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청, 무자격 이사 선임 승인·무자격자에게 교장 자격증 교부해 ‘책임론’

전북교육청과 사립학교법인 황등기독학원(이하 황등학원)의 제2기 관선이사들이 합작해 앞서 불법으로 판명이 난 학원 산하 중·고등학교 교장·교감 선임을 다시 강행하면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특히, 서거석 교육감 추천으로 선임된 제 2기 관선이사회는 전임 교육감 추천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 제 1기 관선이사회의 핵심 업적을 무리하게 지우면서 학원을 진영간 각축장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반발을 불렀다.

앞선 2021년 1월 15일, 9인으로 구성된 황등학원 이사회는 소병철 씨를 황등중학교 교장으로, 강명신 씨를 황등중학교 교감으로, 송정규 씨를 성일고 교장으로 각각 임명하기 위한 인사안을 의결했다. 그런데 해당 이사회의 이사 중 4명은 불법으로 선임 된데다, 이들이 학교장 선임 동의와 제청을 주도한 이유로 이날 의결은 법적 구속력을 확보하지 못한다.

황등학원 설립자(황등교회, 당회장 김수강)에 따르면, 황등학원은 앞서 성일고 학교운영위원회(위원장 박윤배)가 개방형 이사 추천을 복수(6인)로 하지 않고 단수(3명)로 해 “단수 추천은 정관에 위배 되니 복수로 추천하라”고 반려했으나, 설립자 몰래 도교육청에 단수(3명)의 개방형 이사 선임안 승인을 신청했고, 전북교육청은 설립자의 동의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2020년 10월 19일 이를 승인하는 오류를 범했다. 설립자는 또 이사회에서 추천한 K 이사 선임을 부동의 해 9인으로 구성된 이사회 이사 중 4명이 무자격 상태였다.

이같이 불법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학교장 임명을 의결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설립자는 법원에 소송(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제1민사부 사건번호 2023가합 42 이사회 결의 무효 확인의 소)을 제기했다. 그러자 무자격 개방형 이사 3인과 이사 1인 및 당시 김옥산 이사장 등 5인의 이사가 무더기로 사퇴하면서 이사회는 마비 상태에 떨어졌다. 정관상 4인으로는 의결 정족수가 미달 되어 회의를 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전북교육청(교육감 김승환)의 추천을 받은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2021년 11월 15일 2년 임기의 제1기 관선이사들을 선임·파견하게 된 이유다.

제1기 관선이사회(이사장 손인범)는 2022년 3월 7일 성일고 교장에 한경연 교사(60), 황등중 교장에 김기태 교사(52)를 각각 임명했다. 이는 내부형 공모제의 평가 결과다.

황등학원은 학교 정상화를 위한 학교장 선임을 앞두고 정교사를 비롯한 기간제와 비정규직을 포함한 모든 교직원 39명을 대상으로 비밀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58.97%가 ‘공개채용 내부형 공모제’를 선택했다.

내부형 교장 지원에는 일정한 연령 이상과 재직 경력의 자격만 갖추면 간부 교사뿐만 아니라 평교사나 직원도 참여가 가능하게 했다. 또한, 전형위원회는 공정성 확보를 위해 이사회는 물론 학교 구성원과 외부 교육전문가들로 구성했고, 이사회는 전형위원회에서 올린 2명의 순위 자를 그대로 받아들여 교장에 선임했다.

‘공개채용 내부형 공모제’는 주로 공립학교에서 실시한 임용 절차로, 사립학교에서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들어 학교장을 임용한 이 사례는 일종의 ‘교육개혁’으로 평가되며 교육계 안팎에 신선한 충격파를 일으켰다.

관선 1기는 “해당 공모 과정에서 무자격 이사들이 2021년 1월 15일 선임한 교장 임명대상자들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교장자격 취득자’에게 가산점을 줄 테니 공모에 응모해서 정당하게 심사에 응할 것을 요청했으나 이를 거부하고, 교장 공모제가 시행되자 교장 공모제실시 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다”고 밝혔다. 

