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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협 직원들, 조직적 이권개입 의혹

▲ 감사, “모현 하나로 마트 ‘김 코너’를 조합장 며느리가 강점하도록 도왔다”

K 조합장 “나는 만류했고, 하려면 철두철미하게 하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익산원예농협(이하 원협) K 조합장의 며느리 A씨가 모현동 원협 하나로 마트의 ‘김 및 떡 코너’(이하 김 코너)를 사실상 강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이 과정에 원협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해 K 조합장에 대한 그릇된 충성심을 과시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K 조합장의 직권남용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원협 감사 O씨에 따르면 원협은 지난 5월 말과 6월 초에 모현동 하나로 마트 ‘김 코너’ 임대차 공고를 각각 2일씩 농협 홈페이지에 게시했고, 두 차례 모두 A씨 혼자 참여했다. 그런데 이 공모에 앞서 해당 마트의 특정 코너 팀장과 마트를 총괄 관리하는 점장이 기존 ‘김 코너’ 운영자 B씨(65세)를 잇달아 만나 ‘조합장 며느리가 ‘김 코너’를 하려고 하니 코너를 비워달라’고 통보했다는 것이다.

B씨는 7년 동안 ‘김 코너’를 운영해 왔다. 월 평균 매출은 2,500만 원 정도이고, 원가와 수수료 10%를 떼면 월 순수익이 500만 원 가량 됐다. B씨의 ‘김 코너’ 임대차 계약기간은 2022년 6월 말까지였다.

B씨에 따르면 원협 조합장의 며느리가 ‘김 코너’에 입점한다는 소문은 지난 3월 초부터 돌았다. 그런 와중에 해당 마트 정육 코너 팀장 S씨가 같은 시기에 B씨의 거주지 근처 커피전문점으로 B씨를 불러내 “조합장 며느리가 코너를 하려고 하니 정리를 해달라”고 했다. B씨는 장사를 하려고 1년 치 김을 사들인 상태여서 난감하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이문제로 두 사람은 30분 동안 대화를 나눴지만 해법을 찾지 못했다.

B씨는 그 후 마트의 점장 L씨를 찾아가 “그만 하더라도 계약기간이 6월 말까지 이고, 사들인 물건이 있으니 대목(추석) 장사를 할 수 있도록 3개월만 더 연장해 달라”고 부탁하는 등 대책 마련을 위해 전전했다. 그러나 3월 24일 경 마트의 점장 L씨가 내려와 “기간도 다 됐고, 조합장 며느리가 들어온다고 하니, 포기각서에 도장을 찍어주면 좋겠다 조합장 얼굴을 볼 면목이 없다”고 B씨를 압박했다.

이 점장은 또 3개월 연장도 못해준다고 일축했다. 결국 B씨는 점포를 넘길 수밖에 없었다. 원협은 두 차례의 ‘김 코너’ 임대차 공고를 냈고, 두 번 모두 단독으로 참여한 조합장 며느리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해 조합장 며느리는 지난 7월 1일부로 같은 점포의 운영자가 됐다.

O감사에 따르면 이에 대한 감사과정에서 팀장 S씨는 B씨에게 “조합장 며느리가 들어온다고 하니 대응해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또 L씨는 B씨에게 “계약기간이 만료됐으니 일주일동안 심사숙고해서 결정을 내려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또 L씨는 “3달 연장 얘기는 들은 적도 없고 거절한 바도 없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O감사는 “S와 L의 행위는 명백히 조직적인 이권개입이며 그릇된 조합장에 대한 충성 행태로 조합을 말아먹을 사람들이다”며, “S는 자기 업무도 아니고 자격도 없는데 업무시간에 B씨 아파트 근처로 가서 B씨를 만나 30분 동안이나 그런 얘기를 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 L의 행동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B씨는 7년 동안 코너를 운영해 왔고 내버려두면 자동 연장되는데, 굳이 B씨를 만나 ‘심사숙고 후 결정’을 운운했어야 할 이유가 없었다. 그들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B씨는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앞으로 3년은 더 자동연장에 의해 코너를 운영 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O감사는 또 “원협은 두 차례의 공모에 단독으로 참여한 조합장 며느리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말았어야 한다. 이권개입이나 특혜의혹이 제기 될 게 뻔한데 절차적 정당성을 앞세워 화를 부른 것이다. 특히 K 조합장은 원협이 자기 사업장도 아닌데 이런 부당한 일을 내버려 두고 있다. 조합이 부끄러운 일이다. 법에 앞서 윤리적인 문제가 더 크다. 조합장은 시정해 원상으로 되돌리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러나 조합장은 ‘나는 못 내보낸다’고 했다. 한 술 더 떠서 ‘조합장 선거에 출마해서 이 일의 심판을 받겠다’고 버텼다“며 개탄했다.

K 조합장은 이에 대해 “며느리가 지인들간에 ‘김 코너’를 해보겠다고 했나 보더라. 지금 살고 있는 집(모현동 오투그란데)과 가깝고 애들도 다 크고 해서 그랬나 보더라. 나는 18년 동안 조합장 하면서 조그만 소리도 들을 일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며느리의 김 코너 운영을)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한다고 하기에 직원한테 (절차를)철두철미하게 해라고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K 조합장은 또 “이번 일로 감사를 했는데 (절차상)지적사항이 안 나왔다. 그런데 당신들 지금도 건들고 시끄럽게 하냐. 내가 (조합장) 한 번 더 해서 인수인계해야 할랑갑다고 했다”며 불편한 속내를 비쳤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