능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경상도나 수도권, 전남 등지의 소주 구매율이 그런 견해를 그대로 입증한다.

이 같은 소주 구매율 데이터는 간혹, 지역감정을 부추기기도 한다. 지역민들의 공동체성 향상이 지역소주의 구매율을 높이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사)전라북도경제살리기도민회의 김용배 사무총장은 최근 한 기고문에서, "생각을 바꾸면 내고장 상품 애용이 쉬워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고장 젊은이 150여명을 고용하고 있고, 지역농산물을 16억원 이상 사주며 200억원 이상 세금을 내고 있는 기업이 생산하는 소주를 우리 도민은 당연히 마셔주어야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이어 "나는 지금까지 하이트 소주와 참이슬을 따라 놓고 맛의 차이를 알아내는 사람을 주위에서 본 적이 없다. 그 맛이 그맛인 것 같다는 게 대부분 사람들의 이야기이다"며, "음식점에서 제일 많이 마시는 술 소주를 통해 우리 전북 도민의 내고장 상품 애용에 관한 의식 수준을 알수 있다"고 말했다.

익산의 한 음식점 주인은 "지역 소주를 많이 구매토록 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며, 손님이 왔을 때 "술은 뭘로 드릴까요?"라는 질문이 아닌 "하이트 소주 드릴까요?"라는 질문을 먼저 하면 대부분의 손님이 "예, 하이트 소주 주세요!"라고 답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익산에서 익산시민 곧, 내 형제요 내 친척 내가 아는 지인들이 만드는 소주를 마시도록 하는 것은 식구끼리 서로 돕는 것이다"며, "음식점 일을 하는 모든 분들이, 손님이 찾아 올 경우 다른 말보다는 반드시 '하이트 소주 드릴까요?'라는 질문을 먼저하면 지금보다 지역 소주 판매율이 두배 이상 늘어날 것이 확실하다"고 목청을 높였다.

하이트 소주는 익산시민과 전북도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도 적극적으로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매년 전북사랑기금 3억원을 기증하고 있고, 농촌마을과 1촌 1사 자매결연, 농촌일손 돕기, 연탄배달, 자원봉사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도 잘 알려져 있다.

하이트 주조가 익산시 세무서에 매년 납부하는 세금은 국세와 지방세를 합해 185억원에 이른다.

소주의 원료를 생산하는 하이트 주정(주)은 24억의 세금을 납부해 년간 총 209억원의 세금을 익산세무서에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익산시 총 예산의 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하이트의 한 관계자는, "타 지역은 공무원들이 나서서 지역상품 애용 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익산시와 시민사회운동 등이 동시에 정책적인 운동도 필요하다"고 필요성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