관선 1기 이사회는 또 한경연 성일고 교장이 정년퇴직하자, 학교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학교장 공모를 실시했고, 단독으로 신청한 P씨에 대해 통합심의인사위원회 및 이사회의 인사 전형을 거쳐 2023년 10월 P씨를 교장 자격연수대상자로 확정했다.

관선 1기는 이 과정에서도 교직원들의 다양한 참여를 권유했다.   

그런데 황등학원 제1기 관선이사들이 구축한 ‘중·고등학교 학교장 선임프로세스’는 최근 선임된 제2기 관선이사(이하 관선 2기)들에 의해 전면 부정되고 있다.  

설립자가 확인한 관선 2기 이사회의 지난 4일 회의록(2024년 제1차 회의)에 따르면, “관선 1기 이사회에서 교장으로 선임한 P씨의 경우 도교육청 지침 이전 연도를 적용함으로써 관선 2기 권한을 침해한 경우다”며 P씨의 교장 자격연수대상자 철회를 결의했다.

관선 2기는 또 2021년 1월 15일 무자격 이사들에 의해 교장 자격연수대상자로 선임된 바 있는 소병철 씨를 성일고 교장으로, 강명신 씨를 황등중학교 교감으로 하는 안을 다음 이사회(2024년 1월 30일) 안건으로 넘겼다.

설립자와 관선 1기는 관선 2기의 이 같은 행위의 위법성을 논박했다. 하지만 관선 2기가 해당 교장 선임 의결을 강행하는 것을 철회하지 않으면서 설립자 쪽과 학교 구성원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하게 되는 등 일대 혼란이 야기 될 것으로 보인다.

관선 1기는 관선 2기의 P씨에 대한 교장 자격연수대상자 철회와 관련해 “도 교육청의 ‘당해 연도 지침 이후 대상자 상신 규정’은 인사 운영의 편의를 위해 마련된 것일 뿐, 선임 자체를 지침 이후에 해야 한다는 법적 규정이나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며 “사립학교는 대부분 학교의 운영을 위해 신학년이 되기 전에 미리 대상자를 선정하는데, 이는 대상자가 충분히 학교 운영을 준비하고 구성원들이 차기 학사 행정을 정밀하게 준비하도록 하는 효율이 있기 때문이다”고 관선 2기의 부당한 인사를 성토했다.

설립자(황등교회)는 1월 4일과 18일 등 두 차례에 걸친 공문으로 이 같은 관선 2기 행태의 부당성을 경고했다.

설립자는 “2021. 1. 15일 있었던 ‘교장, 교감 연수대상자 선정에 관한 결의’는 위법하게 선임된 이사들에 의한 결의에 해당되어,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에서 해당 이사회 결의가 무효임을 확인하는 판결이 확정되었다”며, 당시 이사회가 학교 정관을 위반하면서 불법적으로 이사를 선임한 뒤 전북교육청을 속여 이사 승인을 받고, 무자격 이사들이 주도적으로 결정한 사안에 대한 불법 부당성을 알렸다.

설립자는 또 현 이사회(관선 2기)에 무효 판결을 받은 이사회결의로 교장, 교감 연수를 받은 소병철 씨를 성일고 교장에, 강명신 씨를 황등중학교 교감에 임명하려는 것에 대해 명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나아가 “중대한 절차적 하자와 설립자의 반대 등에도 불구하고 교장, 교감 임명을 그대로 진행할 경우, 많은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이 경우 학사일정의 지장이 예상된다”며,  “결국 이에 따른 책임은 임명을 강행한 이사회에 있다는 점을 유념하시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전북교육청과 관선 1기에 따르면 관선 2기는 “이사회 9인 중 4명이 불법으로 선임되었지만, 4인을 빼면 5인이 참여하여 선임하였으니, 과반수 충족으로 적법한 의결이다”며 해당 인사를 밀어붙여 왔다.

