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도시공원 일몰제와 관련해 시민공론화 및 원점 재검토 요구를 뒤로한 채 민간자본 개발 강행 방침을 밝혔다.

한 달 전 익산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정헌율 시장이 직접 관련 공청회 개최를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조차 없고, 익산시민사회단체협의회에서 공론화 과정 선행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음에도 응답하지 않으면서 불통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산시 건설국은 지난 10일 브리핑을 통해 “익산지역 전체 장기미집행 공원 중 73%를 차지하는 도심권 주요근린공원 8곳 중 7곳(소라, 마동, 모인, 수도산, 팔봉, 북일, 배산공원)을 대상으로 민간특례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 7월 일몰제를 앞두고 자체보상을 위한 막대한 재원확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익산시가 민간자본을 끌어들인 이유다.

하지만 민간업체는 이윤추구가 최우선과제라는 점에서, 익산시가 추진 중인 민간공원특례사업은 도시공원에 대한 시민 이용권과 역할에 대한 공공성 약화를 피할 수 없게 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익산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시민적 합의와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과거 웅포관광지 개발 사례를 들며 “익산시는 민간자본에 철저하게 농락당했던 아픔이 있다. 그로 인한 익산시의 행·재정적인 손해와 시민들의 피해와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민자개발 사업은 아무리 관리하고 준비해도 ‘독이 든 사과’라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대안으로 자체 재정사업이나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제도 활용, 정부의 재정지원 대책 활용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익산시는 도시자연공원구역은 도시의 자연환경 및 경관을 보호하고 도시지역 안에서 식생이 양호한 산지의 개발을 제한할 필요가 있는 구역을 의미하며, 시민들의 다양한 휴식 및 여가선용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근린공원의 기능을 대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지자체의 공원조성 목적 지방채 발행을 허용(발행한도 예외 적용)하되 이자 지원을 5년간 현행 50%에서 70%로 확대한다는 정부 계획은 결국 지자체의 채무부담으로 남게 된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날 김중만 건설국장은 “현재 민간특례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7개 공원의 토지매입비만 약 3,000억원 이상이며, 공원조성비 3,300억원을 합쳐 총 6,300억원의 예산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익산시의 미래를 좌우할 도시공원의 기능 유지와 사유재산권 침해 해소 등을 염두에 두고 많은 고민과 검토 끝에 각 공원의 여건에 맞는 도시공원 및 녹지조성 방안들을 마련해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