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선(익산~신리간) 복선전철 민간투자시설사업(BTL)에 인화동 나룻가 마을 주민 98세대 300여명이 철로가 동네를 가로질러 소음과 진동 등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보상요구를 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용산참사를 방불케 할 정도의 투쟁을 불사하겠다”고 나서고 있고, 시행사와 시공사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주장이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따라서 이에 대해 누군가가 중재에 나서 해결해야 한다는 전망이다.
지난해 4월부터 인화동 2가 25통 주변 나룻가 마을 98세대 300여명은 국책사업인 전라선 복선화 사업이 실시되면서 마을을 가로질러 가는 철도공사로 인해 조상대대로 살아온 마을이 둘로 갈라지게 생겼다며 소음과 진동에 따른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나룻가 마을 중앙을 관통하는 철도 고가교가 개설되면 철거대상이 아닌 주택은 철로선 밑과 주변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에 그 굉음의 소음으로 일상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줄 것”이라며, 마을전체를 수용하여 주민 이주, 주민 개개인에게 적절한 피해 예상 보상, 방음벽 최대한 높게 설치 등의 6가지의 요구를 들고 나섰다.
또한 주민들은 “주민 이주 등 다른 보상은 힘들다 치더라도 앞으로 평생을 살면서 겪게 될 굉음의 소음과 진동, 분진에 따른 피해에 대해 최소한 현재 주변 지가 시세의 반절은 반드시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열차 운행 시 각종 오염과 분진 등으로 인해 토지를 매매, 이주하고 싶어도 매입할려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며, 한숨을 쉬고 있는 실정이다.
철도가 들어설 경우 고가 아래 부분은 그늘로 인해 농사에 막대한 지장을 받을 뿐만 아니라 경작에 방해되고, 겨울철엔 방음벽 설치로 인해 난방비는 두 배 이상 들어갈 것이 예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피해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마을진입을 차단하고 공사를 철저히 막겠다고 선언했다.
굉음 . 진동 . 분진일상 생활 지장 막대
국토해양부의 한국철도시설공단과 협약을 맺고 전라선철도(주)가 시행하고, (주)남광토건외 7개사가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는 이 사업은 임대형 민간투자시설사업(BTL)으로 2007년 7월부터 시작하여 2011년 3월까지 45개월동안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익산시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은 3개의 예상 노선 중 700억원을 절감하기 위해 마을을 지나는 노선을 택했다.
시공사인 (주)남광토건은 주민들의 요구에 대해 "보상에 대한 법적인 근거가 없어 보상할 수가 없는 실정이다" 며 "하지만 공사중 발생되는 모든 피해에 대해서는 자신들이 책임을 져야 할 사항으로 충분한 대책과 보상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기에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주민들에 의하면, 보상문제에 대해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시행사 시공사가 서로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남광토건에서는 국토해양부로부터 협약을 맺어 시행하고 있는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관리감독하고 있으므로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민간투자사업인 만큼 전라선철도(주)가 해결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그러므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 제시는 국민권익위원회로 넘겨지게 되고, 보상의 시일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될뿐만 아니라 사업의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지역의 원래 보상에서 제외되었던 주민 L씨의 경우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한 끝에 보상을 받게 되었다. L씨는 자신의 주택에서 남동쪽으로 10.1m 이격된 지점에 11.8m 높이의 철도 교량이 설치될 예정이었으나향후 철도로 인한 소음과 진동 및 교량으로 인한 일조권, 조망권 침해로 거주가 곤란할 것이 예상된다며, 주택과 대지를 매수해 달라고 신청하였다.
피신청인 한국철도시설공단 호남지역본부는 "주택과 대지가 사업부지 외방에 위치되어 있고, 공사 완료 후 소음 및 진동 예측치가 각각 55.7db(A)55.1db(V)로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아 신청인의 주택과 토지를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주거환경 열악.. 주택.토지 매수 타당
이에 국민권익위원회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79조 2항의 "공익사업이 시행되는 지역 밖에 있는 토지 등이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본래의 기능을 다할 수 없게 되는 경우에는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손실을 보상하여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고, 같은 법 시행규칙 제61조에는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 주거용 건축물 거주자의 생활환경이 현저히 불편하게 되어 이주가 부득이한 경우에는 당해 건축물 소유자의 청구에 의하여 그 소유자의 토지 등을 공익사업시행지구에 편입되는 것으로 보아 보상하여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며 보상을 명하였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또 L씨에 대한 보상 의결문에서 "피신청인은 신청인의 주택과 토지가 사업부지 외방에 위치해 있고, 열차 운행 시 예상소음치와 예상진동치가 규제한도를 넘지 않으므로 피신청인의 주택과 대지를 매입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이 민원사업이 완료될 경우 신청인의 주택에서 10.1m 이격된 지점으로 여객열차 및 화물열차 등이 일일24시간 84회 운행하게 되고, 소음.진동을 저감하기 위해 방음벽. 방진매트 설치, 장대(長大)레일 부설 등의 조치를 하더라도소음 및 진동예측치가 각각 55.7db(A)rhk 55.1db(V)로 나타나 '소음.진동규제법 시행규칙' [별표12]에 규정된 야간 한도[소음:60db(A), 진동:60db(V)]에 근접하는 점, 철도의 바깥 쪽 궤도 끝선에서 30m 이내 지역은 건축물의 신축.개축.중측 등이 제한되는 지역으로서 현재보다 주거환경이 열악해지는 것은 분명한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신청인의 활동이 제약된다는 점" 등을 들어 “신청인의 주택과 토지를 매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보상해야한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이와 같은 법적 근거와 L씨에 대한 보상을 근거로 한다면 결국 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명백하다. 뿐만 아니라 '철도안전법' 45조에 의한 철도의 바깥 쪽 궤도 끝선에서 30m 이내의 지역은 건축물의 신축. 개축, 증축 등이 제한되므로 L씨의 경우처럼 매수 보상은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적정한 보상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재자가 필요하다”
(주)남광토건 관계자에 따르면 "주민들의 극렬한 저항이 예상되지만, 회사는 주체가 아닌 시행.시공사로서 보상할 법적 근거가 없으므로 최종적인 결정은 국가가 해야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지가 하락 등에 대해 주민들이 우려를 표시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은 국가가 판단할 사항으로 중재자가 필요하다”며, “중재 받은 사항에 대해서는 따르겠다”고 답변했다.
위 L씨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피신청인을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 지정하였고 결국은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이에 대한 책임을 저야할 것으로 보여진다.
익산시는 민원이 제기된 이래 동장의 한두차례 관여 외에는 어떠한 중재도 나서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2차례 충돌..재충돌 예상
지난해 4월경부터 1년여 동안 민원이 제기된 후, 시공사는 이미 매수한 주택 철거를 위해 마을에 공사차량을 투입하고자 하였으나, 마을 주민들의 두차례에 걸친 강력한 저항으로 인해 공사를 하지 못한바 있다.
주민들은, “또다시 공사를 강행할 경우 용산참사를 방불케 할 만큼의 불상사가 있을것”이라며, 투쟁의지를 밝혔고, 시공사 역시 “완공을 약속한 시점 때문에 공사를 강행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또 "국가에서 시행하는 국책사업을 방해하거나 어려움에 빠뜨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전했다. 결국, 이 사안은 새로운 협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지며, 협상을 통한 주민의 최소한의 의견은 수렴되어야 할 것으로 파악되어지고 있다.
/오삼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