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호 의원, 국정감사에서 문제 제기하면 대책마련 촉구

“민간의존 심각, 도심 속 허파가 민간아파트 앞마당 전락”

내년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일몰제에 대비해 추진되고 있는 민간공원특례사업이 본래 취지인 공원 공공성 담보보다 아파트 건설 등에 치중돼 주객전도라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지난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재호 의원(더불어민주당, 부산남구을)은 “내년 7월 1일 일몰제에 의해 서울시 면적의 절반이 넘는 도시공원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가운데, 일부 광역자치단체들이 이를 막기 위해 오히려 민간건설 자본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개발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정부가 지방채 발행 이자지원 확대 등 관련 대책을 세웠지만 부채비율 상승 등을 우려한 자치단체들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데다, 중앙정부도 국고 지원 등에 난색을 표하면서 ‘도심 속 허파’가 민간아파트의 앞마당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는 것이다.

박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토부는 전국 실효대상 공원부지 363.6㎢ 중 주민이 실제 이용하고 있으며 난개발이 우려되는 162.7㎢를 우선관리지역으로 지정, 향후 5년간의 광역자치단체별 공원조성계획을 완성했다.

의원실이 분석한 공원조성 재원조달 계획을 보면,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서울과 울산, 세종, 제주를 제외한 13개 광역단체들이 우선관리지역 전체를 매입하는데 필요한 재원(10조8,555억원 추정)의 절반이 넘는 5조7,071억원(52.6%, 추정)을 민간공원특례(25.6㎢) 사업을 통해 민자로 조달할 계획이다. 이중 7곳의 민자 의존율이 50%를 상회했다.

의존도가 가장 높은 광주광역시의 경우 전체 필요 재원(1조2,902억원 추정)의 88.6%인 1조1,436억원을 민자로 유치한다는 계획인데, 이 과정에서 특정 건설사 특혜 의혹이 불거져 광주지검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한 난개발 우려 등으로 올해 3월까지 민간대상사업으로 선정된 공원 79곳 중 실시계획이 인가된 공원은 경기 용인시 영덕1근린공원과 충북 청주의 잠두봉 및 새적굴 등 3곳뿐이다.

박 의원은 “도심의 공원녹지를 최대한 보전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선택했던 민간공원특례 사업이 주객이 전도돼 공원의 공적기능 유지보다는 아파트 개발이 우선시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시계획시설 해제까지 1년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가 당장 매입이 필요한 공원을 선별해 국고를 투입하거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보유한 4조원 규모의 토지은행적립금을 지자체가 활용해 공원을 매입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익산시는 도심권 주요근린공원 8곳 중 7곳(소라, 마동, 모인, 수도산, 팔봉, 북일, 배산공원) 222만7,630㎡에 대해 민간특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나머지 6개소는 도시계획적 관리방안으로 해제 및 보전녹지 전환, 2개소는 일부 토지매입 및 해제(보전녹지), 4개소는 토지매입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전주시는 대상 공원 15곳 중 14곳에 대해 일몰제 시행 전까지 공원 전체에 대해 실시계획인가·고시를 통해 실효대상에서 제외하고 단계별(10년 이상) 매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군산시는 대상 27곳 중 도시개발사업 미시행 지역 내 12곳은 공원 해제를 추진하고 나머지 읍면지역 10곳은 공원 해제를 검토 중이며, 중점관리공원 5곳은 토지매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