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단톡방 통해 퍼뜨리는 혐오메시지 심각
건전한 비판과 검증 아닌 욕설, 조롱 및 비난
의혹 검증보단 가십성 자극에 취한 언론매체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익산시 선거판도 과열 양상으로 치달으며 다시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메신저 단체방 등 SNS에서 퍼지는 네거티브 메시지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지지 후보의 성과나 정책, 비전을 알리기보다 상대 후보의 흠집을 내기 위한 조롱과 비난 등이 무분별하게 퍼지면서 유권자의 정치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권자의 눈과 귀를 가리는 네거티브 실태를 분석해 건전한 선거운동 문화로 나아가는데 보탬이 되고자 한다.

김수흥= ‘맑음’

클린 선거 선언하고 수비 몰두

현역 김수흥 의원 측은 네거티브성 선거운동보다는 4년 동안 이뤄낸 성과를 홍보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1월 29일 공식 출마기자회견에서 김 의원은 네거티브를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히며 네거티브 공격에 대해 경고했다. 현역 신분이라서 수비 역할이 자연스럽지만, 4년 전 선거에서도 도전자인 김 의원에게 네거티브 공격이 쏟아졌던 바 있다. 김 의원은 ‘16건의 고발을 받았지만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고 밝히며 네거티브 공격이 극심했음을 토로했다. 리턴매치가 벌어지고 있는 이번 선거에서도 김 의원은 4년 전처럼 끝까지 클린 선거에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보도자료와 SNS, 메신저 등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선거운동은 눈에 띄지 않았다.

이춘석= ‘흐림’

지지자들의 네거티브 활동 다수 발견 

올해 익산 선거판의 네거티브는 이춘석 전 의원 측 지지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모양새다. 지역에서 가장 활발한 네거티브 활동을 보여주고 있으며, 페이스북과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단체 메신저를 주로 활용하고 있다. 공격 대상은 오로지 현역 김수흥 의원이며 지지자들이 집중 포화를 쏟아 붓는 형국이다. 3년 전의 ‘갑질’ 논란을 끄집어내 온갖 철 지난 자료를 퍼뜨리는 것은 물론, 후보를 조롱하는 발언과 근거 없는 부정선거 의혹 제기, 특정 고교 비하 등 가짜뉴스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춘석 전 의원의 4선을 위해 넘어야 할 가장 큰 걸림돌이 김수흥 의원이라는 판단이 배경인 것으로 보인다. 이춘석 전 의원 캠프 측에서는 이러한 지지자들의 활동을 제지하지 않는 것으로 봐서 못 본 체하는 모양새다.

고상진= ‘안개’

비판의 강도 높지만 공허한 메아리

고상진 예비후보 측은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강세인 김수흥과 이춘석 예비후보 양측을 견제하고 있다. 몇 차례의 기자회견을 통해 두 후보를 강력하게 비판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데, 자극적인 단어 남발은 유권자들의 피로도를 높이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득보다 실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수흥 의원의 호별 방문을 두고 공무원 협박, 과거 논란이 된 발언을 테러행위라고 비판한 점 등은 합리적인 비판의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 이와 함께 페이스북에서 활동하는 고상진 예비후보 지지자 중에서는 이춘석 예비후보의 사생활과 관련한 추문을 다시 들추는 행위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 예비후보의 성관련 추문은 제20대 총선에서도 핵심 이슈로 떠오른 바 있어 이번 선거판도 네거티브 공방전으로 얼룩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성기청= 전권희 ‘쾌청’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이 부족해

성기청, 전권희 예비후보 측은 건전한 선거운동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평가다. 후보들은 지역구 내 시장과 일터 등을 찾아다니며 시민을 일대 일로 만나는 방식으로 표밭을 일구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과 3선의 조직력, 출마 경험치 등에서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게 쉽지 않은 상황. 온라인과 SNS상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지 못하는 형편이다. 성 예비후보는 전통적인 민주당원의 마음을 얻기 위한 행보이며, 전 예비후보는 윤석열 정권과 싸우는 투쟁력을 중점으로 홍보하고 있다.

지역언론= 먹구름

누가 펜을 잡고 휘두르는가

특히, 네거티브 선거를 가장 경계해야 할 주체가 언론이지만 일부 익산지역 언론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민주주의 훼손을 걱정하는 시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한 시민은 해당 언론들을 일컬어 "자극적인 소재에 달려들어 물어 뜯기를 주저하지 않는 훈련된 사냥개 모습이다"며 "수년이 지난 논란을 끄집어내 공격하는 후보들의 말도 여과 없이 전달하는 것은 개싸움에 동참하는 꼴이 아니고 뭐겠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시민은 "선거 과정에서 각 후보의 진면목을 시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애쓰는 기자들은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며 "일부 기자들은 마치 선거캠프 운동원처럼 움직이니 언론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지는 건 불을 보듯 뻔한 일이 돼버렸다"고 개탄했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