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사 건립과 관련해 익산시가 건립비용과 시비부담을 축소하고 감추면서 행정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업 초기 480억원으로 공식 발표됐던 건립비는 현재 947억5,000만원으로 2년 사이 2배 가까이 늘어난 상태다. 당초에 주차장 조성을 위한 비용은 청사비용이 아니라 별도예산이라는 비상식적인 셈법을 적용한 탓이다.

2018년 1월 2일 정헌율 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공모 선정을 알리며 청사건립 430억원, 주민친화시설 10억원, 수익시설 40억원 등 총 480억원 투입 예정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같은 해 12월 시민설명회와 기본계획 수립용역 최종보고에서는 건립비가 758억원으로 늘었다. 여기에는 지하주차장 130억원과 2청사 앞 주차빌딩(국비 30억원, 시비 30억원)이 포함됐고, 본청건물과 주민편의시설 비용도 각각 늘어났다.

올해 5월 14일 건설국 브리핑에서는 사업비가 다시 850억원으로 늘어났다. 수익모델을 통한 개발이익으로 사업비의 50% 이상을 충당하고, 나머지 400억원 가량은 청사건립기금 등 시 재정을 투입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후 11월 4일 통과됐다고 발표된 전북도 지방재정투자심사 의뢰 사업비는 예비비를 포함해 947억5,000만원으로 확인됐다.

최초 발표보다 건립비가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LH의 공사비 선투자에 따른 금리 부담과 법정 위탁개발 수수료 4~5% 가량, 분양 수수료 2~4% 가량을 더하면 비용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선거를 앞두고 있던 시점에서 큰 재정부담 없이 청사를 지을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해 시민들을 속이면서 흥행을 노린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비부담을 축소하거나 감추려고 하는 행태도 문제다. 익산시는 사업 초기에 시 재정 투입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이후 100억원 정도의 재정부담을 예상하고 있으며 이를 5~30년 동안 분할 상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다 지난 5월 브리핑에서는 시 재정부담이 400억원 가량이라고 밝혔다.

사업비가 늘어날수록 이 역시 늘어날 공산이 크다. 특히 본격적으로 공사가 시작되면 공사기간 중에는 기존 공간을 대체할 공간 마련이 필요한데, 이에 따른 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지난 6일 2020년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심의한 익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김경진 의원은 “(건립비와 관련해) 우리시는 왜 자꾸 거짓말을 하느냐. 개인 주택도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는 안 짓는다”고 지적했다.

또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1,500억원 가량 필요하다”면서 “자꾸 비용추계 축소하고 감추고 하면 의원들이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한편 신청사 건립은 행정안전부 타당성 조사 전북도 지방재정투자심사를 통과했고 8일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 익산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행정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시는 2020년 실시설계를 거쳐 공사에 착수해 2023년까지 건립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