이에 대해 설립자와 관선 1기는 “백번 양보한다 하더라도 해당 이사회는 불법 이사들이 동의와 제청으로 교장 자격연수대상자 선임 의결을 주도한 사실이 판명된 사안이다”며 “관선 2기는 불법 이사가 참여하여 결정한 것은 존중하면서 법적 근거를 갖춘 설립자와 법원의 판결문을 부정하는 준법정신을 망각한 독선과 독단적 행태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관선 2기가 교장 임명을 강행하려고 하는 소병철 씨의 경우 ‘초·중등 교육법 제20조(교장의 자격요건)를 충족하지 못한다. 교장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3년 이상의 교감 경력이 있어야 되는데 평교사인 소 씨는 해당 경력을 갖추지 못했다.

그런데 소 씨의 경우는 교원자격 검정령 23조에 따라 ‘평교사나 학식과 덕망을 갖춘 인사로서 교장 자격인정 후 교장 자격을 취득하는 케이스’로 교장 자격을 취득한 후 6개월 이내에 교장으로 선임되어야 하지만, 2년간 교장으로 임명되지 못해 교장 자격 자체가 원인무효가 된다.

소 씨를 포함한 2021년 1월 15일 이사회의 교장 대상자 선임 의결은 학교법인 정관 인사 시행세칙에 명시된 통합심의 인사위원회를 거치지 않은 절차적 하자를 안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황등학원 사태 책임에 전북교육청도 자유롭지 못하다.

소병철 씨의 경우 교장 자격인정 대상인데, 당시 이사회는 전북교육청에 교장 자격연수대상자로 상신했고, 전북교육청은 소 씨에게 교장 자격증을 교부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는 무자격자에게 교장 자격증을 교부한 경우여서 원인무효이지만, 전북교육청은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황등학원에 책임을 전가하며 문제를 뭉개고 있다.

전북교육청은 또 문제의 이사회가 설립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개방형 이사 3인과 설립자가 부동의 한 이사 1인 등 총 4인을 이사로 승인해 줬다.

전북교육청 담당자는 이에 대해 “교육청은 학원의 직인과 사인이 날인된 서류를 처리한 것이며, 그 내용이 절차에 부합할 것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다”며 “소병철 씨의 경우는 교장 자격인정 대상자였고, 학원 측이 자격연수를 신청해야 하는데 하지 않아 교장 자격을 획득할 수 없었는데, 교장 자격을 어떻게 획득했는지는 설립자와 현 이사회가 확인해야 할 사안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설립자 측은 2021년의 이사회결의에 따라 교장 자격을 취득한 인사들에 대한 ‘이사회 결의 무효 확인’ 판결에 따라 교장 자격을 반납하는 문제에 대해 전북교육청의 유권해석을 바라고 있지만, 법조인들의 해당 판결에 대한 해석이 둘로 갈려서 교육청이 나설 수 없는 입장이다”며 “설립자 측이 법률적 자문을 받아 처리하는 것이 맞다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학원이 조속히 정상화 되지 않으면 결국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것이기에, 교육청은 관선 2기에 설립자가 조속히 문제의 처리 기준을 마련하도록 시간을 줘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해 왔다”며 “관선 2기가 설립자로 하여금 문제를 처리하도록 돕기 위해 이사회 의결을 일정 기간 유보하는 것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황등학원 설립자를 비롯한 제 1기 관선이사회 및 학원 안팎에서는, 제 1기 임시이사회가 공의롭게 수습한 분쟁을 제 2기 관선이사회가 불법적이고도 무리하게 다시 재현하는 것은 학원의 분열을 획책하면서 보혁갈등을 야기하는 것에 다름아니다"며 "학생들을 볼모로 학원을 진영간 각축장으로 삼는 것은 오히려 보수진영의 자멸을 재촉할 뿐이다"고 성토했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