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위, 환경행정 강력 규탄하며 각성 촉구

市 “공대위가 간담회 일방적 취소해 유감”

익산환경문제해결 범시민공동대책위원회(이하 익산환경공대위)가 “정헌율 시장이 시민들의 환경정책 개혁 요구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며 각성을 촉구했다.

익산환경공대위는 지난 22일 익산시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9월 환경문제에 대한 시민 설문조사 결과 전체의 91%가 심각성을 인정했고, 74%가 단체장 의지 부족, 무분별한 인허가, 공직자 인식부족 등 환경행정의 난맥을 원인으로 꼽았다”면서 “환경문제가 시민들의 삶을 위협하고 시민들이 고통을 감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익산시가 져야 할 책임의 무게는 절대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정헌율 시장은 지난 7월 24일 ‘익산 환경문제해결 시민과 함께 가겠습니다’라는 보도자료 통해 익산환경공대위 입장에 공감을 표하면서 시민과 함께 환경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선언했지만, 익산환경공대위가 제안한 환경정책에 대한 답변을 보면 개선의 의지나 각오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환경기초시설 공영화 선언을 비롯한 핵심적인 정책의제에 대한 수용 거부는 정헌율 시장이 환경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 의지가 없거나, 환경공무원 보고에만 의존해 시민 요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익산환경공대위는 “정 시장의 답변은 의지 부족이든 환경행정 기득권 보호를 위한 결정이든, 시민 요구와는 반대의 길을 가겠다는 선언”이라며 “아직도 악취와 각종 오염·유해물질로 익산시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은 헤아릴 수 없고 환경시설에 대한 특혜 의혹과 말뿐인 환경정책으로 익산시 행정에 대한 신뢰가 갈수록 무너지고 있는데, 시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제안마저 거부함으로써 정 시장의 말뿐인 의지를 확인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익산환경공대위의 환경정책 제안 즉각 수용 ▲환경오염, 예산낭비, 특혜시비를 일으키는 환경기초시설 공영화로 정책전환 선언 ▲환경정책위원회 역할 중 ‘환경관련 민간 인허가 사항에 대한 사전심의 및 자문대상’에 대한 규정 제도화 ▲환경행정과 시정전반에 대한 독립적인 시민 감사 및 조사기구인 ‘시민감사옴부즈만위원회’ 제도화 ▲낭산 폐석산 불법폐기물 전량제거 행정대집행 즉각 착수 등을 요구했다.

기자회견 직후 익산시 신승원 안전환경국장은 “익산환경공대위의 제안 15건 중 12건은 수용하고 나머지 3건에 대해서는 10월 18일 시장과의 간담회를 통해 논의하려 했으나, 그쪽에서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면서 “행정과 공대위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 가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생각지 못한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편 익산환경공대위는 익산의 환경문제를 행정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며 주권자인 시민이 나서야 할 때라는 점에 동의한 21개 단체들이 모여 지난 7월 23일 출범했다. 이들은 시민들과 함께 집회와 거리행진을 통해 익산시 환경행정 문제를 규탄하고 집단 암이 발병한 함라 장점마을과 낭산 폐석산 불법폐기물 매립 현장을 찾아 주민 고통과 환경피해의 심각성을 직접 확인했다. 또 환경문제에 대한 시민의견을 확인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