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종합 > 특집기사 > 시기상조 VS 시민 만족도 높이기

시기상조 VS 시민 만족도 높이기

▲ 시의회에서 계속 부결된 도시관리공단 설립

시의회, “시설 운영비용이 크게 상승하고 소외시설의 서비스 질이 떨어져”
익산시, “경쟁하는 구조로 수익률과 이용률을 높이고 이용 만족도를 높여”

제 8대 익산시의회에서 거듭 부결했던 익산시의 ‘도시관리공단’ 설립 구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정헌율 시장이 민주당에 복당한 점과 시의회의 소관 상임위원회가 재구성 된 점은 익산시에 긍정적인 변화다. 그러나 제 8대 의회가 제기 했던 ‘시기상조론’은 퇴색 될 만한 변수를 만나지 않아 새 의회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된다.<편집자 주>

익산시의회는 ‘익산시 도시관리공단 설립’ 구상안의 방향성에 이의를 제기한다. 수익이 괜찮은 시설만 골라서 운영을 일원화하는 것은 이관하지 않은 시설의 서비스공급의 질을 떨어뜨리는 등 공공성을 약화시키고, 재정자립도 격차를 고려하지 않은 채 공단 구성원들의 급여기준을 전주시시설공단에 맞추고 직원을 30명 가까이 채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게 그 골자다.

익산시는 지난 5월 13일 공공시설물과 사업의 효율적인 관리 및 책임경영으로 시민복리를 증진하기 위해서 ‘지방공기업법’ 제76조에 따른 ‘익산시 도시관리공단 설립 및 운영 조례안’을 입법예고한 상태다.

한국공기업평가원의 용역결과에 따르면, 익산시 도시관리공단(이하 공단)은 이사장을 비롯한 3급 1명, 4급 이하 25명 등 29명의 신규채용인력과 익산의 기존 조직에서 옮겨 올 69명 등 총 98명으로 구성되며, 경영기획‧ 체육사업‧ 도시환경 등 3개 팀이 운영되고, 연평균 영업수입은 69억2백만원‧ 인건비와 운영비 등 영업비용은 80억9,100만원‧ 영업이익은 11억8,900만원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제 8대 익산시의회에서는 공단 설립 및 이관대상 시설‧ 사무 선정의 문제점을 비롯한 용역기관 선정의 부적절성, 인건비 상승과 민간 일자리 잠식, 공감대 형성이 부족한 추진과정 등의 문제를 들어 익산시가 상정한 동의안을 수차례 부결시켰다

시의회에 따르면 익산시의 구상안에는 공단에 이관할 대상 시설에 수익이 50%에 미치지 못하는 시설들을 제외해 공익에 우선해야 하는 공공기관의 취지를 퇴색시켰다. 국민생활관의 함열스포츠센터, 수도산체육공원, 금마축구공원, 웅포문화체육센터, 면지역 체육시설 등이 그런 경우다.

시의회는 또 행정안전부가 고시한 지방공기업 설립 및 신규투자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기관이 ‘한국공기업평가원’,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등 두 곳이 있는데, 익산시는 용역공고도 없이 한국공기업평가원에 수의계약으로 일을 맡겼다. 이는 용역기관이 용역 발주자인 익산시의 입맛에 맞춘 용역결과를 납품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을 불렀다.

용역결과를 보면, 공단은 인건비는 시설을 직영할 때 보다 정규직 공무원들을 감축해 절감한다고 평가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현재보다 월등히 상승한다 게 시의회의 분석이다. 도시관리공단에서 이관할 기존 직영시설의 감축 대상 인원은 5급 1명, 6급 이하 11명 등으로 급여가 낮은 하위직들이 대부분 이지만, 도시관리공단은 이사장 1명, 3급 1명, 4급 이하 25명 등으로 고액임금을 받는 직원들이 29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특히 익산시는 이 같은 인건비를 추계하면서 시세가 크게 차이 나는 전주시 시설관리공단을 반영해 급여 지출 규모가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시의회는 이와 함께 민간위탁 시설과 사무를 공단으로 일원화 할 경우 민간에서 생업으로 종사하는 시민의 일자리를 지자체가 뺏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우려한다.

시의회는 익산시에 공감대 형성을 주문하기도 했다. 익산시는 도시관리공단 설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방적인 용역중간결과 보고를 한 차례 했을 뿐이고, 유튜브를 통한 시민공청회를 실시했지만, 찬성측과 반대측 발표와 질의 응답 등 공정한 공청회와는 거리가 멀었다는 지적이다.

지난 8대 의회에서 ‘도시관리공단’ 설립 문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검토했던 김경진 전 기획위원장은 “익산시는 재정자립도가 24.52%인 전주시설관리공단을 기준으로 급여를 책정했는데, 익산시 재정자립도는 15%다. 수준에 맞게 급여를 조정하는 게 맞다. 또 익산시의 공단 설립안을 보면, 이관 대상 시설이 체육시설 위주여서 면단위 관리가 전혀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은 특히 “의회에서 거듭 부결됐는데 익산시는 선거기간 동안 입법예고를 해 놨다. 그 자체가 잘못 된 것이다. 새 의회가 구성되지도 않았는데 입법예고라니, 부당할 뿐만 아니라 의회를 경시하는 오만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익산시 관계자는 “익산시도시관리공단 설립은 시설의 효율성, 능동적 대처에 의한 시민 만족도 제고, 예산절감을 위해서 구상됐다. 예를 들어 전주시설관리공단의 보고서를 보면 옥외광고물 위탁관리 당시에는 수익이 제로였으나 현재는 연간 3억~4억원의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 수영장의 경우는 과거 1,000만원~1,500만원의 수익을 냈었으나 현재는 2,000만원이 넘는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프로그램의 다양화에서 비롯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공단의 직원들은 공단의 수입이나 만족도 등 여러 지표에 대해 1년 단위로 경영평가를 받으면서 성과급 경쟁을 하는데, 시설 이용률을 높이는데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좋은 결과들을 내고 있다”고 공단 설립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방공기업법상 공단은 수입이 51% 이상이 되어야 이관할 수 있다. 국민생활관은 이관할 수 있지만 함열 체육시설은 이관 할 수 없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공기업평가원의 용역 평가 개선사항에 따라 추후 경상수지 여건을 감안해 시설들을 공단에 이관 할 계획이다. 시설운영의 지출을 줄이고 시민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공단 설립의 주요 취지인데, 전국지자체의 공단 설립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주시설공단에는 기존 시설과 인력이 계속 편입되고 있다”고 공단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