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업계에서는 사상유래 없는 불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익산시가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며 TF팀을 꾸리던 지난해 봄을 기준으로 보면 상상 할수도 없었던 시장 역전이다.
익산시가 추진하는 민간공원특례사업도 부동산 시황에 따라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상반기 이전에 분양을 마친 마동공원의 ‘자이’와 수도산공원의 ‘풍경채’는 조기에 완판 된 반면, 후발주자인 모인공원의 ‘중흥 S클레스’는 대량의 미분양 사태에 직면했고, ‘서희힐스타일스’ 시행사인 팔봉공원개발은 1년이 넘도록 사업 착수시기를 미루는 것을 비롯해 1천여 세대를 건설할 계획이었던 일반공동주택 사업자가 사업승인을 받고도 착공하지 않는 등 표류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둔화는 국제적 분쟁 발 대폭적인 금리 인상과 지역 내 주택 과잉공급을 주요 원인으로 보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런 와중에 민간공원특례사업의 마지막 주자인 ‘팔봉공원개발’이 사업권을 반납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이 같은 일련의 현상은 익산시의 주먹구구식 정책에서 비롯했다는 분석이다. 아파트 대량공급 초기에는 고분양가 문제와 부동산 투기를 부추겼고, 불황 속에서는 아파트 미분양 사태에 직면했다. 특히 전국지자체를 선도하는 정책이라고 자랑하며 ‘특혜의혹’도 불사하며 강행하던 민간공원특례사업은 성패를 정하기 어려운 국면에 빠졌다.<편집자 주>
      

좋은정치시민넷(이하 ‘좋은정치’)은 최근 도내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들이 익산지역에 공급되면서 신규 아파트 분양가의 고공행진을 부추기고, 과잉 공급 여파로 기존 익산지역 아파트가격이 하락하는 부작용을 조명하면서, “익산시가 지역경제 침체, 시민 불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급물량에 대한 분양 해소 대책, 아파트 가격하락으로 인한 재산 손실 및 기존 공동주택에 대한 공동화 방지 대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2년 11월 말 익산시 공동주택(아파트) 사업승인 현황은 총 20단지 11,212세대다. 이중 착공 중인 공동주택은 17단지 10,176세대이며, 3단지 1,036세대는 착공하지 않고 있다. 이는 익산시 전체 공동주택 세대수(78,000세대) 대비 14.4%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또 현재 사업승인을 협의 중인 공동주택은 22단지 17,027세대이며, 협의 중인 공동주택까지 사업승인이 되면 앞으로 28,239세대의 물량이 공급 될 예정이다. 이 현황은 익산시가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수변도시(6,000세대 이상)를 제외한 것이다.

익산시에 따르면 2022년 11월 30일 기준 사업 승인 및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총 2만8,239세대의 공동주택 중 1만176세대가 착공했으며 1,036세대가 미착공 상태다. 또 사업 협의중인 공동주택은 1만7,027세대다.

‘좋은정치’는 “이같은 공급 예정 물량은 현재 익산시 공동주택 세대수 대비 36.2%로 지역 여건과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공급과잉으로 미분양사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표명했다.

전라북도의 주요 시군의 최근 아파트 미분양 지표를 봐도 익산시의 미분양율은 가장 높은 군산시와 어깨르 나란히 한다. 지난 2022년 11월 30일 공동주택 미분양 현황을 보면, 전주시는 2단지에 총 245세대 중 135세대가, 익산시는 5단지에 2,468세대 중 1,233세대가, 군산시는 3단지에 2,039세대 중 1,245세대가 각각 미분양 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이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익산시 공동주택 평당 분양가는 1천만 원대 이상이다. ‘좋은정치’는 “건축비 상승, 고금리 상황을 고려하면 더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분양가의 상승은 기존아파트와 가격차이가 켜져 지역에 살고 있는 실수요자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최근 익산시에서 분양된 아파트 옵션을 제외한 기본 분양가 현황을 보면, 마동공원민간특례사업 ‘자이’의 경우 084979A(111.685㎡)형이 4억1,500만원(평당 1,227만원)에 거래 된 것을 비롯해 수도산공원민간특례사업 ‘풍경채’의 084.9368A(110.688㎡)형은 3억5,771만원(평당 1천057만원)에, 모인공원민간특례사업 ‘중흥’의 084.7680A(109.505㎡)형은 3억9,900만원(평당 1천202만원)에, 남중동제일오투그란데 084.5633A(110.816㎡)형은 3억4,100만원(1천015만원)에, 남중동광신프로세스 084.8257A(084.8257A(109.683㎡)형은 3억4,830만원(1천0,48만원)에 각가 거래됐다. 

