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식품클러스터는 동북아 식품시장의 허브를 표방하며 2007년부터 익산 왕궁면 일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도농복합도시로서 충분한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산업구조와 도농간 연계 발전방안의 미비, 특화된 전략품목의 부재 등이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익산으로서는 다시없을 기회요인이다.

단지조성과 기업유치 등 사업 성패의 중심에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가 있다.

이에 소통신문은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의 역할을 고민하고 운영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기업지원시설 운용 인력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그마저도 직원들이 장비 관리 외에 행정업무를 겸하고 있어 굉장히 비효율적입니다. 또 센터 직원들의 업무방식이 경직돼 있어 입주기업이나 입주를 고려하고 있는 기업들의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습니다.”(A입주기업)

“센터 근무시간이 9시부터 18시까지여서 탄력적인 운영을 요하는 기업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장비 사용의 경우 예약을 하면 가능하다고 하지만, 실제와는 동떨어진 이야기입니다. 오히려 정부과제 때문에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입주를 고려중인 B연구기관)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이사장 윤태진, 이하 센터)의 기업지원 프로세스가 기업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아 니즈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클러스터에 입주해 있는 기업 A사와 입주여건을 검토 중인 B사는 “센터의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할뿐더러 정부과제나 행정업무에 붙잡혀 정작 본래의 책무인 기업지원이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센터 운영방식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센터 직원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아 발생하는 부작용이 고스란히 입주기업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는 국가식품클러스터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 부족한 인력, 과부하 우려

우선 문제시되고 있는 부분은 인력 부족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센터 일반정규직 현원은 73명이다. 이들은 사업본부와 경영기획실, 기술지원처, 기획홍보부, 경영지원부, 투자유치부, 기업지원부, 기술지원부, 생산지원부 등에 각각 배치돼 근무하고 있다.

이중 장비 사용과 관련이 있는 사업본부장, 기술지원처, 기술지원부, 생산지원부의 근무 인력은 46명이다.

반면 기업지원을 위해 구축된 장비는 2018년 12월 기준 458종이다. 단순 계산상으로 1인당 평균 10개의 장비를 관리·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시시각각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업체별 요구를 온전히 수용하기 힘든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직원들이 정부과제나 행정업무를 겸하고 있어 과부하 우려가 있고, 순환보직 탓에 업무연속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 업무의 경직성,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기업 몫

입주기업 A사에 따르면 지난해 센터가 진행한 단기 지원사업의 경우 공고만 여러 차례에 걸쳐 반복되면서 2~3개월을 소요했다. A사는 “단기 지원의 경우 급변하는 시장에 발맞춰 대응이 이뤄져야 하는 측면이 중점인데, 공고만으로 수개월을 허비하면서 때를 놓치거나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지원사업 종료 후 정산과정에서의 비효율도 문제시됐다. A사는 “동일 사업의 지원을 받은 기업 중 일부의 정산이 완료되지 않으면, 나머지 다른 기업들 전체도 정산을 종료하지 못해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된다”면서 “업체별로 정산이 이뤄지면 불측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데, 센터는 업체별이 아니라 단위 사업별로 정산을 한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A사는 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지원사업의 전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함에도 성과 공유가 일부분만 되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입주여부를 타진하고 있는 B사는 연구시설 및 장비의 접근성과 관련해 “입주상담 과정에서 실무자로부터 정부과제 때문에 장비사용이 당장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입주기업들을 지원하는 것이 최우선과제인 센터가 정부과제를 수행하면서 운영비를 지원받는 것은 잘못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또 “시장 대응을 위한 연구개발이나 시제품 시험 등은 밤낮 없이 이뤄지는 게 다반사인데, 정규 근무시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당직근무든 탄력근무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관련 매뉴얼 및 지침에 따라 정상 운영” 입장

이에 대해 센터 측은 “기업지원시설은 기업이 소정의 교육을 받고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상시 오픈하고 있고, 수요가 많은 인기장비의 경우 사전 스케줄에 맞춰 순차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업무는 타 공공기관과 동일하게 대응 매뉴얼 및 지침 등에 따라 진행되고 있으며, 단기지원사업은 시설인증, 패키징 개선 사업 등 기업 수요가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사업이며, 업무 미숙으로 반복 공고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수요에 최대한 맞추기 위해 수시로 공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과 공유에 대해서는 “기업의 영업 및 기술적 비밀사항은 관련 법률 및 협약에 따라 외부에 공개가 되지 않지만 산학연이 공동으로 기술개발한 사항은 공개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근무시간에 대해서는 “정부시책에 따라 주 52시간 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사전 예약의 경우 일과시간 후나 주말에도 장비 사용을 통해 기업에서 요구하는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