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시장 선거 패배와 이로 인한 공조체계 한계

성장동력 실효성, 3선에 대한 피로도 등 극복 과제

내년 총선이 다가오면서 3선 현역 이춘석 의원에 대한 검증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역 내 더불어민주당 수장으로서 익산시장 선거에서 내리 3번 패배한 데 따른 책임, 이로 인해 발생하는 정치적 역학구도에 따른 공조체계의 한계, 지역을 위한 그동안 펼쳐온 의정활동의 실효성, 3선 현역의원에 대한 피로도 등이 4선을 바라보고 있는 이 의원이 해결해야 할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지난 2008년 첫 국회의원 당선 이후 11년째 익산지역 민주당 수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최근 3번의 익산시장 선거에서는 모두 패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줄곧 정치적 동맹관계였던 이한수 후보가 박경철 후보에게 일격을 당했다. 어느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3선에 도전했던 이한수 후보에 대한 시민들의 피로도, 당내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고무줄 부채 논란 등에 민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이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다.

전임 시장의 당선무효로 인해 치러진 2016년 재선거에서는 뒤늦게 영입된 강팔문 후보가 일찌감치 텃밭을 다져온 정헌율 후보에게 패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시장 후보로 지역 내에서 이미 다수가 도전장을 냈고 김수흥 씨 전략공천설이 나돌았지만, 뒤늦게 강팔문 후보가 영입돼 경선을 거쳐 본선 주자로 나섰다. 본선 결과는 무려 17.55%p 차이의 참패였고, 공천과 결과에 대한 책임론이 이 의원을 겨냥했다.

2년여 와신상담 후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직전 선거를 반면교사 삼아 인재영입이 아니라 지역에서 본선 주자를 배출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선거에 임했다. 직전 대선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연일 상승곡선을 그렸고, 3선의 중량감을 앞세운 이 의원은 집권여당 사무총장에 이어 지방선거기획단장, 조직강화특별위원장 및 당원자격심사위원장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선거에 뛰어들었다. 선거에 임박해서는 익산지역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전력투구했다. 하지만 결과는 또다시 패배였다.

이처럼 연이은 시장선거 패배로 인한 책임론이 내년 총선에서 이 의원에게 가장 큰 핸디캡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당내 조직 이탈이 포착되는 등 와해 조짐이 관측되고 있다.

시장과 소속 정당이 다르다는 점도 부정적 요인이다. 이 의원과 정헌율 시장이 겉으로는 초당적 협력을 부르짖고 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국비 확보 등 양측의 공조가 필수적인 부분에 있어 실무진들 사이에서조차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이 의원 역시 기자회견이나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익산시에 대한 불만이나 아쉬움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엇박자가 지역현안과 관련해 현실에서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최종적인 목표는 같지만 방법상 이견이 있거나 현안에 따라 아예 시각이나 접근방식 자체가 다른 경우 조율이 원활치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산역의 유라시아 철도 거점역 추진이 대표적이다. 익산시는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서며 분위기 조성에 한창인 반면, 이 의원 측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악용 가능성을 우려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금은 전북 전체의 중론을 먼저 모으고 내실을 다질 때라는 입장이다.

전북권 광역전철망 구축과 관련해서도 이견이 뚜렷하다. 익산시는 어떻게든 현재의 계획을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이 의원 측은 2단계 트램 신설계획이 익산역에서 혁신도시를 곧바로 잇는 것이 아니기에 전주가 실질적인 수혜대상이 되고 익산은 사업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이외에 과거 서부권 다목적체육관 경우처럼 힘들게 국비를 따냈지만 시비 매칭이 되지 않아 사업이 연기되거나, 안전보호 융복합 섬유산업 육성사업처럼 정작 수혜당사자인 지역 섬유업계와는 따로국밥이어서 신성장동력 유치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것과는 달리 헛구호에 그치는 경우 등도 엇박자로 인한 대표적인 문제적 사례다.

이에 대해 이춘석 의원실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치르면 치를수록 조직이 무너지고 적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도 지금까지 이 의원은 자기카드 내밀지 않고 뒷돈 받지 않고 공정하게 선거에 임해 왔다”면서 “결과적으로 시장선거에서 패하고 그간 지적도 많이 받았지만, 그럼에도 3선 중진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이 의원의 모습을 지지하는 시민들의 선택 덕분이라고 본다”고 피력했다.

이어 “익산을 비롯한 전북지역의 발전이 더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수십 년 동안 쌓여온 불균형이고, 이에 맞서 중앙정부를 상대로 전북 목소리를 내는데 힘을 쏟고 있다. 전북의 가장 큰 경쟁상대는 수도권이나 영남이 아니라 광주·전남이라고 주창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다”라며 “특히 익산과 전북의 실질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남이 하지 않는 것을 해야 한다는 판단 하에 홀로그램 같은 블루오션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이춘석 의원의 대표적인 의정활동 성과로는 국립익산박물관 건립, 익산역 중앙지하차도 개통, 국도 27호선 대체우회도로 개설, 국가식품클러스터 내 소스산업화지원센터와 가정편의식지원센터 구축,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이전, 농생명 ICT 검인증센터 건립, 홀로그램 기술개발사업 예타 통과 및 홀로그램콘텐츠 서비스지원센터 유치, 도시재생뉴딜사업, 평화지구 주거환경 개선사업, 평화육교 재가설, 전북권 대기오염집중측정소 설치, 근대역사문화공간 조성사업, 이리변전소 송전선로 지중화 완료, 황등지구 배수개선 사업 등이 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