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업체 선호도 조사’ 기준 금액 충족 돼도 2단계로 지역업체를 배제해 

익산시 상수도 사업소 일부 직원들이 지역 업체 보호 의무를 저버리면서 타 지역 업체 등과의 결탁한 의혹을 불렀다.

2021년의 경우, 익산시는 원격검침 시스템의 기반인 디지털미터기(이하 미터기) 3만8,600전을 설치했다. 총 사업비 약 27억1,000만 원을 여섯 묶음으로 나눠 6개 업체의 미터기를 구입했는데, 판매 업체는 모두 관외 업체였다. 지역 업체에서 생산하는 미터기는 단 1전도 구입하지 않은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업체 선정방식에서 비롯했다. 익산시는 지역 업체의 물품을 우선 구매할 수 있는 종합평가방식을 등지고, 가격으로 지역 업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이른바 ‘표준평가방식 1, 가격 A형(가격)’을 채택해 디지털 미터기를 구입했다.

익산시는 특히 지역 업체의 물품을 구매 할 수 있는 한도액인 3억4,100만원이 넘는 금액을 각 회 차 구매 액으로 정해 지역 업체 물품 구입을 원천봉쇄 했다. 익산시의 2021년 디지털 미터기 구매현황에 따르면 1차분 약 4억9천만원, 2차분 약 4억9천만원, 3차분 약 4억9천만원,4차분 약 4억9천만원, 5차분 약 4억8천만원 등으로 지역업체 선호도 조사 대상(3억4,100만원 이하) 금액 보다 높게 책정했다.

또한 6차 구매 액의 경우 약 2억4천만원으로 지역업체의 물품을 경쟁없는 계약을 통해 구매 할 수 있었는데도, 전 회 차들과 동일한 방식으로 디지털 미터기를 구입해 지역 업체 물품 구매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익산 지역 업체이면서 농공단지 특례를 적용받는 K업체는 여섯 차례 모두 경쟁에 참여했으나, 단 한 차례도 3순위 안에도 들지 못한 채 탈락했다.

이에 대해 동종 업계 관계자는 “익산시가 업체 선정방식을 채택 할 때부터 지역 업체를 배제하려는 의도를 가졌던 것이 분명하다”며 "익산시의 업체 선정방식을 보면, 조달청 시행 공개경쟁 입찰 등 복잡한 절차와 수료기관의 재량권 축소를 피하기 위해 5억 이하로 구매액을 설정하고, 지역업체 물품 구매을 피하기 위해  지역업체 선호도 조사 기준 금액( 3억4,100만원)을 피한 것이 그 불순한 의도를 방증한다"고 짚었다.

이 관계자는 “가격을 중시하는 ‘표준단가방식 가격 A형은’ 수요기관의 가치판단 범위가 40%에 이르는 등 담당 공무원의 재량권 남용 우려가 크다”며 “이 때문에 특정한 업체 선정 방식을 정하는 순간 1순위 업체 혹은 상위 업체들이 정해질 수밖에 없으며, 어떤 경우는 특정한 부문에서 1순위의 반열에 있는 업체가 수요기관의 공무원들을 상대로 로비해 수요기관이 특정 업체 맞춤형 업체 선정방식을 채택하게 하는 맹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특혜 시비를 피하기 위해 2단계를 채택했다는 공무원들의 말은 허울만 좋을 가능성이 높다”며 “2021면 스마트 미터기를 구매한 익산시의 경우는 계약부서(행정계)가 아닌 사업부서(요금계)에서 업체 선정방식을 정했다는 말도 들리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사업부서와 업체 간 결탁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역 업체 관계자는 “지난 2021년 수차례 상수도과를 방문해 지역 업체 보호를 호소했고, 전부를 달라는 것도 아니고 그 중 하나만이라도 나눠달라고 했지만 묵살 당했다”며 “타 지역 자치단체들은 지역 생산품은 무조건 구매하는데, 익산시는 왜 이렇게 다를까 이해를 할 수 없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고 싶은 생각뿐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우리 제품은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며 “익산시의 상수도 행정이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다”고 말했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