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궁축산단지에 대한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매일 엄청난 양의 축산오폐수와 악취를 배출하는 왕궁축산단지의 이주는 익산시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아울러 다음 세 가지 측면에서 국가차원의 적극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첫째, 왕궁축산단지의 이전 없이는 새만금사업의 핵심인 새만금 담수호의 수질 향상을 기하기 어렵다. 왕궁축산단지의 오폐수는 분뇨처리시설로 정화하고 있으나, 처리 또는 정화 능력이 부족하고 시설 보강공사 등으로 상당한 양을 정화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보강공사가 끝나더라도 축산농가에서 자부담을 거부할 경우를 배제할 수 없어 수질기준을 맞출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만경강 수계로 유입된 축산오폐수는 새만금 담수호 수질 악화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둘째, 인근지역에 조성될 국가식품클러스터에 악영향을 미친다. 식품에서 가장 중요한 이미지는 생산지역의 청결함이다. 축산오폐수로 오염되고 악취로 진동하는 지역에서 산-학-연이 유기적으로 결합되는 세계 5대 식품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것은 청정한 자연환경이 갖는 힘을 간과한 발상이다.

셋째, 왕궁축산단지 인근 지역의 환경오염은 정부에게 책임이 있다. 왕궁축산단지 주변에는 엄청난 양의 축산분뇨가 쌓여 있으며, 이로 인하여 주민들은 상습적인 악취 발생은 물론 비가 올 때 분뇨가 인근지역으로 이동함에 따른 토양 및 지하수 오염으로 고통 받고 있다.

왕궁축산단지는 1960년대에 한센 병력자의 정착촌을 조성한 정부의 시책으로 생겨난 것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문제에 정부의 책임이 있다.

따라서 정부는 왕궁축산단지의 이전을 주도함에 대한 의무가 있으며, 이를 통한 국가적 실익을 거둘 수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를 주도할 창구의 일원화를 하지 못함은 물론 왕궁축산단지의 분뇨 처리는 지자체 a몫이라는 법타령과 예산부족타령을 하고 있다.

또한 휴폐업한 양돈농가의 축사 매입 또한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지자체에 떠넘기고 있어서 이 지역의 폐축사 구입사업마저 부진한 상태다.

배출된 오염물질을 처리하여 정화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보다 확실한 대책은 오염원 자체를 제거하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정부는 왕궁축산단지의 이전을 주도하고, 이를 위하여 지자체에 대한 예산과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정부는 최근 한반도 대운하 부활 의혹을 받고 있는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정부는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쏟는 관심의 일부를 왕궁축산단지 이전사업에도 보여주어야 한다.

왕궁축산단지 이전 없이 새만금의 미래도, 국가식품클러스터의 미래도, 익산의 미래도 밝을 수 없음을 명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