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발전, 역사문화관광, 숙원 해결에 방점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시점이다. 익산갑·을 지역별로 본선 구도 윤곽이 드러났고, 각 후보자들은 나름의 방법으로 자신을 알리며 유권자인 시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분주히 지역을 누비고 있다.

국회의원은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서 공약을 가지고 지역발전을 견인해야 함은 물론 입법기관으로서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양질의 법안을 만들어낼 책무가 있으며, 그것이 존재이유이기도 하다.

소통신문은 4·15 총선에 나선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핵심공약 1가지와 국회 입성시 구상하고 있는 1호 법안에 대해 물었다. 각 공약 및 법안의 명칭, 취지 및 배경, 기대효과, 실현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요구했다.

코로나19라는 비상사태가 벌어지며 선거운동이 기존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익산갑·을 지역별로 두 차례에 걸친 이번 특별기획이 지역을 위한 소중한 표를 행사하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편집자 주>

총선 익산갑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이 전북도청 익산 이전, 고대역사문화관광도시 조성, 이리역 폭발사고 피해 배상, 문화 강소도시 익산 건설을 각각 핵심공약으로 내세웠다.

아울러 중소 낙후도시 지원 특별법, 마한백제왕도 특별법, 장점마을과 낭산 폐석산 특별법, 불로소득환수법을 국회 입성시 구상하고 있는 1호 법안으로 제시했다.<관련기사 하단 링크>

더불어민주당 김수흥 예비후보는 ‘전북도청의 익산 이전 추진’을 핵심공약으로, ‘중소 낙후도시 지원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제시했다.

공약과 법안 공히 위기에 처한 익산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취지다. 전북도청의 익산 이전 공약을 보면 전북의 경우 주요 공공기관·시설이 전주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다른 여타 지자체와 달리 전주시의 경우 인구가 늘고 있는데, 이는 균형발전 취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최근 전주시가 특례시 지정을 추진하면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전북도청을 익산으로 이전할 경우 기대효과로는 전북지역 내 균형발전을 꼽았다. 특히 편리한 교통 환경으로 각 지자체는 물론 세종시 정부종합청사와도 가까워 한층 수준 높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공약 실현을 위한 방안으로는 우선 전주시의 특례시 지정을 위해 전북도민이 뜻을 한데 모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법률적 근거 마련과 특례시 지정 요건을 전주시 특성에 맞도록 수정해야 한다는 점도 피력했다.

아울러 특례시 지정이 지연될 경우에 대비해 전북도청의 제2청사를 익산에 설치하는 단계적 이전 방식도 제시했다.

국회 입성시 구상하고 있는 1호 법안은 ‘중소 낙후도시 지원 특별법’이다.

이는 익산과 같이 전통산업의 쇠퇴로 인한 경기침체를 오래도록 겪고 있는 지역에 공공기관 이전을 우선 배려하고, 새로운 신성장산업이 자리할 수 있도록 국가가 전략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낙후도시 지역 특성에 맞는 특화산업 육성, 지방교부세 등 정부의 재정 지원 강화 등도 담고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국가전략 산업에 참여하는 대기업이 신규투자 지역으로 익산과 같은 중소 낙후도시를 선택하게 된다. 김 예비후보는 편리한 교통과 새만금을 통한 환황해권 경제벨트로서의 확장성, 유라시아 거점 물류기지로서의 잠재성 등 익산이 투자를 위한 미래가치가 돋보이는 지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또 이를 위해서는 익산시와 같은 낙후된 중소도시 정치권과의 합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생당 고상진 예비후보는 ‘2,000년 왕도 익산의 정체성 정립을 통한 고대역사문화관광도시 조성’을 핵심공약으로, 이를 위한 ‘마한백제왕도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익산은 마한사와 백제사의 역사·지리적 중요 자원들을 보유하고 있고,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됨에 따라 백제역사문화자원의 가치가 세계적 차원에서 재조명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산은 도시 브랜드와 고유 역사자원에 대한 인식이 낮아 역사문화 콘텐츠를 재조명한 문화도시 구현이라는 새로운 과제가 절실하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실행방안으로는 탑, 왕릉, 사지 등 곳곳에 산재해 있는 마한백제권 문화유적을 비롯해 백제왕도 핵심유적 8개소 보존, 서동생가터 정비 등을 연계한 관광기반 구축, 법정문화도시 지정, 지역문화자원 조사, 문화재를 활용한 다채로운 콘텐츠 연계, 특화지역 관리체계 구축 등을 제시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는 법정 문화도시 지정과 관련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익산이 문화환경을 스스로 기획·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하고, 동서로 산재해 있는 향교와 인문학 콘텐츠를 정비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익산시민들부터 즐길 수 있는 선순환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역사문화 기반의 문화도시가 지향하는 비전과 정책들을 수립하고 익산의 역사문화자원 현황과 잠재성을 검토해 기반을 구축하고, 각각의 자원을 융·복합해 관광자원화하고, 지역주민 참여형 일자리 창출과 문화수혜의 다양성도 확보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1호 법안인 ‘마한백제왕도 특별법’은 특별법까지 제정해 12년 동안 1조에 가까운 돈을 들여 신라왕경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경주처럼, 고대 정치적 중심지로 역할을 했던 익산의 소중한 역사를 복원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기획·추진하기 위함이다.

