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장이 내년 선거를 앞두고 음악인들의 내년 행사비 1억8천만원을 예산으로 세웠다. 익산시 관내 음악인들의 통합을 전제로 편성 된 신규 예산이다. 그러나 통상의 범주를 벗어난 이 예산은 선심성 논란을 초래했다.

그 목적이 불투명한 탓이다. 오케스트라 창단이라는 허울을 쓰고 있지만 사실상 급조된 오케스트라의 내년 공연을 일회적으로 지원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익산시장이, 음악계 대통합이 이루어지면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내부적으로는 특정악단을 지원할 목적을 가지고 통합을 가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속은 익산 음악계의 순수한 음악인들은 특정 악단 지휘자가 의도하는 대로 적극적으로 협력하면서 익산 음악의 미래를 담보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음악인들은 음악계의 대통합은 구실일 뿐이고, 특정 악단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이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말을 들어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통합을 주도한 특정 악단 지휘자가 내년에 급조될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가 됐고, 그가 오디션곡을 선정할 권한을 가졌다.

따라서 그가 지휘하는 악단의 단원들은 이미 오디션곡들을 미리 연습해 온 격이니, 보나마나 내년에 급조되는 오케스트라는 특정 악단이 옷만 갈아 입은 것일 뿐 다른 순수 음악인들은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최근 관내 음악인들의 갈등과 반목을 야기한 전말이다. 자칫 순수하게 자비를 들여 음악을 해오던 이들까지 익산시장이 던진 돈에 맞아 상처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런 예산 편성 자체가 급조되었을 뿐 아니라 시기가 좋지 않다. 그런데 익산시장은 민선5기 지방선거를 바로 목전에 두고 그동안 거들떠 보지도 않던 익산시 음악인들에게 올해 안에 대통합을 이루며 2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익산시장의 의도와는 달리, 익산시민들의 문화적 향유를 위해 사재를 털어 열정을 쏟아 온 일부 음악인들은 이번 익산시의 지원을 음악계가 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몸을 던지고 있다.

익산시장은 아무런 마인도 없이 30여억원이 넘는 익산시립관현악단 설립을 공약 했고 이를 지키지 않았다.

이제와서 1억8천만원으로 그들의 고달픔을 치유 할 수도 없는 마당인데, 음악인들의 순수한 열정을 유린하고 분란만 야기한 꼴이다.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자정작용을 바라며

민선 5기 지방선거가 D-180일에 돌입했다. 익산시장 등 시.도의원들의 공천, 경선, 선거 결과를 미리 점치며, 하마평이 무성한 본격적인 선거 시즌이다.

이런 때에 국민들의 바람은 질 높은 사람들의 출마 여부에 있다. 정치적 소신도 철학도 비전도 없는 사람들이 출마하여 질서를 어지럽히지 않기를 바란다.

종국에는 국민들의 무관심을 부추기는 정치 모리배들의 출현을 우려한다. 모름지기 자신의 진의를 먼저 생각하는 자정 작용을 바란다.

출마 목적을 시민에게 두고 있는지, 아니면 자신의 이익 목적으로 하고 있는지 스스로 묻기를 바란다.

또, 자신의 능력에 대해 객관적인 함량을 측정해 보기를 바란다. 스스로 능력이 없으면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

공연히 설자리가 아니면서도 진정한 일꾼의 자리를 빼앗고 혈세를 축내며 민주주의의 퇴행에 일조하지 말기를 바란다.

정치의 도구인 권력은 무릇 국민을 향해 있어야 하고, 군림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권력은 수탈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하늘의 뜻을 땅에 전달하는 도구이어야 한다. 

민선4기 익산시장의 선거법 위반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시민의 혈세로 자신의 업적과 성과를 알리기에 전전긍긍 하는 한 정치인을 익산시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본래의 소명과 목적을 잊은 채 어디를 향해 달리고 있는지를 알지 못하고, 타인에 의해 인정받지 못하여 자신 스스로를 자랑하고 인정받기를 원하는 모습은 차라리 참담하다.

무릇 정치인은 지역의 어른들로부터 인정받아야 하고, 지역의 후진들로부터 희망을 담보할 줄 알아야 하는 법이다.

경쟁은 공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그 공정한 절차 안에서 지역공동체가 인정한 인물이어야 한다.

다가 올 선거에서는 어떠한 술수도 근절되기를 바란다.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결과물은 향후 반드시 하자를 낳는다.

본인에 대한 하자를 먼저 점검하고 시민들 앞에 겸손한 사람이 향후 당선되어도 겸손한 사람이 될 것임은 틀림 없는 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