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165억을 들여 시행하고 있는 '귀금속보석산업 클러스터 구축' 사업이 관내 보석가공 및 판매업자들을 배제한 채 비현실적으로 추진되면서, 혈세먹는 애물단지 사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여론이다.

익산시에 따르면, 익산시는 지역경제를 활성화 할 목적으로 지난 2006년부터 4개년간 국비 52억, 도비 29억, 시비 84억 등 총165억을 확보하고, 대규모 전시판매센터와 보석가공단지 등 귀금속보석산업과 왕궁면 동용리의 관광자원을 연계하는 귀금속보석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이 사업은 오는 2010년 완공 목표로 추진되고 있으며, 전시판매센터에 93억원을 투입하고, 72억원을 보석가공단지 조성에 투입한다.

하지만 익산시는, 이같은 왕궁보석테마관광지 용역을 발주 한 이래 5년 여 동안 기존 영등동 215번지 등 일원 보석단지내의 업체들로부터 사업의 타당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게다가, 익산시는 막연하게 외국이나 외지 업체들을 새로 조성되는 귀금속보석클러스터에 입주시키면 된다는 생각으로 막대한 예산을 쏟아붇고 있다.

그러나, 어떤 외국 또는 외지 업체도 왕궁에 새로 조성되는 보석 판매센터 및 가공단지에 입주를 희망하는 곳이 아직까지 극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인해 84억이라는 익산시의 막대한 자체 예산이 혈세만 집어 삼키고 아무런 효용성이 없이 흉물로 전락할 공산이 높다는 것이다.

익산시가 귀금속보석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마치는 대로 연계할 예정인 2단계 고도화 사업도 기존 보석판매업체들과 전혀 상의 없이 이루어지고 있어 그 실효성에 대한 회의론이 고조되어가고 있다.

익산시가 계획하고 있는 고도화 사업 계획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9년까지 앞으로 20년 동안 약 1천억원을 들이는 사업으로 지금까지는 판매위주의 지원사업이었으나 앞으로는 지역경제에 직접 보탬이 되는 제조업체(기업유치, 일자리 창출, 고용증대, 인구유입 등)에 비중을 두는 정책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제조로부터 도소매 및 해외수출 등의 판매, 국내외 자금유입,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산업구조를 만들어 귀금속보석산업 전체(제조 및 판매)가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는 형태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관련법 및 조례에 근거하여 투명하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지원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고도화사업의 세부사업계획을 보면, 첫째 기업지원 및 제품상용화 지원으로 관련 조례 개정 및 규칙 제정, 귀금속보석 수출지원센터 건립, 공동 브랜드 프랜차이즈 사업 지원, 해외 진출기업 회귀 지원 사업, 아파트형 표준 공장 건립 등이 포함되어 있다.

둘째로 연구개발 및 인력 양성사업 지원으로 귀금속보석산업 R&D센터 및 창업보육센터(BI)건립, 기초 및 전문 인력양성사업 지원이 있다.

셋째로 장기발전을 위한 미래성장 동력 기반구축사업으로 귀금속보석산업진흥원 설립, 국제 공인 감정원 설립, 금&다이아몬드 거래소 유치(선물 거래소, 경매 등), 세계적인 귀금속 보석 박람회 개최 등의 사업이 있다.

넷째로 보유 관광자원 연계사업으로는 관광기념품 개발 지원, 보석테마거리 조성, KTX익산역사 쇼핑몰 개설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세부사업을 위해서 익산시는 2010년 본예산에 타당성 조사 및 사업실행 계획 수립 용역비를 확보하고 2011년 국비확보 대상 신규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관내 한 보석전문가는 "만일 익산시의 고도화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만 된다면 익산시는 보석으로 환상의 도시를 꾸밀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환상에 불과할 개연성이 100%이다"고 말했다.

이는 곧 우선 당장 왕궁면에 짓고 있는 보석판매센터는 익산시가 당초 현존하는 보석판매센터의 상인들과 전혀 상의 없이 진행하여 익산시에 판매센터가 두개로 양분되는 결과를 가져와 그 실효성에 의문을 가져 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는데 따른 것이다.

게다가, 가공단지 역시 현 익산귀금속보석협동조합 측과도 어떠한 협의나 논의 없이 사업을 진행하였고, 단지 입주 의사를 묻는 식의 논의과정만 거쳐 가공단지 역시 3개로 나뉘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게 현 익산시 보석판매센터 관계자들의 우려이다.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민선 4기가 꿈 속에 있을 뿐, 현재 진행하고 있는 판매센터의 입점과 가공단지의 입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발목에 잡힐 것이 뻔한 일이다"고 말했다.

