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회관 이전 및 매각을 둘러싸고 익산시와 익산시농민회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익산시는 지난 4일 농업인회관 이전 내용을 담고 있는 ‘익산시 농업인회관 설치·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익산시의회에 제출했고, 이는 18일 제223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원안가결됐다.

지역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익산시 북부청사에 미래농정국과 함께 농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민간단체를 입주시켜 민관 협업체계를 구축한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현 위치의 농업인회관이 북부청사로 이전되고 현재 건물은 매각될 예정이다.

농업인회관은 지난 2001년 관련 조례 제정 이후 익산시농민회 사무실로 사용돼 왔다. 이후 미래농정국이 신설되면서 익산시는 농민회를 비롯한 농민단체들과의 협치를 위해 농업인회관을 북부청사 내로 이전을 추진해 왔고, 2016년 익산시의회는 함열출장소 매각이 포함된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이후 익산시는 농민회와 지속적으로 협의를 펼쳐 왔다. 농민회는 당초 행정과 분리된 독립공간 확보, 단독 사용 회의실 부족, 서울집회 출정시 소음 등을 이유로 이전을 반대하면서 현 위치 리모델링 및 신축을 요구했다.

이에 익산시는 농정거버넌스를 위해 다른 농민단체와 같은 공간에서 농정을 논하자는 취지로 설득에 나섰고, 농민회는 2019년 1월 북부청사에 입주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2019년 3월 새로운 임원진이 취임하자 입장을 번복했다.

이에 대해 익산시농민회는 지난 19일 익산시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업인회관 매각은 농업인의 권익을 보호하는 농민단체를 무시하는 처사이며 20년 전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행위”라고 강조하고 “옛 익산군청(북부청사)를 원광보건대로부터 재매입하면서 발생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농업인회관 매각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매각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또 “과연 새마을회관이나 시내 체육시설이라면 매각을 추진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타 시군은 30~50억원의 예산을 세워 농업인회관을 신축하고 있는 상황이며 익산시는 전국 농지면적 6위라는 위상에 맞게 농업인회관 건립계획을 세워야 마땅함에도 현재 있는 회관의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반농민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는 같은 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그간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지만 큰 틀에서 익산 농업발전을 위해 상호 양보와 협치를 당부해 왔다”면서 “농업인회관은 2001년부터 농민회가 사용해 온 것은 사실이나, 미래농정국 신설 이후 농정 협치를 위해 농업인회관을 북부청사 내로 옮기기로 했고 2019년 1월 입주 희망조사 때 농민회를 포함한 11개 단체가 입주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농민회 요구사항인 ‘현재 사용 규모인 150명 이상의 인원 수용 회의실 및 동일 면적의 사무실 보장’에 대해서는 “북부청사 3층에 150석 규모의 행정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회의실이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농민단체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농업인회관 내에 24평 규모의 회의실을 설계변경을 통해 따로 마련했고, 농민회 사무실은 78㎡(23평) 규모로 리모델링했다”고 밝혔다.

또 “현재 새 농업인회관 건물에 입주해 임대료를 내고 있는 (사)한국농업경영인익산시연합회와 (사)익산시농업회의소, 그리고 입주하고자 하는 다른 농민단체들을 위해서라도 농업인회관 이전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며 농민회의 대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