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폐기물 매립사실 알고도 정밀조사 않고 방치

"처리비용 300억 LH가 부담해야, 분양가 인상은 부적절"

익산시 평화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 조감도

익산 평화지구 사업자인 LH가 아파트건설 부지에 폐기물이 묻혀있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정밀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가 착공 직전에 중금속이 함유 된 다량의 폐기물 매립 사실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또다시 착공이 지연되는 것은 불가피해졌고, 막대한 폐기물 처리비용에 대한 LH와 익산시의 공방으로 이 사업 자체가 표류 할 공산이 높다.

지난 15일 LH전북지역본부에 따르면, 2008년 정비구역으로 지정 된 익산 평화지구는 1027세대의 아파트를 건립하는 주건환경개선사업인데, LH가 착공을 앞두고 실시한 정밀조사 결과 해당 부지의 토양 19만5천톤 가량의 비소와 카드뮴 등 중금속으로 오염 된 것이 확인됐다. 이 중금속에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비용은 3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되고, 당장 이 정화기간 동안의 착공지연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LH관계자는 토양 정화비용 부담과 그에 따른 분양가 변동 여부에 대해 "분양가는 인근 시세와 공공성을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고, 폐기물처리비용을 분양가에 산입하는 문제는 지금 단계에서 말 할 수 없다. 하지만 폐기물처리비용은 원인자부담 원칙인데, 누가 묻었는지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폐기물처리비용과 관련해서는 익산시와 보상받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협의를 해야 할 사안이다"고 밝혔다.

그런데 LH는 지난 2017년부터 2018년 5월까지 실시한 지질조사 등 기반조사를 통해 해당 아파트 건립부지 일원에 폐기물이 묻혀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2년 동안 정밀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또다시 공사를 지연시키는데 따른 책임론이 일고있다.

LH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시 지질조사를 통해 채취한 시료를 검사 의뢰한 결과 생활폐기물이 매립 된 사실을 알기는 했지만 민원과 소송 등으로 장비가 들어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이번에 폐기물매립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던 것은 착공을 앞두고 지난해 12월부터 올 4월까지 실시한 정밀검사를 통해서다"고 설명했다.

익산시 관계자는 정화비용 부담 및 분양가 변동 우려에 대해 "우선 LH는 익산평화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권을 획득한 사업자로서, 공사 과정에서 어떤 간섭도 받지 않고 모든 사안을 단독으로 결정하고 수행한다. 또한 LH는 철저하게 규정을 준수하는데, 폐기물 정화비용과 분양가를 놓고 익산시와 협의 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LH는 2년 전에 지질조사를 통해 폐기물이 매립 된 사실을 알고서도 익산시에 보고하거나 협의한 사실도 없고, 지질조사 결과에 따른 대책도 수립하지 않았다. 그책임이 전적으로 LH에 있는 것이다. 또한 익산시는 당초LH와의 협약 과정에서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분양가를 평당 700만원대에서 결정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이를 전제로 도로설비 등 기반시설비로 140억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한편 구도심 일대를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 사업은 LH의 재정난과 보상가 이견으로 인한 소송 등이 이어지면서 난항을 거듭했으며, 사업 중단 및 연기가 거듭되다 지난해 8월에서야 착공서류가 접수 됐고, 그 다음 달 27일 기공식이 열렸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