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슬러지 건조시설 허가과정 특혜 의혹 관련 익산시가 검찰 수사를 의뢰한 가운데, 근원적 원인인 2014년 공사 중단에 대한 책임규명이 명확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6년부터 시작됐던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공사는 수차례에 걸친 공법변경과 용역중지 및 재개를 반복했다. 10년 가까이 터덕거리면서 행정 불신을 낳았고, 주민 갈등과 반목을 초래했다.

2014년에는 공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민원에 따른 중단 결정을 내렸다. 전례 없는 결정에 따라 행정 불신은 심화됐고, 120억4,700만원의 국비가 반납되는 사태를 맞았다.

또 기성분에 대한 대금 36억5,000만원이 고스란히 손해로 남게 됐고, 공사업체가 제기한 24억2,200만원 규모 손해배상소송은 아직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에 따른 책임규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법률에 따른 사전승인을 받지 않은 채 국비가 투입된 공사를 임의로 중단했다는 이유로 2015년 정부합동감사 결과 기관경고와 함께 당시 부시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들에 대한 훈계 조치가 이뤄진 게 전부다.

2016년 10월 공사 중단의 대안으로 감량화 사업으로 방향이 선회되고 관련 공무원 구상권 청구 입장을 밝히면서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최근 음식물처리업체가 건조시설 허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시의원과 담당부서간 공방전이 이어지고 있다.

2014년 당시 잘못된 결정이 없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혼란이다. 책임규명이 명확히 이뤄지고 후속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익산시가 스스로의 행정행위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웃지 못할 일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발방지 차원에서라도 명확한 책임규명을 위한 징계 여부 및 구상권 검토가 요구된다.

익산시의회에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책임행정 구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익산시는 응답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하수도과 관계자는 “아직 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구상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다”면서 “소송 중에는 구상권 시효가 중단되기 때문에, 손해배상액이 결정되면 그 이후 검토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감사담당관 관계자는 “당시 관계 공무원들 대상으로 행정적 처분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한 번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