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하나로 6.6km 구간의 중앙분리대에 5억7천여만원을 들여 설치했던 가로등 상부(기둥 및 등)를 철거, 백제로 가로변으로 옮겨 설치한데 따른 혈세 낭비 지적과 불법시공 의혹이 고조되고 있다.

익산시는 지난 2005년 10월부터 약 14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하나로에 보도부 216개, 중앙분리대 81개 등 총 297개의 가로등을 2007년 7월까지 설치완료 했다. 그런데 익산시는 이 가운데 5억7천11만8천원을 들여 중앙분리대에 설치했던 가로등 34개를 지난해 12월 철거, 백제로변으로 옮겨 설치했다.

이로 인해 익산시는 당초 설치비 6천3백여만원을 비롯한 철거비, 운송비, 가공비 등 약 2억원에 가까운 혈세를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해당 가로등은 당초 설계상 지름인 3mm로 설치하지 않고 2mm로 설치하는 등 불법 시공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사직당국의 조사를 받고있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또, 이 같은 가로등 이설행위는 하나로에 가로등을 설치한 당초 사업목적을 스스로 부정한 꼴이 되어 익산시의 공신력이 크게 실추 됐다.

전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익산시가 하나로에 설치된 가로등을 백제로로 옮긴 행위는, 원래 하나로의 가로등 계획을 세울 당시 조명의 밝기 등을 고려해 중앙분리대에 설치하지 않아도 될 것을 설치한 행위로, 이에 대한 책임을 담당 공무원이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가로등 이설로 인해 당초 설치할 때의 토목공사비, 장비료, 인건비 등이 이중으로 지출된 것이고, 터파기, 크레인 등 보조장비비, 포크레인 비용 등의 추가비용을 모두 낭비한 셈이다"며 익산시의 부적절한 사업계획을 질타했다.

한편, 지난해 초 이곳에서 교통사고가 일어 차량이 가로등을 들이받았고, 넘어진 가로등의 두께 또는 지름의 크기가 설계와 다르다는 의혹이 제기돼 익산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