익산시가 2006년 12월부터 2007년 1월까지 클러스터에 입주나 입점 의향을 묻는 내용을 조사한 결과 상당한 부정적인 답변을 기록하고 있어 이 또한 심각한 수준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익산시에 따르면, 관내의 귀금속보석가공업체 89개와 판매센터 28개, 비조합업체 2개업체를 합한 129개 업채를 대상으로 클러스터 구축사업 추진 후 판매센터 및 가공단지 입주 의향 유무에 대해 방문 및 전화조사한 결과 총 43개 업체만이 입주의향이 있음을 밝힌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중 현재의 영등동에 위치한 귀금속판매센터의 경우 28개 업체 중 단 4개만이 왕궁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가공단지의 경우 일본 1개 업체, 중국 5개 업체, 익산 42개 업체 등 총 48개 업체만이 입주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공단지의 경우 2만6천여평이 넘는 부지에 달랑 42개 업체만이 운영되는 초유의 슬럼화단지 사태가 우려되는 것이다.

더구나 익산시는 왕궁에 짓는 보석판매센터의 입점을 위해 2008년부터 4억원의 예산을 책정하고 무리하게 '익산주얼리엑스포'라는 손님도 없는 축제를 개최하면서 기존 익산보석축제의 보석산업 홍보효과를 크게 반감시켰다는 비난 여론을 불렀다.

주얼리엑스포는 기존 익산보석축제 기간에 동시에 개최되면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등 부작용을 초래하면서까지 예산을 낭비하며 의도하는 바가 뭐냐는 비난을 부른 것이다.

익산시는 올해 신종플루 때문에 4대축제를 개최하지 못함에 따라 사용하지 못한 예산 4억원에 1억원을 추가해 내년 3월에 주얼리엑스포를 개최할 계획이다.

익산시가 현재 왕궁에 짓고 있는 보석판매센터의 개장이 이루어 지고 난 후 기존의 판매센터와 두개로 양분되면서 익산시 보석 관계자들은 슬럼화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중국으로 이전했던 제조업이 한국으로 이전한다는 것은 꿈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짚은 뒤, "비록 중국의 인건비가 상승한다 하더라도 한국의 인건비와 절대로 비교할 수 없는 상황을 익산시는 간과하고 있다"면서 "외국 업체의 한국 이전에 대한 기대가 아닌 현실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익산시 보석업계 관계자들은 "민선4기가 익산을 보석의 도시로 만들기 보다는 오히려 슬럼지대를 양산하는 것 아니냐"면서, "기존의 협동조합과 판매센터 관계자들과의 의논이나 협의 도출이 없이는 민선 4기를 떠나더라도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들은 또 "만일 후대에라도 보석의 도시가 익산에서 사라지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민선4기에 그에 대한 역사적 책임이 있다”면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익산시가 오는 2010년까지 총 91,376평방미터(27,580평)에 165억을 들여 5,256평방미터(1,590평)의 전시판매센터와 86,120평방미터(26,000평)의 보석가공단지를 익산시 왕궁면 동용리 왕궁보석테마관광지 및 인근에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2006년부터 시작하여 예산 확보를 마친 이 사업은 현재 전시판매센터 건립공사가 추진 중에 있고 내년 중순 경 완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보석가공단지는 현재 토지매입을 진행 중이며, 내년 11월 경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익산시 보석가공산업

익산시 보석산업은 민선 3기와 4기를 거치면서 크게 위축되고 있다. 영등동 215번지 일원에 집적화되어있는 보석 가공 공단은 제1단지(1만 300평)와 2단지(9,708평)로 나뉘어져 있으며, 89개 업체에 고용인원 709명이 내수 900억과 수출 600억을 등 1,500억원(2008년 추정)의 연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보석 단지는 1975년 8월 29일 정부 제 7차 수출진흥확대회의에서 수출특화산업으로 익산에 집단육성 방안이 확정 된 후 1976년부터 34,000평방미터(1만 300평)으로 제1공단이 입주 가동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1987년대 3,000여명을 고용하여 운영하는 중흥기도 거쳤다.

그러나 1997년 인건비 상승 등으로 단지내 업체들이 중국 등 해외로 전출하여 급속히 슬럼화 되었고, 현재 일부 남아 있는 제조업체가 익산의 보석가공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현황이다.

20년전인 1987년 5월 1일부터 정부와 전라북도 및 제조업자들의 투자로 부지 4,335평에 건평 768평으로 세워진 '익산귀금속판매센터'는 현재 28개 업체에 고용인원 총 58명이 국내 매출액 60억원(2008년 추정)을 기록하고 있다.

익산귀금속보석협동조합과 판매센터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옛 명성의 배경에 의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타지역의 보석산업
전국의 흐름에 비추어 볼때 서울 종로에 있는 귀금속 보석시장의 경우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집적화 지구로서 전국의 귀금속 보석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올해부터 1,500억원을 들여 종로구를 귀금속보석산업 특정 진흥지구로 지정, 앵커시설 및 기반시설을 조성하고 기반시설 사업으로 묘동사거리 일대에 주얼리 광장을 조성하는 데 520억원을 투입하는 등 초인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구광역시는 보석산업을 패션산업과 융합하여 패션쥬얼리특구를 지정받아 집중 육성하는 등의 자구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