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의회 윤리위원회의 판단을 돕기 위해 구성된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스스로 전문성과 독립성을 부정해 ‘자문위 무용론’을 불렀다.

'장경호 의원의 징계안에 대한 결정의 건’을 심의하기 위해 지난 15일 소집된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익산시 감사위원회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질의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사항(공공기관 여부 등)에 대한 결과(유권해석)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결을 유보(연장)했다.

하지만 국민권익위원회의 유권해석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 특히 익산시 의회는 윤리심사자문위원회를 앞두고 여러 변호사들의 유권해석을 받아 윤리심사자문위원회 심사자료에 붙이는 등 공신력 있는 기준을 제공했다. 그런데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의견에 불과한 '기관 답변'을 핑게로 의결을 유보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게 의회 안팎의 반응이다.

익산시의회의 한 의원은 "익산시의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7인으로 구성되고, 이 중 2인이 변호사이다. 그 이유는 지금과 같은 법적 문제에 명료한 자문을 받아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변호사의 법리해석보다 우위에 있다 할 수 없는 권익위원회의 유권해석을 핑계로 의결을 유보했다면 윤리심사자문위원회를 왜 존치시켜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번 익산시의회 윤리위원회가 다룰 안건은, 장경호 의원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업체에서 수의계약으로 익산시장애인체육회에 단복을 납품한 사실이다. 이는 ‘이해 충돌방지법’ 저촉 논란을 불렀다.

문제가 불거지자 익산시는 해당 사안에 대한 감사에 나섰고, 국민권익위원회에 장애인체육회가 공공기관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를 질의했다. 장애인체육회가 공공기관이 아니라면, 장애인 체육회에 대한 감사권과 예산심사권을 가진 장경호 기획행정위원회 위원장의 배우자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한 장애인체육회의 단복 구매 담당자를 처벌할 수 없기 때문이다.

21일 익산시의회에 따르면 익산시의회는 자문위원회를 소집하기에 앞서 장경호 의원의 '이해충돌 방지법’ 위반 여부에 대한 법리해석을 3곳의 법률사무소에 구했고, 3 곳 모두 다음과 같은 “위반했다”는 소견을 내놨다.

익산시체육회는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제2조 제 1호의 ’공공기관‘에 해당하지 않으나, 동법 12조 제 1항에서 금지되는 수의계약의 대상인 '산하 공공기관'에 해당할 여지가 충분하다. 이해충돌방지법 제 12조 제 1항에 따라 해당 '산하 공공기관'은 해당 산하 공공기관이 감독기관 소속 고위공직자의 배우자와 수의계약을 체결 할 수 없는바, 이 사건 수의계약은 이해충돌방지법을 위반한 사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