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요양병원(백세의료재단)이 현 이사장을 비롯한 상임이사, 회계담당 직원 등의 범법행위로 비정상적인 운영이 거듭되고 있다. 특히 인가 및 관리주체인 전라북도가 현장을 방치하면서 부적격한 동업자 쪽의 편법운영으로 문제가 더 심화되고 있다. 의료재단의 공공성 회복과 정상화를 위한 관선이사 투입 등 특단의 대책이 촉구된다.

실로암요양병원의 이사장과 동업자였던 A씨는 실로암요양병원을 상대로 사기 및 공문서·사문서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되어 지난해 11월 징역 3년(집행유예 4년)이 확정되었다. 또 실로암요양병원 상임이사 C씨는 지난해 11월 초에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되었고, 이사장 B씨와 총무과장 D씨, 실로암장례식장 상무 E씨 등은 업무상 회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어 재판을 받아왔는데, 지난 15일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이들은 모두 유죄를 선고 받았다.

C씨를 비롯한 B씨, D씨 등에게는 징역 10월이 선고됐고, E씨에게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이같이 실로암 요양병원은 지난해 11월부터 무주공산 상태가 되었다. 그런 와중에 형의 확정으로 자격을 상실한 동업자 A씨는 자신의 부인 F씨에게 실로암 요양병원 사업자를 양여 했고, F씨는 자신을 이사장으로 하는 등의 변경 등기를 전라북도에 승인 신청한 상태다.

전라북도는 이 등기를 승인하지 않고있다. 그러나 F씨는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실로암요양병원에 상주하면서 이사장의 권리를 그대로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의 노조위원장은 “F씨가 병원의 회계전반을 관장하면서 현 등기상의 이사장과 체결한 근로계약서는 인정 할 수 없다면서 조합원들을 사직시켜 병원의 필수 의료인력이 유지되지 못하는 바람에 과중한 업무량을 감당하지 못한 수간호사 등이 사직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위원장은 또 “환자만 2백 명이 넘을 정도로 익산에서는 손에 꼽히는 큰 병원이지만 관리자의 운영비리 탓에 직원들은 퇴직금과 시간외 수당 등 9억원에 달하는임금은 물론 3억원에 달하는 4대보험료를 정산받지 못하고 있으며, 임금 9억원에 대해선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고 토로했다.

전라북도청 담당자는 이에 대해 “지금 현재 실로암요양병원에 대한 개설변경허가는 불가하고, 우리는 나름대로 지도감독을 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검토를 하고 시정조치를 했다”면서 “재판중인 요양병원 이사진들에 대한 판결 결과에 따라 최대한의 조치를 할 것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지난 18일 익산시 관계자는 “이 병원의 근무표와 실제 근무자가 일치하는 지를 지속적으로 지도점검해 문제가 발견되면 적정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관계자는 또 “자인 F씨가 병원의 회계를 관장하고 인사권을 행사한 사실이 적발되면 고발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도내 한 의료기관 관계자는 “이렇게 의료법인이 엉망진창으로 운영되고 실제 대표자도 없는 상태로 방치하는 것은 불법과 탈법을 부추기는 격이다”며 “결과적으로 모든 피해는 도민들이 입게 되는 만큼 관선이사를 파견하는 등 전라북도가 나서서 해당 의료법인의 정상화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