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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식품클러스터, 반쪽짜리 전락 위기

▲ 한국형 푸드밸리 초입부터 갈팡질팡

2008년 12월 유치 확정 된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는 식품 연구.개발, 생산, 유통, 가공 , 수출 등 관련된 주체를 중심으로 산.학.연.관이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농식품 산업을 집적화하여 국가의 신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사업이다.
그래서 익산시는 사업 유치가 확정되고 사업 유치로 최대 4만5천여 명의 고용창출과 연간 8조6천억 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힌바 있다.
왕궁 국가식품전문산업단지에 2012년까지 8900억 원을 투입' 100개 기업 유치를 목표하는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는 미래의 익산경제, 전북경제 나아가 국가경제를 견인할 사업으로 주목된다.

2012년까지 150조원의 시장으로 확대
정부는 지난 2008년 11월 13일 농림수산식품부가 식품산업의 중장기 비전과 발전전략을 제시하는 ‘식품산업 발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그 주요 내용으로는 우선, ‘2006년 100조원인 식품산업 시장’을 2012년까지 연 7% 성장시켜 150조원의 시장으로 확대시키고, 38억불 수준인 농수산식품 수출을 100억불로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우리 한식을 세계인이 모두 즐길 수 있도록 세계 5대 음식권으로 진입하는 것을 성과지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추진하는 전략으로 첫째, 국내외 소비자가 모두 신뢰할 수 있도록 안전한 농수산식품을 공급하고, 둘째, 글로벌화되고 있는 식품시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식품산업을 수출산업으로 체질을 강화하는 한편 셋째, 농어업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식재료 산업 등 푸드 시스템 전반에 대한 경쟁력을 제고 해 나가기로 했다.
이러한 3가지 전략을 바탕으로 7가지 핵심 정책과제를 제시하였는데,
①안전한 농수산식품 생산.공급 강화, ②식품 R&D 투자 확대,③전통.발효식품의 과학화.세계화,④농수산식품 수출 확대 지원,⑤규제혁신.인센티브 제공,⑥식재료 산업 활성화,⑦농어업.식품산업 연계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국가 녹색성장 전략 산업이 돼야
그런데 현재 국내 식품산업분야의 구조를 살펴보면, 자영업 중심의 영세한 구조와 농산물을 단순히 가공하는 가내 수공업적인 저부가가치 산업형태를 띠고 있다. 또, 식품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취약하다는 게 일반적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식품산업의 매출은 연간 100조원 규모로 급성장하고 있다. 녹색성장의 미래 산업이 식품산업이라면 미래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구체적 접근이 필요하다.
그래서 세계의 여러 나라들도 미래가치를 식품산업에서 찾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세계적인 다국적 식품기업들도 자사 전략상품에 과감한 R&D 투자를 하는 한편 유통 네트워크를 강화하여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고 일본에서는 2005년 농정개혁 5개년 계획을 세워 식품산업 육성을 국제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푸드 스탬프와 학교 급식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자국 농산물 소비를 확대하고 있고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도 식품클러스터를 통해 식품산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식품산업의 잠재력이 무한하고 식품산업이 다른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식품산업은 국가 미래를 주도할 전략산업으로 성장해야 하는 이유이다.

정부는 인프라 제공. 조력자 역할에 그쳐야
지난 2009년 5월 13일 일산 킨텍스에서 농림수산식품부와 전라북도가 공동 개최한‘국가식품클러스터 성공조건 모색을 위한 한국·네덜란드 공동 심포지엄’이 개최되어 관심을 끈 바 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가한 와게닝겐 대학 및 연구소 연합체(WUR) 얀 퐁거스 박사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기초연구자금이 부족하므로 연구소들을 모아 공동으로 식품연구를 추진하면서 정부는 단지 조력자로 끌어들인 것”이라고 말했고, 이러한 네덜란드 사례에 대해 전라북도 강승구 농식품 국장은 "기업이 원하는 식품클러스터로 조성하기 위해 행정공무원은 기업과 연구소를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답하고 있다.
또한 농심 R&BD 총괄 심선택 실장은 “푸드밸리는 기업과 연구소 등 민간주도로 운영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정부 주도로 식품클러스터를 추진하고 있어 과연 소비자가 원하는 아이템 개발이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지 우려된다.”고 말했고,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 허철성 상무는 “네덜란드의 푸드벨리는 기업과 연구기관, 정부가 모두 제 역할을 충실히 해 성공한 사례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각각의 기관이 과연 그러한 역량을 지니고 있는지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앞에서 식품클러스터를 주도하고 있지만 시장을 보는 눈은 현장에서 뛰는 기업이 더 정확하기 때문에 정부는 기반 제공 및 서비스 제공에 머물러야 한다.” 고 국가식품클러스터의 정부주도에 문제점을 지적하며 민간 주도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는 정부주도형에서 벗어나 정부는 인프라 제공, 조력자 역할을 하는 형태로 변환해야 할 당위성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인력양성 등 SW 사업 부정적, 국가식품클러스터 기능 반쪽 될라
2009년 5월 4일 전북도에 따르면 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용역을 추진중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예비타당성 범위에서 S/W사업을 제외시키자는 의견을 제시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전라북도의 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사업의 핵심 중 하나인 인력양성과 식품특화기술 등 소프트웨어(S/W)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국가식품클러스터 사업이 입주기관 시설 등의 하드웨어 사업만으로 추진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자칫 국가식품클러스터 사업이 반쪽사업이 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S/W사업 제외와 관련해 산업단지가 아직 조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으나, 인력양성과 식품특화기술, 마케팅·자금지원 등의 S/W사업에 대한 비용·편익을 분석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이를 제외시키자는 의견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KDI는 16개 사업의 세부운영계획과 비용·편익산출, 사업별 기계·전기·소방·통신·토목 등에 대한 예비타당성 용역을 진행 중이며 5월 중순께 중간보고할 예정에 있다.
그래서 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사업에 S/W사업이 포함될지 여부는 이달 중순께 열리는 용역중간 보고 때 최종 결정된다.
국가식품클러스터사업은 단지조성과 시설의 하드웨어 못지않게 인력양성 식품특화기술 개발 등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
결코 소홀하게 취급해서는 안 될 것이며 반쪽짜리 사업이 되지 않기 위한 전라북도와 익산시, 정치권 등은 KDI와 기획재정부 등을 상대로 S/W사업 필요성에 대한 전방위적인 설득작업을 신속하고 빠르게 진행시켜야 한다는 여론이다.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가 반쪽짜리가 아닌 온전한 경쟁력을 갖추고 세계의 제5대 식품클러스터 대열에 서기 위해서는 예비타당성 검토에서부터 시작하여 사업의 재원이 마련되는 단계까지 농림식품부와 함께 정부 각 부처의 국가식품클러스터에 대한 미래적 인식을 각인시키고 설득하는 제반 과정에서 민과 관, 정치권의 총체적인 협력이 필요할 것이다./박정훈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