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역 당초부터 고분양가로 공실률 높은 롯데시네마 임차계획 석연치 않아
조남석 예결위원장은 상임위의 예산삭감‧부활 주도해 집행부와 거래 의혹
‘서부권 육아종합지원센터’ 개설 및 운영예산안이 지난 20일 익산시의회를 통과했다. 최근 몇 년간 지속해 온 서부권 주민들의 바람이 수용 된 순간이다. 하지만 이 센터를 설치하려는 장소의 부적절성 때문에 익산시가 민원 해결을 빌미삼아 개인에게 특혜를 제공하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해당 예산이 상임위원회에서 전액 삭감 되었다가 예결위에서 전액 살아나는 일련의 과정을 힘 있는 의원이 좌지우지 하면서, 이 같은 집행부 흔들기는 예산심사 과정에서 힘 있는 의원이 원하는 예산을 살리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불렀다. 익산시는 서부권 육아종합지원센터를 모현동 롯데 시네마 건물에 설치‧운영하는 사업비 6억8,967만원(소모품비 9,211만원)을 새해 예산안에 편성했다. 예산 과목은, 놀이체험관을 비롯해 장난감 대여실, 놀이체험프로그램, 부모교육 운영 등에 사용할 공간 212평(700.6㎡)의 임차 보증금 및 6개월 치 임차료‧관리비 1억7,980만원(월임차료 1,200만원. 관리비 130만원)과, 리모델링 공사비 4억원, 인건비와 각종기자재 및 소모품비 1억9백87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이 예산을 심사한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의 의견은 익산시와 달랐다. 서부권 육아종합지원센터 신설에는 기본적으로 공감하면서도 과다한 임대료에 따른 예산낭비 때문이었다. ‘익산시 육아종합센터(서부권 분소) 건립 기본구상 및 타당성조사 연구’를 수행한 용역기관에 따르면 롯데 시네마 건물과 겔러리아 웨딩홀 건물 임차료는 두 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롯데시네마의 월 임차료는 1,744만원, 겔러리아 웨딩홀의 임차료는 804만원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용역 최종보고서는 서부권 주민들이 접근성 면에서 롯데시네마를 선호한다는 조사결과를 밝히면서도, 겔러리아 웨딩홀이 육아종합지원센터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점에 대해서는 검토 자체를 하지 않았다. “건물을 임차하더라도 비용이 저렴한 장소를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이 보건복지위원회를 지배하고, “건물을 신축해서 안정적으로 센터를 운영해야 한다”는 방안과 “공공건물을 물색해 예산 낭비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들이 우세했던 이유다. 손진영 의원의 경우는 용역기관의 설문조사가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모현동의 여러 건물 중 하필 롯데시네마와 겔러리아 웨딩홀 두 곳을 후보로 정한 배경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당연히 롯데시네마를 고르게 되어있는데, 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당초 서부권 육아종합지원센터 설치 예정 건물은 롯데시네마 한 곳이었다. 용역기관이 롯데시네마와 겔러리아 웨딩홀 두 곳을 비교 분석하게 된 것은 지난 6월 용역 중간보고회 이후였다. 센터 설치 예정 건물이 롯데시네마 한 곳이라는 사실을 알 게 된 박철원 의원이 겔러리아 웨딩홀 같은 곳을 함께 비교해보라고 제안한 것이 그 계기였다. 이는 장소 선택을 묻는 설문조사가 요식행위에 불과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을 부른다. 특히 이 설문 조사는 행정행위가 먼저 고려해야 할 비용 및 공공성 등을 배제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용역 최종보고서는 임차안 중 시민의 편의성, 접근성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롯데시네마가 적합하다고 들고 있는데, “롯데시네마가 호황을 누리는 것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무슨 관계가 있다는 것이냐”는 반문을 불렀다. 롯데시네마 건물의 각 용도 상가는 비싼 분양가와 임차료 때문에 수년 동안 공실상태로 활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익산시가 비싼 임차료를 지불하면서 공공시설을 개설하는 것이나, 개설 후 육아 가정의 가족들이 빈번하게 왕래하면서 롯데시네마 건물 내의 상가를 이용하고 수요를 창출해 상가 건물 분양 및 임차를 촉진하는 것은 결국 개인에게 이익을 안겨주는 것이라는 인식의 배경이다. 보건복지위원들 대다수가 너무 비싼 롯데시네마와 목이 좋지 않은 겔러리아 웨딩홀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던 이유이기도 하다. 보건복지위원회는 시간을 갖고 적절한 공간을 물색하거나 적정한 부지에 건물을 신축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주문하며 해당 예산 전액을 삭감했던 것이다. 그러나 익산시는 포기하지 않았다. 담당부서 직원들은 “이번에 못하면 골든타임을 놓친다”며 예결위원회에 매달렸다. ‘건립과 임차안 중 시급성 및 예산 확보 가능성 등을 종합하면 임차안이 적합하다’는 용역기관의 제안을 내세웠다.
단적으로 임차 건물에 서부권 육아종합지원센터를 설치하는 것이 시급한 현안이고 이번 아니면 예산을 확보 할 수 없다는 게 익산시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행정행위가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적정한 예산 편성과 집행’을 저버려야 할 만큼 시급한 것이냐는 것에 대해 익산시 의원들은 고개를 갸웃 거렸다. 또 서부권 육아종합지센터는 모두가 바라는 현안인데, 지금 아니면 예산을 확보 할 가능성이 없다는 주장을 납득 할 수 없었다. 그런데 보건복지위원으로 해당 예산 삭감을 주도했던 조남석 예결위원장의 태도는 의원들이 가지고 있거나 가져야 할 문제의식과는 전혀 동떨어졌다. 갑자기 상임위에서 삭감한 예산을 살려야 한다는 쪽으로 태도를 바꾼 조남석 예결위원장은 보건복지위원이면서 예결위원이기도 한 손진영, 송영자 등 초선의원들을 압박해 결국 주도적으로 해당 예산을 전액 부활시켰다. 조남석 예결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상임위가 삭감한 예산을 예결위에서 살리려고 할 때 상임위원장의 사인을 받는 관례조차 지키지 않았다. 조 의원은 자신이 불리 할 때 관례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며 소란을 일으켜 왔기 때문에 이번 행태는 더욱 납득 할 수 없다는 게 의회 안팎의 중론이다.
공인배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