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지배정당임을 자부하는 민주당 을지구당이 이번 6.2지방선거 특정 익산시장 경선 후보를 지원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특히, 익산 을지구당 위원장을 대행하여 조직을 운용하는 쌍두마차가 당 안팎에서 특정 후보를 전방위적으로 지지한다는 설이 나름의 구체성을 지닌다.

이 지역에서 주목받는 토호도 같은 대열에 뛰어들었다. 그는 심지어 갑지구당 쪽 정당인에게 을지구당이 미는 특정 후보의 상대 후보를 지지하지 마라고 압박을 가하기까지 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달 중순 익산 갑.을 지구당 위원장이 만나 결의했다는 내용을 존중한다. 양 지구당이 공정한 경선을 위해 특정후보를 내정하지 말자는 게 골자였다.

이 결의는 특히, 을지구당 위원장이 사전에 만남을 청해 이루어졌다는 점을 주목한다. 그래서 소문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최근 익산 갑지구당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서 또는, 당직자회의를 통해서 을지구당에 잇따라 경고 메세지를 던지고 있다.

을지구당에서 후보를 내면 갑지구당에서도 후보를 내겠다는 게 요지다. 이런 강경한 의지 천명으로 보아 갑지구당 위원장이 그럴만한 을지구당의 움직임을 감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지후보를 내정해 놓고 경선을 벌이는 것은 대시민 기만행위다. 또 이같은 불공정 경선은 공당의 책임을 망각한 허튼수작이다.

민주당은 익산 을지구당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 만약, 익산 을지구당이 사전에 특정후보를 내정하고 불공정 경선을 주도하고 있다면, 사고지구당으로 지정하고 중앙당 차원의 객관적인 공천 경선방식을 적용해 이반 된 민심을 수습해야 한다.

공당의 지역 책임자인 을지구당 위원장이 불공정 경선의 뜻을 품거나, 당직자들에게 특정 후보를 지지하라고 지시했을리는 만무하다.

더구나 익산을 대표하는 양 지구당 위원장들간의 약속이다. 어떤 절체절명의 변수가 없고는 이를 어기리라고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당조직을 일선에서 운용하는 책임자들이 말과 행동거지를 삼가해야 한다. 대놓고 특정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거나 상대 후보가 불공정하다고 느낄만한 오해를 사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자신 뿐만 아니라 지역 책임자와 민주당 전체의 파멸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중립만이 그동안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훼손된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다.

시민공천배심원제 사실상 철회 유감

익산지역 민주당은 지배정당의 지위를 계속 유지해 갈 수 있을 것인가를 가늠할 기로에 서있다.

현직시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국민경선제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사실, 갑.을지구당은 이 같은 경선방식을 예상하고, 지역구 국회의원의 권한에 무게를 싣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의원 모집에 열을 올렸으나 수포로 돌아갔다. 때를 놓친 것이다.

민주당 중앙당이 1년 이내에 등재한 대의원들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대의원과 시민들이 절반씩 참여하는 국민참여경선에서 익산 갑.을 지구당 위원장들은 사실상 친현직시장의 대의원들을 보유한 창고주인에 불과한 형편에 처했다.

잔류하는 대부분의 대의원들이 지난 5.31지방선거에서 민선4기 시장을 뽑았던 주역들이다. 경선에 참여할 시민들 역시 지구당 위원장들이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계적인 추첨에 의해 시민 대의원들이 추출되기 때문에 비당원들도 다수 참여할 수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기를 쓰고 포기하지 않았던 기득권은 더이상 없는 경선 국면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실상 철회된 시민공천배심원제가 아쉽다. 그래서, 민주당이 정당공천의 공정성, 개방성, 투명성을확보하겠다며 도입코자 했던 시민공천배신원제가 계파 간의 갈등과 지역 국회의원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반발로 인해 좌초위기에 놓여있다는 시민사회단체들의 지적이 뼈아프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이 뒤돌아본 바와 같이, 지역패권주의가 횡행하고 특정 정당의 후보 추천이 곧 당선으로 귀결되는 우리 정치의 현실은 계속 지속될 수 있을까.

시민공천배심원제는 우리 정치사에서 처음 도입되는 제도이고,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의 페해보다는 적을 것으로 기대됐었다.

밀실공천과 동원경선의 폐해를 줄이고 공천과정에 시민들의 참여를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진일보한 제도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국내 유수의 여론조사기관이 조사결과 국민 70%가 시민공천배심원제를 찬성했다. 민주당으로서는 정치신인들에게 문호를 개방해 실력과 덕망을 갖춘 인물들의 진입에 따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민주당이 이를 외면하고서 이 지역의 지배정당으로서 위상을 유지해 갈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