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각적인 사업장 전수조사 필요

삼기면 폐기물 매립장 주변지역이 페놀 등 유해물질로 오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주민 건강권 확보를 위한 즉각적인 전수조사와 인근 농작물 피해 예방을 후속조치가 요구된다.

익산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삼기면 폐기물 매립장 주변지역 환경오염 실태조사 용역’을 진행했다. 매립장(석산복구지)의 관리 부실로 인해 각종 환경오염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실태조사를 통해 주변지역 영향 여부를 파악하겠다는 취지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변 지하수 이용관정 수질분석 결과 1차 조사에서 8개 시료 중 3개가 페놀 기준치를 초과했다. 특히 지하수 수질환경 기준 0.005mg/L를 4배 가까이 초과한 0.018mg/L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하수 관측정 수질분석 결과에서는 4개 시료 중 3개에서 염소이온이 지하수 수질환경(생활용수·농업용수) 기준 250mg/L를 초과해 각각 303.0mg/L, 303.2mg/L, 382.0mg/L를 기록했다.

주변 지표수 수질분석 결과에서는 7개 시료 중 3개가 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침출수가 지표로 흐르는 지점에서 수소이온농도(pH)가 8.36으로 매립시설 침출수 배출허용기준 5.8~8.0을 초과했고,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 276mg/L로 배출허용기준 130mg/L 이하를 2배 이상 초과했다. 또 총질소(T-N)도 293mg/L로 기준 60mg/L 이하를 5배 가까이 초과했다.

매립장 하류 최종 방류구에서도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 148mg/L로 기준을 초과했고, 총질소(T-N)도 149mg/L로 기준을 2배 이상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태조사를 진행한 용역팀은 매립장으로부터 유출되는 물이 인위적으로 만든 북동쪽 수로를 따라 하류부 논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매립장 북서쪽 지표면에서 침출수가 유출됐고, 방류구에서 유출된 침출수가 수로를 따라 하천으로 유입됐다는 분석도 내놨다.

지하수에 대해서는 매립장 경계부의 신규 관측정에서 다른 지하수에 비해 높은 전기전도도 및 염소이온 농도를 보이고 있어 침출수 영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매립장에 사람 생활과 관련된 유기성 폐기물 매립이 추정된다는 분석도 내놨다.

이에 대해 삼기 주민대책위원회 정영춘 위원장은 “주민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그동안 허가된 폐기물을 매립했고 오염이 없다고 했는데, 실제 오염이 드러났고 유기성 폐기물 매립 가능성까지 나왔다. 이제 주변이 아니라 사업장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주민들 건강은 물론이고 인근 비닐하우스 특화작물, 지하수 오염으로 인한 보이지 않는 피해까지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이제 행정도 못 믿고 업체도 못 믿게 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시 관계자는 “일단 수질 외에 토양 측면에서는 별다른 사항이 없었다. 용역팀에게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요구하고, 주민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매립장 운영업체는 1차 매립이 완료돼 2차 매립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익산시가 허가 신청에 대해 지난 2018년 4월 도시관리계획 결정불가 처분 및 반려를 통보하자 업체는 행정심판을 제기했고, 전북행정심판위원회가 익산시의 손을 들어주자 업체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4월 1심에서는 업체가 승소했고, 현재 익산시는 항소한 상태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