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당초 이주단지 설계 철회, 개별적 협의는 가능”

왕궁 물류단지 조성사업과 관련해 사업대상지에 편입된 송선마을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한 이주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19일 송선마을회관에서 사업시행자인 익산왕궁물류단지(주) 측과 송선마을 주민대책위원회, 전북도청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대책회의에서 주민들은 이주대책 마련과 수용절차 철회 및 협의매수를 요구했다.

이는 “사업시행자가 이주대상 가구당 100평의 대지와 30평형 농촌표준주택 건축비용 7,500만원 등 당초의 약속을 저버리고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생존권 보장 및 사업승인 취소를 촉구하던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난 것으로, 시행사 측과 합의를 이뤄 적정수준의 보상을 받고 사업이 원만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협조한다는 게 기본적인 취지다.

송선마을의 경우 지난 1월 1차 수용절차 완료 이후 현재 지장물이 있는 땅을 대상으로 2차 수용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주민들은 현재 진행 중인 수용절차 철회 및 1차 수용자에 대한 재협의를 요구했다. 법적으로 사업시행자의 철회 없이는 수용절차가 계속 진행되는데, 감정평가에 의한 수용 보상으로는 다른 지역에 집을 마련해 사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시행자 측은 “지금까지 수도 없이 협의를 요청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오히려 주민들”이라며 불쾌한 심기를 들러내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초 약속했던 대지 100평 및 건축비 7,500만원 유효 여부에 대해서는 “유효하지 않다”면서 “비대위를 통해서가 아니라 토지·집 소유주 본인이 직접 개별적으로 사무실로 찾아오면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인근 왕궁천 지방하천 정비사업의 보상단가 적용, 진천 송씨 문중과 동일한 가격 적용 등의 요구에 대해서도 “개별적인 협의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이주단지에 대해서는 “당초 설계에는 이주단지 조성이 포함돼 있었지만, 이주 희망자가 없어서 철회했다”고 말했다.

이 같이 사업시행사 측이 주민들이 제안한 안건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자, 일부 고성이 오가는 등 회의가 파행으로 흘렀다.

주민대책위는 “시행사 측이 주민 제안을 대부분 거절해, 원만하게 합의해 발전적인 대안을 찾기 위해 마련된 회의가 엉망이 됐다”면서 주민 생존권 보장을 위한 이주대책 마련을 재차 요구했고, 오는 3월 26일 오전 10시 이주대책 관련 회의를 다시 하기로 결정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