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은 우리들의 이웃 아저씨였다. 고향 봉하 마을로 내려가 터 잡고 농촌복원과 친환경 농법의 실천으로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하려 했던 그 모습은 귀농 한 보통 사람이었다. 언제까지나 소탈한 웃음과 몸짓으로 우리 곁에 남아 있을 것만 같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우리 곁을 떠났다.

지역주의 타파와 권위주의와 온몸으로 맞서던 그는 그가 말한 ‘구시대의 막내’로 새 시대를 보지 못하고, 이 시대의 모순과 마지막 싸움도 해보지도 못한 채, 우리 곁을 영영 떠난 것이다.노 전 대통령은 거리에서 최루탄을 뒤집어쓰고, 대한민국이 처한 시대의 상황을 뛰어넘으려 했던 대결정국에서 결코 비켜서지 않은 사회운동가였다.

부산지역 3번의 출마와 낙선, 그는 현실 정치인으로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지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온몸으로 부딪쳤으며, 제왕적대통령제의 권위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 쳤던 유일한 대통령이었다.

한 때 인권변호사였던 노 전 대통령은,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는 이들과 아프고 힘든 이들을 위해 전부를 바쳤으며, 수도권보다는 지방을(지역균형발전),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을, 기득권층보다는 사회적 약자를(사회복지예산 증가) 더 생각하는 정책적 배려를 아끼지 않은 서민의 대통령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스스로 가진 검찰.국정원의 권력을 포기했고,  언론권력과 타협하지 않으면서, 원칙에서 어긋나면 검투사 같이 싸우는 사회 개혁의 선도자로 나섰다. 그것은, 그가 말한대로 “당장은 손해가 되더라도 멀리 보면 손해일 수 없다”는 신념으로 수구 기득권층과 맞선 예이다.그것이 옳은 길이라 믿었기에 ‘바보 노무현’으로 끊임없이 그 길에 자기를 세웠다.

고향으로 내려가 소박한 일상을 꿈꾸던 노 전 대통령을 검찰과 보수언론은그대로 놔두지 않았다. 그를 치욕과 모욕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하고 마당가를 거닐 수 있는 소박한 일상마저 앗아가 버렸다. 생각하면 이유가 어찌되었던 뒷짐 지고 있었던 우리가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그가 떠난 뒤에야 그것을 깨달은 우리는 무엇으로 반성해야 하는가.노 전 대통령은 이제 우리에게 사회통합과 새로운 시대의 맏형 노릇을 하라고 말하고 있다. 뛰어내렸다. 부엉이바위 위에서 아래로 내려온 그는 우리 모두가 함께해야 할 과제를 일깨워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