‘좋은정치’는 익산시 공동주택 사업승인 및 협의 현황을 보면 모현 택지개발 준공 이후 10년 넘게 택지를 공급하지 않다 일시적으로 많은 물량을 공급하는 것으로 인구 감소, 고금리, 건축비 상승 등의 여건을 고려할 때 미분양사태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또 공동주택의 공급과잉은 신규 아파트에 대한 입주시점이 다가오면 고금리, 기존 아파트 거래 감소 등으로 인해 입주포기, 기존 아파트 가격하락 등에 따른 시민들의 재산 손실을 우려했다. 

익산시는 마동공원민간특례사업지구의 ‘자이’와 수도산공원민간특례사업지구의 ‘풍경채’ 및 ‘힐스테이트’가 한창 분양 중이던 지난해 초 ‘부동산 투기’를 단속하기 위해 경찰서와 세무서 등 유관기관 합동 TF(특별조사협의체)팀을 구성?운영했다.

당시 두 아파트 분양에 매입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부동산시장이 과열 양상을 띠자 시장에 외지인들이 개입하고 기존 주택 소유자들이 차명 등으로 복수 매입한 후 과도하게 프리미엄을 붙여 바로 되파는 분양권 거래가 확산하면서 실거래가의 고공행진을 부추기고 있다는 여론에 따른 것이다.

익산시는 정헌율 시장의 ‘부동산 투기 근절’ 의지를 내세우며 아파트 부정거래를 정화하겠다며 TF 운영에 저극적으로 나서면서 이 같은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실거래신고 사실 확인과 각 아파트 시공사의 소명자료를 받아 분석하면 부동산 투기를 근절 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익산시는 1년 여 동안 부동산투기를 단 한 건도 적발하지 못했다. 다만 다운신고 4건을 비롯해 신고 지연 35건, 공인중개사법위반 5건, 편법증여 의심 8건, 부당거래 의심 15건을 고발하는데 그쳤다.

익산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TF팀의 추진 목적이 불법으로 사고 파는 것과 외지인의 사고 팔기, 사서 바로 팔기 등을 막기 위한 것이었지만, 익산시가 수사권을 가진 것도 아니고 익산지역이 부동산거래 규제지역도 아닌 관계로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며 “다만 TF팀 운영이 언론에 보도 되면서 예방효과를 거둔 것은 성과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또 “지금은 부동산 시장이 죽어버려 그동안 운영하던 상시적 모니터링반도 유명무실해졌다”고 말했다.

도심지역의 마동(자이) 및 수도산(풍경채) 공원의 비공원시설(아파트)이 조기 완판 된 것과는 달리 모인(중흥S클래스)공원의 아파트는 2022년 10월부터 분양에 들어갔으나 지난달 15일 기준 20.4%의 분양률에 그쳤다.

경기불황 여파도 크지만 공급과잉에 따른 수요부족과 1,200만원이 넘는 기본 분양가도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게다가 금리나 원자재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중흥S클래스의 분양전선은 암울하다.

또 ‘자이’나 ‘풍경채’ 분양권을 매입한 사람들이 프리미엄을 붙이기는커녕 분양가보다도 낮게 되파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이 시중에 심심찮게 나돌면서 익산지역 부동산시장은 갈수록 경색되고 있다.

이는 특히 사업성을 저울질하며 망설여 오던 팔봉공원민간특례사업 사업자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해당 사업자인 팔봉공원개발은 2022년 7월 5일 건축심의를 통과하고도 반년 동안 PF(부동산 개발 관련 대규모 대출) 조차 받지 않고 있다.

경제 불황과 원자재가격 상승, 아파트 과잉공급에 따른 수요 하락 등의 악재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수천억 원대의 PF를 일으키면 사업을 돌이킬 수 없고, 미분양 사태가 장기화 할 경우 금융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것이 그 분석의 배경이다.

이에 따라 팔봉공원민간특례사업 시행자는 사업을 포기 할 공산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해당 사업자가 사업을 포기 할 경우 도시공원 일몰제 처리시한을 놓친 익산시의 부담이 크다. 익산시 관계자는 “자체 보상을 비롯한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히지만, 시한이 촉박한 형편 속에서는 방안으로 제시하는 어느 것 하나 녹록한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