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산 폐석산 불법매립 폐기물 이적 처리를 위한 매립장이 없다는 환경부 입장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낭산면 주민들은 대규모 집회를 열고 각성과 즉각적인 행정대집행을 강력히 촉구했다.

환경부와 전라북도, 익산시, 낭산 주민들은 2018년 4월 4일 4자 민관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까지 폐기물 150만톤 전량제거에 합의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해까지 15만톤이 이적 처리돼야 하지만, 현재까지 처리된 폐기물은 3,000톤에 불과하다. 이 속도라면 앞으로 400년이 넘게 걸리는 상황이다.

그동안 걸림돌이었던 수용가능 매립장 확보 문제는 사라졌다. 최근 익산시가 한국산업폐기물매립협회에 확인한 결과 2023년까지 33만톤이 수용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내년 예산안에 5만톤 처리에 불과한 85억원만을 반영해 국회에 제출했다.

민관협약으로 예산 확보의 명분은 이미 확보됐고 그동안 거짓말로 일관했던 매립장 확보 문제가 일단락됐음에도, 폐기물 전량 제거라는 약속 이행에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8일 익산종합비즈니스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낭산 폐석산 복구지 정상화를 위한 민관공동위원회 제3차 회의에서는 환경부의 거짓 행정과 의지 없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회의 쟁점은 폐기물 이적 처리 행정대집행을 위한 매립장 확보 문제와 예산 확보 문제로 압축됐지만, 환경부장관을 대신해 참석한 환경부 자원재활용과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나중에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되풀이했다.

주민대책위원회는 민관협약에 따라 15만톤 처리를 위한 255억원 반영을 요구했다. 또 복구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31개 업체의 관할청인 18개 지자체가 행정대집행 예산을 순순히 편성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들며 환경부 주관의 예산 확보를 요구했다.

하지만 환경부 과장은 국회 단계 증액 노력, 추후 논의 등만 운운하며 즉답을 피했다. 회의 말미에 가서야 환경부장관과의 면담을 타진해 보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에 정헌율 시장은 “새로 오신 과장님이 사안을 바라보는 태도가 3년 전 초기 환경부 같다. 당시 국정감사에서 환경부장관님과 설전 이후 환경부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는데, 오늘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 같다”면서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이튿날인 19일에는 낭산 주민들이 익산시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민관협약 이행과 행정대집행 예산 확보를 강력히 촉구했다.

주민들은 “3년이 지났지만, 발암물질이 함유된 폐기물과 침출수로 인해 낭산 주민들은 공포에 떨며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다”면서 “책임 당사자인 환경부는 나 몰라라, 관리 당사자인 익산시는 책임 회피, 폐기물 배출업자들은 배 째라로 일관하며 사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고, 그 사이 침출수 유출로 농경지와 하천이 오염돼 악취와 비산먼지 속에 주민들의 건강과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모든 상황이 분명해졌고 말만 하는 무성한 논의는 필요 없다”며 “환경부와 익산시의 통렬한 반성과 태도 전환을 촉구하며, 향후 폐기물 전량 제거와 행정대집행 관철을 위해 강력히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 “낭산 폐석산 문제에 무관심하고 생색만 내는 정치인은 반드시 시민들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