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청의 한 공무원이 빛을 등지고 영면을 택했다. 그에게 집중되었던 에스코(120억 규모, 절전형 보안등 교체사업) 관련 입찰특혜와 담합 의혹은 그의 입을 통해서는 풀릴 수 없게 되었고, 감사원이나 검찰의 저변 수사력에 달렸다.

그러나 그의 의도와는 달리, 그의 죽음은 의혹을 더욱 부풀리는 꼴이 되었다. 진실이 침묵속에 묻힐 수 있다는 세간의 조바심이, 드러난 사실에 머물지 않고 막연한 추측들과 뒤섞이면서 눈사태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더욱 문제는 특정한 정치세력이 그런 세태를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익산에서는 에스코사업과 관련하여 갖가지 가공된 설들이 횡행할 뿐만 아니라 존재하지 않는 유서 내용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유언비어는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여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진실은 밝혀진다. 다만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선거국면에서 소문은 진실보다 더 큰 파괴력을 지닌다. 불순한 정치세력의 의도된 사실 왜곡이 개입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소문은 몇 사람의 입을 거치면서 당초에 근거한 본질마저 잃어버리고 전혀 다르게 변이된다.

특히, 지금은 선거 국면이다. 후보자들이나 유권자들의 오감(五感)은 극도로 예민한 상태다. 진실이 밝혀지기 이전에는 소문이 선거 정국을 지배하는 이유가 된다. 일단 유언비어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나면, 뒤늦게 진실이 밝혀지더라도 돌이킬 수 없다. 이런 양태의 선거는 공정하지 못하며,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에스코 의혹과 관련해 현재까지 사실로 확인된 것은, 120억 규모의 보안등 교체사업의 입찰자격을 '단일준공실적 20억원 이상'으로 제한해 지역업체를 배제하고 사업권이 외지업체에 돌아갔다는 점과, 전혀 급할 것 없는 입찰을 긴급입찰에 붙여 진행했다는 점, 공고에 정격전압을 70w로 규정했는데도 1위와 2위 업체는 73w로 기재해 탈락했고 3위 업체가 선정되었다는 것이다.

또, 고인이 된 담당공무원과 관련해서는 그가 이번 에스코와 관련된 업체로부터 1,500만원을 받아 쓴 사실이 밝혀졌을 뿐, 그 배경과 그를 둘러싼 주변에 관련한 '설'은 지금까지 어느 것도 입증되지 않은 그야말로 '설'일 뿐이다.

정당인들의 양심에 입각한 자숙과, 유권자들의 냉철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어떤 이유로든 공정한 선거를 해치는 것은 반민주적인 행태다.

재.보궐선거 초래한 당사자에게
선거비용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6월 2일 익산시 지방선거가 분탕질 치고 있는 가운데 공천헌금요구설. 시청 공무원 수뢰사건 파장으로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고, 문제가 되고 있는 민주당 지방선거 후보자가 당선 된 이후 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위반 혐의로 기소돼 법정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을 경우 재.보궐선거 사태가 일어날 수 있어 시민들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국회의원 및 지자체의 장, 의원들의 부패와 비리 등으로 인해 진행하게 되는 재.보궐선거가 시민들의 혈세인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으로 진행된다는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로 문제의 당사자에게 그 비용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이를 위해서 선거법이라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선거법 개정을 통해 정치인들의 부정부패비리는 물론 출마 자체를 제한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수 억 원의 재보선 비용이 들어가게 한 책임은 당연히 재보선을 하게 만든 당사자들에게 있고, 그 비용을 당사자들로 하여금 지출토록 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다.

하지 않아도 될 재.보궐선거를 하게 만들고 그 비용을 시민들의 세금으로 진행한다는 것은 상규에 맞지 않는데다, 선거에 투입될 수 억 원으로 급식비도 못내는 학생들에게 밥을 줄 수 있고, 어르신들 노인정마다 난방 주유비를 지원할 수 있는데 따른 여론이다.
2년마다 주기로 진행되는 선거에서 선출된 정치인들의 책임지는 정치, 깨끗한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재보선 선거비용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최근 공천헌금을 요구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민주당 을지역의 핵심당직자들 케이스는 익산의 정치 풍토에 대한 전반적인 자성을 촉구하고 있다. 특정정당 공천만 받으면 소나 개나 당선되는 선거, 부정부패비리 전력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선거를 일신하자는 목소리가 모아지고 있다.

깨끗하고 시민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있는 지역의 대표자를 뽑아야 한다는 당위가 뚜렷한 지점이다. 사법처리 대상이 된 모든 민주당원들은, 정당우월주의에 빠진 교만과 주민을 경시하는 우매함으로 혐의를 썼다.

먼저는 부적절한 정치풍토를 개혁하고, '발생자 부담원칙'에 따라 재.보궐선거에 따른 추가 비용은 사법처리를 받은 당사자가 지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