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인력·예산 확충 위해 국책연구기관 전환 목소리

코로나19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전북대 인수공통감염병연구소의 역할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인수공통감염병과 국가재난질병의 기초·기전을 연구하는 감염병 분야 종합연구기관으로서 발병 위협에 국가차원의 근본적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설립된 만큼,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바이러스 발생에 대비하기 위한 전문인력 및 연구개발 예산 확충이 시급하다는 여론이다.

연구소는 총 432억원이 투입돼 아시아 최대 규모로 지난 2013년 12월 완공됐다. 하지만 연구 인력과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개점휴업 상태를 면치 못했고, 2년 가까이 지난 2015년 8월이 돼서야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건립 당시 인력구성 계획은 전임·겸임교수 20명과 연구직 공무원 45명 등 연구인력 65명과 국가연구소·정부출연연구소·산업체 파견연구원 등 개방연구원 50명, 행정·기술직 10명 등 총 200명에 달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전임교수 3명과 연구직 공무원 5명 등 8명이 전부다. 지난해 말 공석이 된 소장 자리가 채워진다 해도 9명이 될 뿐이다. 그마저도 연구직 공무원들은 연구개발과 행정 업무를 겸하고 있다.

예산도 당초 계획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재 연구소는 기본적인 운영비는 교육부에서 받고, 정작 필요한 연구개발 비용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농립축산식품부 등 정부공모에 응하거나 민간기업으로부터 연구 의뢰를 받아 확보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개소 당시 전북대 측은 향후 5년간 매년 최소 100억원의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실제 교육부가 지원한 운영비를 보면 2015년 15억원, 2016년 20억원, 2017년 25억원, 2018년 15억원, 2019년 15억원에 불과했다. 올해는 그마저도 반토막 수준인 8억5,000만원에 그쳤다.

양질의 연구가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근무인력 개개인별로 나름의 연구개발 활동이 진행되고 있지만, 당초 기대했던 수준의 연구 성과는 요원한 실정이다.

이에 교육부 관할의 대학 부설연구소에서 국책연구기관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 교육부가 운영비만 지원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각 정부부처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국책연구기관으로 전환해 안정적인 연구가 이뤄지고 신종 전염병 등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소 관계자는 “현재 상태에서 연구소 운영에 필요한 기본경비는 교육부에서 지원하고 있어 큰 문제가 없지만, 보다 양질의 연구를 위한 전문인력 확충은 분명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