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의 연이은 청렴도 악재로 혼탁한 조직분위기.. 무사안일과 복지부동 우려
감사위원회의 선택적 작동은 선택적 비위를 양산하고 공조직의 사유화 부추겨

2024년 익산시의 청렴도에 적신호가 켜졌다. 공직자·국민 설문조사 결과로 평가하는 '청렴체감도'와  부패사건 발생 현황을 지표로 삼는 '부패실태' 등 감점요인이 속출하고 있는 탓이다. 이런 혼탁한 조직분위기는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을 불러 막대한 재정 손실을 낳고, 정헌율 시장의 레임덕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조사와 징벌은 청렴도를 높이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지만, 익산시 감사위원회는 익산시장과 관련된 비위 폭로 등에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 선택적으로 작동하는 사정기능은 구성원들의 선택적 비위를 양산하고 공조직의 사유화를 부추긴다는 비난을 불렀다.  
국민권익위가 평가한 익산시 2023년 청렴도는 3등급이다. 5개 등급으로 나뉘는 청렴도를 감안하면 중간 등급에 해당하는데, 2020년 4등급이었던 익산시 청렴도는 2021년 2등급으로 두 계단 뛰어오르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가  2022년에 한 계단(3등급) 하락한 수준을 2023년에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2024년 초입부터 익산시의 청렴도를 위협하는 악재가 터졌다.
전라북도 인사위원회는 최근 국무총리실 암행감찰에 적발돼 징계 처분을 받은 비위공무원들을 형사고발하라는 처분요구를 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초 전북특별자치도는 인사위원회를 개최, 지난해 추석 전인 9월 하순께 업체로부터 성 접대 등 향응을 제공받던중 적발된 당시 익산시 하수도과 6급 2명에 대해 '청렴의 의무 위반' 등의 이유로 각각 정직 3개월의 중징계와 감봉 2개월의 경징계를 결정하고 익산시에 이를 통보했다.
징계를 받은 공무원들은 익산시에서 퇴직한 고위직 공무원이 마련한 지난해 9월 하순의 저녁식사 자리를 함께한 후 노래방에 갔으며 이후 1명은 성 접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무총리실 암행감사반은 추석을 앞두고 공직기강 확립 차원에서 현장에 잠복하던 중에 이를 적발해 다음 날 조사를 벌여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
또 최근에는 정헌율 시장의 부당 지시를 받은 특정 공무원이 행정시스템 조작을 주도한 사실이 폭로되고, 비서실이 관급 물품 구입에 개입하는 등의 의혹이 제기돼 대형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
특히, 특정 부서 등은 정헌율 시장의 범죄 혐의와 관련된 핵심 증거 무력화에 동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역사회의 익산시 조직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다.
게다가 이같은 현상은 시 조직 전반과 연동될 개연성이 높아 부패의 일반화에 대한 지역사회의 의구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차제에 비위대상자들과 연관된 조직 전반의 비위를 발본색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나온다.
그러나 익산시 감사위원회는 지난 3월 3일 정헌율 시장의 비위사실 폭로를 필두로 익산시 조직내 여러 비위의혹들이 제기됐으나, 현재까지 뒷짐을 지고 먼 산만 바라보고있다.
공조직의 비위직원에 대한 징벌은 비위행위를 예방하고 혼탁을 막는 경종이라는 점에서 익산시의 청렴도와 직결되는 감사위원회의 석연치않은 부작위는 범 시민적 불신을 키우고 있다.
지난 14일 익산시 감사위원회 관계자는 이에대해 "최근 경찰의 피의자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었고,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결과를 지켜 본 뒤에 방향을 정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같이 익산시의 청렴도 제고는 청렴 캠페인과 교육에만 의존하는 처지에 놓였다. 하지만 "‘윗물이 맑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한 환경에서 청렴정책이 무슨 성과를 낼 수 있겠느냐"는 구성원들의 자괴감은 날로 깊어지고있다.
한 공무원의 직무해태가 낳은 27억800만원의 재정 손실은 익산시 구성원들의 현재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지난 2월에는 또 직무를 유기해 막대한 손실을 안긴 익산시 상수도과 직원 K에게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전라북도행정심판위원회가 상수도 수요주체의 손을 들어줘 원인자부담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그런데 익산시는 행정심판위가 인용한 수요자의 주장 즉, 미비한 조례나 사전협의 등의 문제를 보완하면 원인자부담금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익산시는 금마저수지 주변의 상수도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금마배수지 확충공사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월부터 기본계획 수립 등의 각종 행정절차를 거쳤고, 지난해 10월 25일 공사에 착공해 오는 2024년 12월 완공을 앞둔 4개년 사업이다.
정족물류단지의 원인자부담 산정액은 4억2,767만2천원, ㈜하림의 부담액은 27억800만원으로 각각 산정되었다.
그런데 하림에 따르면 익산시가 상수도 수요처인 하림과 사전협의를 하지 않다가 2023년 2월 28일에서야 원인자부담금을 납부하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고, 전체사업비 총액을 기준으로 한 원인자부담금 산정방식도 부적정해 관련법 위반 및 법적근거가 부족하다는 취지의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전라북도행정심판위원회는 익산시의 귀책사유를 인정하고 하림의 손을 들어줘 익산시는 ㈜하림이 부담해야 할 27억800만원을 자부담해야 하는 입장에 처했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