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비 매칭, 18곳 중 2곳뿐

환경부·익산시 ‘각성 필요’

지난해 9월 19일 낭산면 주민들이 익산시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환경부의 각성과 민관협약 이행, 즉각적인 행정대집행을 강력히 촉구했다.

낭산 폐석산에 불법 매립된 폐기물로 인해 주민 피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행정대집행이 예산 확보가 되지 않아 무산 위기에 처했다. 환경부와 익산시의 각성이 요구된다.

익산참여연대는 지난 18일 성명을 내고 “복구가 지체될수록 복구비용과 주민 피해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환경부는 해당 자치단체들이 예산을 편성할 할 수 있도록 강력한 행정력을 발휘하고, 익산시는 환경부의 지침만 기다리는 소극적인 행정에서 벗어나 발로 뛰는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경부는 올해 낭산 폐석산 폐기물 이적처리 행정대집행 예산 68억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익산참여연대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결과, 매칭 예산을 편성해야 할 배출·매립업체 관할 지자체 18곳 중 16곳이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익산시 3억900만원과 전주시 1억1,200만원 등 4억2,100만원이 편성됐을 뿐이다.

현재까지 낭산 폐석산의 불법 매립 폐기물 이적 처리량은 143만톤 중 2,916톤(2019년 4월)으로 전체의 0.2% 수준이다. 한국환경공단 용역 결과(2018년)에 따르면 불법 매립된 폐기물을 원상 복구하기 위해서는 3,008억원의 재정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집행된 예산은 30억원 가량으로 1% 수준에 머물러 있다.

참여연대는 “불법 폐기물을 배출한 업체의 세금을 받아 운영하고 폐기물 배출과 운송 등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과 책임을 가진 자치단체가 업체의 폐업이나 재정 열악을 이유로 대집행 예산 수립을 회피하고 있는데, 이는 자치단체로서의 의무와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불법 폐기물로 고통 받는 낭산 주민들을 찾아 위로하고 해결의 모범을 보여야 할 자치단체가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것은 지역 이기주의이고, 시대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은 환경감수성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환경부는 자치단체가 행정대집행 예산을 편성하도록 강력한 행정력을 발휘해야 하고, 특히 명확한 유권해석을 통해서 자치단체의 책임회피 명분을 해소하고 예산 미편성에 대한 책임을 물어 환경 관련 예산지원 불이익 등의 조치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경부는 자치단체의 대집행 예산편성을 유도하기 위해 국비 부담률을 50%에서 70%로 상향 조정하고 환경예산 지원 등의 인센티브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익산시도 환경부의 조처만 기다리는 소극적인 태도를 벗어나 주도적인 자세로 환경부와 예산편성에 의무가 있는 16개 자치단체와 의회를 찾아가 설득하는 등 발로 뛰는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