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산업은 과거 섬유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하였다. 제조업체가 전반적으로 저임금 구조를 고착화시키게 된 원인이다.노동계는 이를 두고, "사람이 살아갈 수 없는 사회구조 형성의 시발점이다" 고 정리한다.

노동자 출신인 익산시의회 오기주 의원은 "익산이 무작정 드센 것이 절대 아니다"고 짚은 뒤, "노동기반 자체가 노동 착취 구조였고 권리를 찾기 위해 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취약한 토대로 형성된 노동현장은 비인간적이었고, 먹고 살기 위해서는 투쟁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며, "현실과 역사에 대한 정확한 진단없이 쉽게 노동자들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노조원 수 미미.. 현실 이해 없는 강성 인식 전환해야 
익산시에 따르면, 익산의 10인이상 사업장은 394개이며 여기서 일하는 근로자 수는 1만8,950명이다. 이 가운데 한국노총에 속한 사업장은 36개이며, 4,541명의 근로자 중 2,772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민주노총의 경우 31개 사업장 5,451명의 근로자 중 4,650명의 조합원이 가입해서 활동하고 있다. 기타 상급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상태에서 활동하는 노동조합 사업장은 16개 사업장 4,340명의 근로자 중 417명의 조합원이 활동하고 있다.

익산의 취업자 13만1,800명 중 7,839명이 노조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고 그 숫자는 미약하다. 취업자 중 약 6%, 즉 100명 중 6명이 노동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셈이다. 노조는 사실상 별다른 힘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익산시에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에 지원되는 민간경상보조 예산은 연간 7천만원으로, 한국노총이 2,000만원을, 민주노총이 1,500만원을, 노동상담소에서 3,500만원을 각각 받아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노사문화와 선진노사문화 해외시찰료 5천만원 등 총 1억5,400여만원이 지원되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노총 익산시지부의 한 관계자는 "민주노총에 노동조합을 결성하기 위해 찾아올 때 때론 그들을 돌려보낼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사업장이 너무 열악하기 때문에 노동조합을 결성할 경우 노동조합 결성으로 인해 사업장을 문을 닫을 수 있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또, "노조가 강성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한국노총의 한 관계자는  "전북기계공업고등학교 출신 학생 등에 대해 경기도 지역에서 선발채용을 꺼려한다" 며, 그 이유는 "익산의 노조가 강성이기 때문이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민주노총 관계자는 "전북기계공업고등학교 출신들의 노조 네트워크 형성은 없다"며, "그런데 이상하게 전북기계공업고등학교 출신의 노조활동 분포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면서, "하지만 이는 분명 민주노총의 의도는 아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특정학교 출신의 강성화에 대해, 노동운동의 한 에피소드로 봐야지 사회적 현상은 아니다"고 정리했다. 과거 생계에 어려움을 겪었던 부모들로부터 삶의 방식을 대물한 세대들은 현실 인식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는 '환경 지배론'을 엿보게 되는 대목이다.다른 한편, 한국노총의 측면에서는 경쟁구도권 안에서 기득권 유지를 위해 민주노총에게 '강성'이라는 족쇄를 채우려 한다는 견해도 있다.

■노동조합 투쟁만 하지 않는다 문제해결사 역할 톡톡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투쟁만이 아닌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해결, 노동자의 어려운 현실에 대한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의 노동상담소의 경우 체불임금, 부당해고 등 노동자의 어려운 일에 나서서 해결한다. 민주노총 사무실에는 노무사가 상주하여 무료 상담이 가능하다. 민주노총의 관계자는 노조가 강성이라는 과거의 잘못된 인식으로부터 벗어나 시민으로 다가가는 민주노총을 많이 사랑해주기를 당부했다.

관 주도 탈피, 자주성 확립해야
노동조합은 근본 자체가 사업자로부터의 자주권, 단결권, 단체교섭권 등 노동자의 편에서 노동자의 권리를 대변하는 연합조직인 것이다. 그러나 관이 주도하는 노동조합은 결국 친 자본과 다름없다. 자본은 곧 권력을 의미하기에 관과의 결합은 노동자를 팔아먹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

노동조합은 '"오직 투쟁"에만 정당성을 둘 일은 아니다. 대기업에 속한 노동조합의 경우 오히려 노동자보다도 더 제 밥그릇 챙긴다는 여론이 높은 것에서 그만큼 반성과 제고 필요성이 발견된다.

노동조합은 비정규직이 얼마나 힘든지, 최저임금으로 생활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노동조합에 조차 가입하지 못하고 사는 노동자들을 위해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마땅하다.

노조는 90%의 상대 다수의 시민들에게 눈길을 돌려야 할 때이다.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독립성, 관으로부터 예산 독립, 시민사회로의 관심 전향이 노조문화 개선의 첩경이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