이는 마한사를 정립하고 그 가치를 복원하는 일이 익산시민의 숙원이며, 나아가 앞으로 맞을 새로운 천년의 시작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기인한다. 신라와 백제의 유적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고 가야 유적 역시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점을 감안하면, 익산을 마한역사문화권으로 지정하고 마한문화 역시 학술적 가치를 규명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생당 황세연 예비후보의 핵심공약은 ‘이리역 폭발사고 피해 배상’이다.

이는 1977년 11월 이리역 폭발사고에 대해 정부, 한국철도공사, 한화 등에 책임을 묻고, 만약 그 책임을 회피할 경우에 대비해 ‘이리역 폭발사고 특별배상법’을 제정해 당시 사망자나 부상자를 의사자 지정 또는 그에 준하도록 해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사고 당시는 박정희 유신독재 시대였기에 이리시 복원이 국민성금과 대통령 하사금으로 진행됐고, 사실상의 가해자인 한국철도공사나 한국화약(한화), 정부는 어떠한 배상도 하지 않았다는 게 그 배경이다. 이제 민주화된 이 땅에서 당당하게 우리의 몫을 찾아내야 하며, 이는 반드시 해결돼야 할 익산시의 숙원사업이라는 것이 황 예비후보의 생각이다.

아울러 그는 당시 이리시민들이 공포에 떨었던 만큼 외상 후 스트레스 환자 등 시민들과 익산시가 배상받는 방안 마련도 약속했다.

그는 또 이 법안은 더불어민주당이나 미래통합당이 반대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충분히 통과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1호 법안으로는 ‘장점마을과 낭산 폐석산 특별법’을 제시했다. 그는 익산이 백제 왕도이며 호남 유일의 관문이라는 점, 하지만 왕궁리유적이 백제권 개발사업에서 빠져 있기 때문에 이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점, 이를 위해서는 우선 오염지역이 청정지역으로 변해야 한다는 점 등을 들며 법안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 익산시민 합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분열된 익산의 민심을 하나로 엮어내고, 나아가 2020년을 익산시가 광역시로 가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민중당 전권희 예비후보는 ‘문화강소도시 익산 건설’을 핵심공약으로 내놨다.

오고 싶은 익산, 머물고 싶은 익산, 살고 싶은 익산을 만들어 나가려면 구태의연한 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략적 사고가 절실히 필요하며, 그 중심에 문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그는 문화가 도시의 품격을 좌우하고 스쳐 지나가는 도시가 아니라 체류형·정주형 도시로 면모를 일신시킬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담보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익산 출신의 가수이자 작곡가, 뮤지컬 연출가인 김민기를 소환하고 슬럼화·공동화를 겪고 있는 구도심 활성화의 대안으로 만들어진 중앙동 문화예술의 거리와 연계해 김민기 아침이슬 공원(문학관), 김민기 거리, 김민기 노래 체험관, 대한민국 유일의 민중가요제 등 김민기 플랜을 제시했다.

익산 함열읍 출신의 김민기는 1970~80년대를 관통하는 가난과 독재의 질곡 속에서 시대의 아픔을 노래하면서 농민과 노동자, 소외된 이웃들, 분단의 아픔과 개인의 실존에 이르기까지 당대의 청년문화와 청년세대의 아이콘이었으며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국민들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끼친 음악가로 평가받고 있기에, 문화적 자산으로 활용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천편일률적인 사업이 아니라, 각계의 전문가집단과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 땅의 민주주의와 민중들의 고단한 삶을 복원해 내고 함께 체험하고 공부하는 역사의 현장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회 입성시 구상하고 있는 1호 법안은 ‘불로소득환수법’이다.

이는 1% 특권층이 예금자산의 절반과 토지의 55% 이상을 차지하고 그 자산이 그대로 대물림되는 한국사회를 바꾸고 아이들에게 기회의 평등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부와 불평등이 세습되는 신분제 사회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1% 특권층의 불공정 자산을 재분배하는 강력한 제도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2000년 무상급식이 지금은 누구나 누리는 보편적 복지가 된 것처럼, 자산재분배 정책도 충분히 실현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총자산 소유 상한제(총자산 110억원), 총소득 상한제(연간 총소득 15억원), 상속·증여 상한제(1인 10억원), 주택 소유 상한제(1가구 2주택), 택지 소유 상한제(1가구 300평) 및 비농민 농지소유 금지, 연봉 상한제(최저임금 10배 이내), 30대 재벌의 사내보유금(약 950조원) 환수, 화폐개혁으로 지하경제를 일소하고 약 300조원(GDP의 약 20%)의 검은돈 환수, 부동산 임대소득 상한제(최저임금 10배 이내), 상가 임대료 상한제(한국은행 기준금리 이내) 등을 제시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