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사립고는 익산에 부적합하다” 평준화 파괴·비용 과다

도내에서 교육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5인의 후보 중 익산의 현안에 대한 후보들의 최대 관심사는 자율형사립고 지정에 관한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후보들 중 4인은 익산에 자율형사립고를 지정하는데 대해 반대의사를 표명했고, 5인의 후보 가운데 김승환. 오근량. 박규선 후보가 익산의 현안에 대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였다.<관련기사 4면>

김승환, 익산지역 고교들 2류로 내몰릴 것

지난 8일 김승환 후보는, "익산교육의 최대현안은 자율형사립고 지정문제다"면서, "MB특권경쟁교육의 1순위인 고교다양화프로젝트 300의 하나인 자율형사립고 정책의 직격탄을 익산교육이 맞게 될 처지에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김 후보는 특히, "익산 지역의 고교평준화는 시민사회단체, 전교조 등의 지속적인 노력에 의해 이루어졌고, 전주보다는 늦었지만 익산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과 갈등을 슬기롭게 모아내어 이뤄낸 결실이다"며, "평준화가 정착되어 그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시점에 와서 익산에 자율형사립고가 지정된다면 익산교육은 일순간에 왜곡과 후퇴의 나락에 떨어질 것이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이어 "익산 지역 내의 소패권주의의 토양이된 '특정 학연 의식'은 고교평준화로 상당히 완화되어 왔고, 이번에 자사고 지정 신청을 한 재단을 포함하여 익산교육의 발전을 위해 서로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자율형사립고가 익산에 들어서면 익산지역 내 대다수 고교가 이류고등학교로 내몰릴 것이다"며, "해당 재단은 자율형사립고 지정 신청을 철회하고 도교육청도 신청서를 반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근량, '수익자 부담 경비' 심각할 것

오근량 후보는 "지방에서 '자율형사립고'는 이를 추진하는 학교법인의 의도대로 성공할 수 없는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며, "현재 자율형사립고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익산 남성고는 지정신청을 자진 철회할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자율형사립고 지정요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학교법인이 공납금 수익의 일정 부분을 부담해야 하는데 서울은 5%이고 지방은 3%로 차등 적용되어 있다"며, 이는 지방 자율형사립고가 재정결함보조금을 일체 받지 않고 학교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수익자 부담 경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오후보는 이어 "자립형사립고로 지정되어 시범운영중인 상산고등학교의 신입생중 도내 출신비율이 20% 내외에 머물고 있는 통계에서도 1년에 천만 원 이상의 학비를 부담하면서 자녀를 자율형사립고에 보낼 수 있는 학부모도 많지 않은 현실을 직시하여, 자율형사립고 지정을 요청한 학교법인은 '장밋빛청사진'만 볼 것이 아니라 열악한 전라북도의 경제여건과 학부모의 주머니 사정을 보다 냉정하게 살펴야 할 것이다"고 권유했다.

박규선, '차별없는 포용교육'과는 정반대

박규선 후보는 "전주와 군산지역과 함께 고교평준화 지역인 익산시의 문제점은 곧 전북교육의 문제와 같다"며, "최근 익산과 군산 지역의 고교에서 신청한 자립형사립고 문제는 그동안 주장해왔던 '차별없는 포용교육'과는 정반대 방향이어서 반대한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고영호, 학생에게 공평한 기회 주지 못해

고영호 후보는 "자율형사립고가 설립되면 사교육비 증가 우려와 함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고, 자율형 사립고는 학생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지 못한다"고 밝혔다.

신국중, "자율형사립고 허용해야"

신국중 후보는 자율형사립고에 대해 "현재 전체적인 학생 실력이 하향평준화 추세속에서 익산 뿐만 아니라 전라북도 학생들의 학력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평준화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수월성교육의 필요성을 인정해야 한다"며, "따라서 법정전입금 등 지정요건을 충족할 경우 익산 남성고의 자율형사립고 지정은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