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 “당원 한 이백명 움직이는데 밥값은 있어야 한다는 취지였다”주장

조배숙 을지역 위원장의 최측근이자 실세로 알려진 익산시 의원 A씨가 익산시장후보 공천을 미끼로 입지자 D씨에게 5천만원을 요구한 사실이 폭로됐다.

이에 대해 A씨는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후보자의 상황을 볼때 자신의 조직이 없고 기반도 빈약해 인지도를 높이려면 한 이백명은 돌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 밥값은 있어야 한다는 취지였지 달라고 요구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폭로 내용을 보면, A씨는 익산시장 선거에 출마할 뜻을 가진 D씨에게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선거운동비용은 1억4천가지고(2007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정한 금액임)는 어림도 없다"며, 별도의 조직을 가동하기 위해 최소한 5천만원은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면서 같은 금액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C씨에 따르면, A씨는 D씨를 지난 1월 초 익산소재 H반점에서 만나 "D씨가 조직이 없기 때문에 각 읍면지역의 당원 200명은 붙여줘야 되고 홍보도 해야되고, 밥값도 할려면 한 5천만원은 별도로 있어야된다"며 돈을 요구했고, D씨는 사실상 이에 불응했다.

이에 A씨를 비롯한 최측근들이 민주당 을지역위원회 차원에서 진행하던 D씨에 대한 익산시장 공천작업이 중단 됐고, D씨는 A씨 등이 약속했던 민주당 익산지역위원장과의 만남 주선 등을 이행하지 않고 배제하자 뜻을 접어야 했다.

C씨는, "A씨는 민주당 익산 을지역 실세 쌍두마차 중 한명이며, 또다른 실세 B씨를 만나, 오늘은 아주 매듭을 짓자고 뜻을 모은 뒤 같은 날 같은 반점에서 A,B,D씨 등 3자가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A씨가 주로 D씨에게 공천을 빌미로 돈을 요구한 것이다"며, "이날 A씨는 D씨에게 선거운동비용은 1억4천(2007년 기준)가지고는 어림도 없다며, 당원들 한 이백명 풀고 할려면 밥 값이 필요하다.

아무리 선거법이라도 자기돈 들여서 선거를 해야 하고 돈을 줘야 당직자들을 움직일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5천만원을 요구했는데, D씨는 자신이 평생 공직자로서 그런 일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몇 일 뒤 A씨와 B씨는 C씨를 만나 이같은 D씨의 태도를 말하며 "정내미가 떨어진다"며 D씨를 공천에서 배제할 뜻을 시사했다는 것이다. 

조배숙 민주당 익산을지구당 위원장은 이에 대해  "선거하는 과정에서 공식적으로 쓸 수 있는 선거비용이 1억5천 정도 드는데 이 비용을 예기한 것일 뿐이다고 들었다"고 왜곡된 정보에 의존해 판단했으며, 기자의 진실에 입각한 질문에 "답답하다"며 A씨가 돈을 요구한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A씨는 이에 대해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를 치룰려면 사무실에서 필요한 플랭카드 등 비용은 어느 정도 있어야 하고, 후보사무실 열면 1-200명 뛰어줄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밥값은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달라고 한 것이 아니었다"고 답변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2010년 시장선거를 위한 공식자금은 2억1백만원(시장선거 후보자의 선거비용 제한액)으로, A씨가 D씨에게 별도로 5천만원을 요구한 것은 정치자금법 위반 및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공식선거자금 2억1백만원 안에는 선거비용으로 분류되는 홍보물 제작 등 모든 비용을 초과 할 수 없도록 되어있고, 시장 후보자가 둘 수 있는 선거사무원이 포함되어 있는데, 선거사무원의 경우 각 읍면동에 3명씩 총 69명에 5명을 더해 74명과 회계책임자 1명 등 총 75명으로 100명을 넘지 않는다.

그런데 A씨가 D씨에게 요구한 5천만원은 이와는 전혀 관련 없는 별도의 경비를 요구한 것으로, 정치자금법 32조 위반 및 공직선거법 113조, 114조, 115조 등의 위반에 속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자원봉사자들에게도 수당이나 식사제공을 할수 없는 공직선거법을 감안하면, A씨의 별도의 선거자금 요구는 범법행위라는 유권해석이다.

한편, 지난 10일 기자회견 당시 조배숙 의원은 "실제로 금품을 요구했다면 범죄행위다"고 말한 바 있으며, A씨는 최근 특정 시의원 후보에게 7천만원의 공천헌금을 요구했다는 설에 휘말리는 등 가속화 되고 있는 혼탁 정치의 중심에 있는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