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경선일정이 민주당 몰락의 진원지가 되었다. 지난 8일과 9일 민주당 익산 지역위윈회 광역.기초의원 출마 입지자들과 김연근 익산시장 예비후보는 바뀐 경선방식에 따른 입지자들의 홍보를 위한 경선일자 연기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정세균 당대표를 '세균이 득실대는 세균'으로 규정하며 "사퇴하라"고 직격했다.

10일 경선을 앞두고 선거인명부가 확정되지 않았고, 바뀐 경선 방식에 따른 입지자들의 홍보 기회조차 보장되지 않는 경선은 초등학교 회장 선거만도 못하다고 힐난했다. 당이 공산당이냐고 물었다. 경선을 서두르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 배후가 궁금하다며 중앙당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들은 나아가 부정부패로 얼룩진 현 시장과 중앙당이 모종의 거래가 성사돼 이 같은 무리한 경선을 강행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는 의혹제기를 동원하며 중앙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중앙당 상경투쟁을 불사한다는 의지도 불태웠다.

당규에 선거인명부가 선거일 전 3일까지 확정돼야 한다고 규정된 것을 중앙당이 어기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요구하는 경선일자 연기는 검토되어야 할 대상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6.2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혼탁선거 1번지가 된 익산 을지역의 입지자들은 목적만 있고 수단이나 방법이 없는 막장 행태다.

무엇보다 민주당 익산 을지역위원회는 공당의 책임을 경시하고, 땅에 떨어진 권위를 아랑곳하지 않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공당은 우선 안정된 진용을 갖추고, 신속하게 민의를 수렴하며 나아갈 바를 따라 흔들림 없이 가는 것을 기본 책무로 안고 있다.

그래서 공당이 내부의 문제를 내부에서 해결하지 못하면, 그 권위를 한 순간에 상실하게 된다.

내부의 파열음이 언뜻 외부로 비쳐도 크게 상처를 입는 게 공당의 처지인데, 요즈음 민주당 익산 을지역위원회의 내홍과 그에 따른 마찰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노출되고 있다.

부끄러워 해야 할 일이지만, 활짝 문을 열어놓은 채 고함을 지르고 세간살이를 부수며 서로에게 상해를 입히고 있다.

지난 8일과 9일의 사태에 이르러서는 이제 화약을 지고 불속에 뛰어드는 추태를 보이고 있다. 민심은 민주당에 대해서 사랑이나 미움도 없다. 싸늘한 민심 앞에서 고작 보여주는 일이 치부를 드러내는 것인지 지금이라도 짚어보아야 할 현주소다.

특히, 이날 민주당 전북도당에 몰려가 소란을 피운 인사들 가운데 대다수는, 같은날 지방선거 정당공천 명목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중앙선관위로부터 검찰에 수사의뢰 된 민주당 익산 을지역위원회 핵심 당직자들이었다. 부정부패 혐의자들이 부정부패 의혹을 제기하는 것도 우습지만, 그들로부터 부정부패 의혹을 제기받은 당사자들도 그 책임을 통감해야 할 시점이다.

이미 몰락하는 민주당으로서 때늦은 감은 있지만, 공당으로서 국민에게 최소한의 예의는갖추어야 한다.      

봄의 불청객 바바리맨의 시사점

청명과 곡우 사이, 볍씨를 뿌리는 절기 어간에 개나리 벚꽃과 함께 불끈 달아오른 봄이다. 그 봄기운을 타고 불청객도 찾아들었다.

감수성이 예민하고 사슴처럼 반응하는 여학생들 만 노리는 소위 바바리맨이다. 자신의 은밀한 곳을 기습적으로 노출시켜 상대의 충격에 떠는 몸짓에 희열을 느낀다는 변종 인간이다.

전문가들은 그 바바리맨이 주로 내성적인 성향을 보이며, 인정받고 싶어하는 갇힌 마음의 소유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한다. 바바리맨의 변태 행위는 여러가지 유형의 억압으로부터 탈출하는 하나의 방편이며, 자신을 보고 수치감이나 혐오감.공포 등 뒤섞인 감정의 반응을 보이는 여성으로부터 심리적 쾌감을 얻는다.

바바리맨의 이런 변형된 성도착증은 결국 심리적 결핍과 불안정에서 오는 반사회적인 양태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바바리맨 역시 가족과 사회에 의한 피해자다. 같은 관점에서 볼 때 특히,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족이 바바리맨의 가장 위력적인 가해자다. 오늘 갑작스러운 불청객이 가족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이유다.

무한경쟁의 시대, 양육 보다는 사육에 가까운 굴절된 가족의 풍속도가 바바리맨이 선 지점이다. 가족이 심리적인 완충지대여야 하고 피난처이며, 때로는 사회성의 기초를 다지는 학습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시사점이다.

이 불청객은 무엇보다 무관심에 의해 파괴된 정신질환자다. 온전한 가족이 되지 못하여 사회로부터 격리되어야 할 처지에 놓인 바바리맨이 가족의 지표가 되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