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직 등 전문직렬, 20년 넘게 근무하며 각종 불이익 감수해야 하는 숙명
"신청사 설계변경해 바이오농적국 사무공간을 배정하는 게 근원적 해법"

익산시 북부청사에서 근무하는 바이오농정국 공무원들의 불만이 비등하다. 원거리 출퇴근과 청사 소재지 내 식당 이용을 숙명처럼 감수하고 있는 입장인데, 최근에는 개인 차량을 청사 주차장에 주차하지 말아달라는 본청의 방침을 전달받았다. 

특히 북부청사 주차장의 차량 증가는 외부적인 요인에서 비롯한 것인데, 청사 근무자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문제의 해법으로 삼는 것은 부당하다는 볼멘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또 주차문제에서 발화된 불만은 북부청사 직원들의 불평등한 처지로 비화되면서 신축중인 익산시청사에 바이오농정국 업무공간을 배정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난이 팽배하다.

익산시는 지난 8일 북부청사 직원들의 차량을 청사주변의 개방형 주차장에 주차하도록 예고하는 협조공문을 해당부서에 전했다. 앞선 지난 4월 24일 함열읍 주민 간담회에서 “현지 주민들과 민원인들을 위해 북부청사에 주차 공간을 마련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정헌율 시장이 주차공간 확충을 지시한데 따른 것이다.

익산시에 따르면 북부청사 주차장의 가용 주차대수는 180대이고, 바이오농정국 상주 직원들은 총 123명이다. 바이오농정국의 민원인은 하루 평균 110명가량 되는데, 민원인 차량의 회차율은 적정한 수준이었고, 실제로 북부청사 주차장은 한산한 정도였다.

그런데 3년 전 차량등록사업소와 함열읍사무소, 주택계 및 지적계 출장 직원들이 북부청사에 입주했고, 2년 전에는 연접한 곳에 북부권노인복지회관이 개관하면서 북부청사 주차장에 상주하는 차량은 총 213대로 증가했다.

게다가 하루 평균 200명이 넘는 차량등록사업소의 민원인들과 하루 평균 100~120명에 이르는 북부권노인복지회관 이용자들의 무분별한 주차로 인해 북부청사 주차장과 주변도로는 주차전쟁터를 넘어 교통지옥을 연출하고 있다.

이는 익산시가 자초한 결과다. 흩어져 있던 행정기관을 한 건물에 모으면서 주차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다중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을 설치하면서 별도의 주차장을 조성하지 않았다. 특히 신청사를 건립하면서 바이오농정국 사무공간을 설계에서 제외했다.

익산시는 이같은 상황에서 바이오농정국의 필수차량 60대를 제외한 약 63대 가량의 직원들 차량을 북부청사 주변에 산재한 개방형 주차장에 주차하도록 권고하고, 바이오농정국 직원이 북부청사 주차장에 주차하면 단속한다는 공문을 시달했다.

이 통지 공문이 대상으로 예정한 개방형 주차장은 함열게이트볼장의 36면을 비롯해 귀빈예식장 29면, 함열보건지소 28면, 익산시농업인회관 26면, 함열성당 21면 등 140면이다. 이 가운데 외부 차량의 가용 주차장은 80면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함열게이트볼장은 1km나 떨어져 현실성이 없고, 함열보건지소는 차량의 회차율을 예측하기 어려운 의료관련 시설이며, 함열성당에는 어린이 집이 있어 사고위험이 상존한다. 그나마 귀빈예식장은 상호 협의가 선결되어야 사용 할 수 있고, 익산시농업인회관 정도나 사용 할 수 있는 상태다.

익산시의 이 같은 주차 해법이 제시되자 북부청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비탄이 내부게시판에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직원 A는 “함열에 위치해서 움직일 수 없는 농업직, 축산직, 임업직들은 북부청사에서 20년 이상씩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 반절 이상이다. 월평균 20만원씩은 기름값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여기서 20년 이상 다녀야 한다. 식비도 물가가 많이 올라 8,000원으로 식사 할 수 있는 곳도 매우 적다”며 “그런데 이제는 북부청사 직원들에게 주차를 하지 말라고 하신다. 이 부지(북부청사주차장)의 방문객 중에 바이오농정국에 오는 비율이 몇 %나 될 것 같은가. 몇 년 전 바이오농정국만 있을 때는 주차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직원 B는 “식당도 안 만들어줘, 주차도 못하게 해, 어떻게 출 퇴근하고 어떻게 출장 다니고 근무하라는 건지? 그냥 내놓은 자식인지? 아니 자식이 맞는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직원 C는 “(노조)위원장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농정국도 남중동 신청사에 들어갈 수 있게 결정 이끌어 내시면 이 모든 불편은 참아낼 수 있을 겁니다. 반드시 협상 테이블에 올려 놓고 결정을 봐야하는 사안이다. 위원장님 건투를 빈다”고 촉구했다.

직원 D는 “북부청사 직원들에 대한 역차별이다. 밥값도 기본 만 원 이상 들며 메뉴 또한 한정적이어서 짜장면, 짬뽕, 뼈다귀탕, 순대국밥, 김치찌개.. 이런 메뉴들로 돌려 먹는다. 매일 외부 음식 먹는 것도 지겨워서 주말에는 짜장면 쳐다보기도 싫다. 밥값, 주유비에 이어 주차까지 못하게 하다니.. 걸어서 출퇴근 하란 말인가?”라고 하소연 했다.

직원 E는 “출퇴근 버스라도 만들어주시든가요.. 안 그래도 멀 고만.. 함열까지 버스타고 기차타고 다니라는 얘기인가요?”라고 따져 물었다.

직원 F는 “도청에 교육 있어 갔더니 모든 시군에서 온 교육자들로 이미 주차장은 만원, 하여 대부분 도청 뒤편 도로에 갓길 주차를 했는데.. 야무지게 불법주차로 딱지를 날려보낸 전주시.. 딱 그 느낌이군요. 어쩌라고~!”라고 불복종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런 직원들의 불만들에 대해 노조위원장은 “사전 협의도 없이 북부청사근무 조합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시장! 집행부는 각성하라! 만약 주차단속 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집행부는 대안을 제시하기 바란다. 북부청사근무 조합원 여러분! 그냥 지금처럼 주차하세요!”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익산시 관계자는 “해당 공문은 예정 사항을 알린 것뿐이고, 아직 확정된 건 아니다. 주차 기반시설을 어느 정도 확보한 다음에 추진 할 계획이며, 북부청사 인근의 82대 이상 주차가 가능한 제 3의 장소 소유주와 부지 임대를 협의 중인데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