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출혈경쟁이 지역업계 교란.. 안전장치 필요

1차분 납품도 안 된 상태에서 2차분 구매 ‘의구심’

<속보>납품 독식으로 특혜 의혹이 제기된 보행·식생매트 업체가 다수공급자계약 2단계경쟁으로 진행된 왕궁천 하천정비공사(왕궁1지구) 2차분 구입에서 납품가격을 50%대로 후려치며 제안서 평가 1순위를 차지했다.<2019년 11월 11일 보도>

과도한 출혈경쟁은 지역업계를 교란할 뿐만 아니라 지역업체 우선구매를 통한 경쟁력 확보 취지에도 어긋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할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왕궁천 하천정비공사(왕궁1지구) 사업부서는 지난 7월 9일 2차분 식생매트 3억9,584만원어치 구매를 계약부서에 의뢰했다.

지난해 11월 29일 계약을 맺은 1차분 8,167만원어치가 공정시기가 도래하지 않아 전혀 납품이 되지 않은 상태였는데도, 2차분 구매의뢰가 이뤄졌다.

사업부서에서 구매의뢰를 한 지 3개월여가 지난 시점에 계약부서는 납품요구대상 구매예산이 1억원 이상인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 관련 업무처리기준에 따라 이를 다수공급자계약 2단계경쟁으로 진행했다.

5개 업체를 선정해 지난 10월 24일부터 11월 1일까지 업체들로부터 제안서를 접수했고, 표준평가 가격A형 기준으로 제안서를 평가한 결과 예정가격의 50%대를 써낸 업체가 1위를 차지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11월 29일 같은 사업 1차분 8,167만원어치를 계약하기도 했다. 이번에 2차분 계약을 맺으면 무려 4억8,000만원에 달하는 계약을 두 차례에 걸쳐 전부 따내게 된다.

지난 3월 30일 미륵사지 보행매트 계약에서는 베트남산을 국산으로 속여 납품해 조달청으로부터 경고조치를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매트 납품 경쟁에 참여해 계약을 속속 따내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50%대로 후려친 가격으로 계약을 맺는 것은, 그간 줄기차게 주창해왔던 지역업체 우선구매 취지에 반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저가 계약은 지역업체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위기로 내모는 것일 뿐만 아니라 품질 측면에서 부실공사의 위험도 안고 있다.

이에 대해 사업부서 관계자는 “연간 예산에 맞춰 구매를 의뢰한 것이고, 자재를 납품받을 때 감리를 통해 현장 확인을 하고 무작위 샘플링을 통해 품질 검사를 한다”면서 “공사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계약부서 관계자는 “사업부서에서 구매 의뢰가 오면 당해 연도 안에 구매를 한다”면서 “해당 업체가 조달청과 계약한 평균 납품량을 초과하게 돼 차이량을 늘리고 계약보증서도 새로 발급하는 등 조달청에서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며 아직 계약은 맺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베트남산 납품으로 조달청 경고조치를 받은 업체가 다수공급자계약 2단계경쟁 대상업체로 선정된 것에 대해서는 “선정 당시에는 경고조치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