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의 하반기 인사가 지난달 26일 단행되고 상당한 시간이 흘렀으나 하위직 및 소수직렬 일각의 인사불만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승진요인에 따른 직렬배정의 부당성과 직렬과 직급별 승진소요연한의 비상식적인 격차 등에서 비롯했다. 인사권자의 직렬결심이 담긴 '인사 예고제' 시행으로 투명한 인사를 담보하고, 직급정원조정으로 꽉 막힌 인사적체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여론이다.

익산시의회는 2023 하반기 정기 인사를 앞두고 익산시에 사전 인사예고제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승진·전보에 따른 업무인수인계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였다. 그보다 인사 사전예고제의 근본적인 취지는 졸속 인사를 예방하고 인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데 있다. 그러나 익산시는 이 같은 바람을 묵살하고 하반기 인사를 단행했다. 다만, 정헌율 시장이 인사 일주일전 회의석상에서 인사예정일을 구두로 밝힌데 그쳤다.

전라북도가 시행하는 정기인사 사전예고 내용에는 계급별·직류별 승진예정인원을 비롯한 숭진 및 전보인사기준 등이 담겨있다. 승진예정인원 작성 기초와 공통 및 각 직급별 승진인사의 방향성, 전보인사기준과 인사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익산시는 지난 26일 2023 하반기 인사를 단행 했다. 국장 2자리(행정직 1, 토목직1), 과장 7자리(시설직1, 행정직6), 계장 19자리, 7급 23자리, 8급 21자리에 대한 승진 및 전보 인사다.

그런데 이번 인사에 대한 불만은 하위 행정직 사이에서 가장 크게 분출했다. 토목직 국장 자리를 기술직과 무관한 사회복지직이 꿰찼다. 또 행정직들이 비운 과장 6자리 중 3자리가 환경·세무·녹지 등으로 채워졌다.

이로인해 하위 행정직의 불만이 쏟아졌고, 이는 반대편에 있는 소수직렬의 해묵은 불만을 자극했다. 

익산시 소수직렬의 불만은 승진소요연한의 지나친 격차다. 행정직의 경우 9급에서 6급까지 늦어도 11년 이내에 승진하는 반면, 소수직렬의 경우는 18년이 걸리고, 특정 행정직(C씨)의 경우는 9.5년이 걸리는 등 심한 경우 두배 차이가 난다. 특히 최근에는 신규직원들이 늘어나면서 인사적체가 심화일로에 있는 실정이다.

소수직렬의 불이익은 '숫자의 열세'라는 태생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특정 직원들의 경우 근속승진이 아니면 승진 할 수도 없을 정도로 인사적체가 심각하다. 매번 인사를 단행 할 때 마다 문제 해소를 고려하지만 흡족한 결과를 낼 수 없는 구조다. 소수직렬 배려는 그때그때 다른 고무줄 식 배려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의 해법으로 대두되는 방안은 소수직렬의 직급을 상향 조정해 승진기한을 단축해주는 고육지책이다. 이 '직급정원조정'이라는 해법이 상시 운용되면 인사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감옥에서 벗어나게 해주세요"

하반기 인사 당일 내부 게시판에는 “소수직렬은 타 직렬과 차이가 너무 심하게 난다. 7급 이하는 직급별 정원조정이 절실하고 강력하게 필요하다”, “지난번에 9급도 5년 6개월 근속승진이 나왔는데, 앞으로도 8급 근속 7년, 7급 근속 11년, 계속 근속 하실 건가요?”, “행정 6급만 따박따박 보직주지 말고, 소수직렬도 한 번씩 숨통을 터 주세요. 전문 업무 보는데 소수직렬이란 이유로 정체되어 있고, 보직 한 번 받으려면 몇 년씩 기다리고 사정해야 하고, 행정직이 뭐 벼슬이냐?”는 등의 소수직렬들의 불만이 분출했다.

격무부서에 장기간 소외된 직원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많았다. “성실하게 일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쉬게 해달라고 하는데도 계속 일 많은 부서에 남겨두고, 또 다른 일 많은 곳으로 보내는 게 공평한 겁니까?”, “열심히 일해 봤자 돌아오는 보상은 없는 허탈감만 심어줍니다. 자기들끼리만 북 치고 장구 치는 이런 상황에서 누가 열심히 일하려고 합니까?”, “어떤 사람은 6개월 인사 때마다 전보명단에 오르고 어떤 사람은 5-6년씩 한 곳에 있고, 조직 분석 좀 합시다”등이다.

그만두고 싶고 죽고 싶다는 직원도 있다. “감옥 같다”며 교류, 전출을 활발히 허용해달라는 요청도 중론이었다. “인사나 승진을 제대로 안 해줄 거면 다른 시군구로 갈 수 있게 놔줬으면 좋겠다”라고도 했다.

조합원들의 의견을 취합한 익산시공무원노조는 “익산시 인사는 법도 원칙도 없는가”라고 성토하고 나섰다.

익공노는 입장문에서 “특히 인사예고제는 이번에도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승진인사 발표 7분 전에 슬그머니 게시하고 바로 승진인사라니!”라고 직격했다.

익공노는 또 “당사자에게는 사전설명 없이 가라면 가라는 식의 근무 배치는 물론 의견을 묵살하고 일방적, 편의주의적 인사로 불만 증가, 휴직, 사직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익공노는 이와함께 “지금껏 아주 편하고 아무런 생각도 없는 인사를 서슴지 않고, 근속승진 운운하며 한참 후배를 승진시켜 또 한 번 좌절감을, 패배의식을 심어주는 줄세우기식, 내맘대로식 인사를 자행하고 있다”며 “왜 이런식으로 인사를 했냐고 물으니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다음부터는 세심히 검토하겠다’는 임기응변식 답변으로 일관한다. 호남 3대 도시 운운한다면 제발 인사행정도 3대 도시답게 하라. 언제까지 후진적 인사를 할 것인가”라며 정상적인 인사를 주문했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