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업무 잠정 중단.. 전 직원 코로나19 대응에 총력

단 1%의 가능성도 놓치지 않기 위해 긴장상태 유지

코로나19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와중에 익산시가 철통방역으로 청정지역을 사수하고 있다.

전방위적으로 행정력이 동원되고 전 시민적인 예방운동 동참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 최일선에 그 중심에 익산시보건소가 있다.

익산시보건소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단계가 심각 수준에 이르자 지난 2월 24일부터 진료와 예방접종 등 일반 업무를 잠정 중단하고 코로나19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장을 비롯한 전 직원들과 보건지소, 보건진료소 직원들, 공중보건의들까지 전부 24시간 3교대 근무에 투입돼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9시, 익산시보건소 선별진료소는 여전히 비상근무에 여념이 없었다.

건물 앞 선별진료소에는 일반 보호복과 레벨복, 마스크에 고글, 라텍스장갑까지 중무장한 직원들이 분주하다.

이곳을 찾는 시민들을 응대하며 기도에서 기관지·후두·인두·코 등 상기도감염이 있는지 확인한다. 일반적인 감기나 가벼운 호흡기 증상이 대부분이지만, 가래 증상이 있는 경우 인후·기관·기관지·허파를 포함한 하기도에 이상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검체는 곧바로 전북보건환경연구원 등 수탁 분석기관으로 넘겨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불안 해소다.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안내한다. 예방수칙을 주지시키고 인적사항을 확보해 혹시 모를 경우에 대비하는 것도 필수다.

예의 주시하며 증상을 확인하고 안내사항을 당부하는 눈이 또렷하다. 어찌 보면 날카로울 정도다. 단 한명의 의심환자도 놓치지 않겠다는 책임감의 발로다.

그럼에도 시민들의 발걸음이 뜸해져 이따금씩 쉴 겨를이 생기면, 이내 마스크와 고글 너머로 고단한 기운이 역력히 드러난다. 8시간 내내 한시도 벗을 수 없는 땀 젖은 보호복 때문만은 아니다. 긴장이 연속되고 있는 탓이다.

그 옆에는 추가 천막 설치가 한창이다. 오후에 18여명의 중국인 유학생 귀국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익산시는 중국인 유학생 입국시 5급 사무관 책임 하에 인천공항에서 이들을 픽업, 보건소로 데려온다. 이들은 보건소에서 검사 후 기숙사에 자가 격리된다. 시민들이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어 감염 예방 및 혼잡 예방 차원에서 별도의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있는 것이다.

감염병관리계장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잠깐 사이에도 분주함은 끝이 없다. 여기저기 계속해서 확인을 요한다. 사소한 실수 하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3층 세미나실은 종합상황실로 변했다. 직원들은 선별진료소 근무가 아닐 경우 이곳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에 수반되는 각종 업무를 담당한다. 쉴 새 없이 걸려오는 전화 응대, 안전장비 관리, 유관기관 협조 확인, 지역 내 다중이용시설 점검, 방역 등 실시간 현황 파악과 대응이 이뤄진다.

너나 할 것 없이 낯이 초췌하다. 연일 계속되는 비상근무 탓에 신경도 날카롭다. 그중에서도 최일선이라 할 수 있는 감염병관리계는 사태 발발 이후 쉬어본 날이 단 하루도 없다. 12일 기준 무려 51일째다.

어느새 비상(非常)이 일상(日常)이 된 것일까. 상황이 어떤지, 힘든 점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제발 오늘 하루도 무사히”라는 답이 되돌아온다.

감염 예방을 위한 방역 등 각종 조치는 기본이고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따른 대응, 각종 가짜뉴스로 인한 시민 불안 해소, 유관기관 및 민간 다중이용시설 컨트롤 등이 모두 그들의 몫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힘든 부분을 꼽자면 주·야간 할 것 없이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전화벨이다. 불안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대응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이지만, 주로 야간에 걸려오는 전화의 경우 음주 후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열이 난다는 둥 불안해서 집에 가지 못하겠다는 둥의 하소연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도 그냥 쉽게 지나칠 수는 없다. 곧바로 달려간다. 단 1%의 가능성에도 답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고, 그렇게 다짐하며 업무에 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칭찬에는 손사래를 친다. 전 공무원은 물론이고 시민 모두가 나서 예방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데 보건소만 칭찬받는 것이 오히려 미안하고 불편하다는 것이다. 본연의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들의 목표는 한 가지다. 빈틈없는 감염예방체계를 유지해 청정지역을 사수하는 것.

불편한 방역복보다 그들을 더 짓누르고 있는 것은 무거운 책임감이다. 24시간 내내 혹시 모를 가능성을 주시해야 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은 그 하나의 목표와 책임 아래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매사에 임하고 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