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자치법규에 명시된 종합계획수립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위법사례가 상당수 드러나자 시의회에서 직무 태만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익산시의회는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종합계획 수립의무가 있는 조례 156건을 전수조사했는데, 미이행 사례가 41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익산시의회에 따르면, 기획행정위원회 소관 조례 중 종합계획수립의무 규정을 담고 있는 58건 가운데 16건이 이행되지 않았다. 대표적인 의무 미이행 사례로는 2022년 제정된 ‘익산시 창업지원 조례’로, 시장이 5년마다 창업지원 종합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건복지위윈회 조례 중 60건이 종합 계획수립 대상인데 1/5에 해당하는 12건이 이행되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011년 제정된 ‘익산시 어린이공원 및 어린이놀이터 관리 조례’인데, 이 조례는 어린이 놀이터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시장이 관리·지원 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산업건설위원회 소관 조례 중 38건이 종합 계획수립 대상인데 1/3에 해당하는 13건이 이행되지 않았다. 대표적인 미이행 사례는 2023년 제정된 ‘익산시 푸트테크 산업육성 조례’인데, 이 조례에는 종합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의회는 “조례에 명시된 종합계획 수립은 시정의 기본 방향을 정하는 시발점이자 사업이 얼마나 잘 진행되고 있는지 척도가 되는 중요한 의무”라며 “이 같은 의무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것은 행정의 직무 태만이며, 결국 시장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진 의장은 “조례는 지방자치법에 따른 자치법규로, 지방자치단체는 조례를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의회에서 심의·의결한 조례에 명시된 사업을 집행부에서 진행하지 않는 것은 의회 무시이며 지방자치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방자치는 집행기관과 의회라는 두 바퀴로 움직이는 큰 수레이며, 제정된 조례를 준수하지 않는 것은 불복 행위”라며 “이번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조례상의 계획 수립 의무뿐만 아니라 관련 사항에 대해 세심히 분석하고, 미이행 관련 법률 위반 여부도 검토하겠다”고 피력했다.
한편, 익산시의회는 15일부터 제266회 제2차 정례회를 열고 2023년, 2024년 행정사무감사 및 2025년 본예산, 2024년 결산추경예산안 등에 돌입했다. 의회는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시정 전반을 철저하게 검증해 그 내용과 결과를 내년도 사업과 예산에 반영할 방침이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