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가 100만원 상당 도배·바닥재를 190만원 결제, 배임 논란 

도의원후보 K씨가 시민혈세인 재량사업비로 구입한 텔레비젼을 선거구민 L씨의 집에서 사용하고 있다.

민주당 익산갑 광역제2선거구 예비후보로 경선을 통과한 현역 시의원 K씨가 재량사업비로 구입한 가전제품을 선거구민에게 기부, 사전 선거운동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재량사업비로 벽지와 장판을 교체하면서 통상의 시중가보다 2배에 가까운 금액을 결제해 제3자에게 이익을 공여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같은 선거구에 거주하는 A씨에 따르면, K씨는 지난 3월 재량사업비로 경로당 벽지와 장판을 교체해 주고 김치냉장고를 지원해 주면서, 민주당 익산갑지역 고문이자 노인위원장으로 지방선거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역 유지 L씨에게 약 90만원 상당의 텔레비전을 사줬다.

실제로 지난 21일 L씨의 집에는 지난 3월 4일 구입한 32인치 평면 텔레비전이 설치되어 있었다. 또한 약 23평의 경노당에는 100만원이면 시공까지 가능한 벽지와 장판이 교체되어 있었는데, 실제로는 190만원이 결제된 것으로 밝혀졌다. 

익산시에 따르면, 현직 시의원이자 현재 민주당 광역도의원 제2선거구 후보로 선출된 K씨는, 지난달 3일과 4일 양일에 걸쳐 황등면 소재 H경로당에 자신에게 배정된 재량사업비 190만원으로 도배와 장판공사를 해줬다. 또 같은날 김치냉장고와 텔레비전이 H경로당에 기증될 목적으로 구입됐다.

그러나 경노당에 설치된 벽지와 장판은 시중에서 저렴한 제품으로 시공까지 100만원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825,000원에 구입된 텔레비젼은 k씨 집 거실에 설치되어 있는 것이다.

경로당측에 따르면 "재량사업비로 구입한 김치냉장고와 텔레비젼을 당일 경노당에 설치하고 사진을 찍어 익산시에 보고한 후, 텔레비젼을 L씨 집으로 옮겨 설치하였고, 22일 현재 그의 집에서 사용하고 있다. 경로당 남.여 방에서는 각각 구식 브라운관 텔레비젼을 사용 중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L씨는 "여름이 되어 문을 열어놓기 때문에 도난의 위험이 있어 우리집에 보관중에 있고, 겨울이 되면 이를 다시 경로당에 가져다 놓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A씨는 이에 대해 "도난의 위험이 있다면 현재 회장의 집에 보관하던지 해야지 회장도 아닌 사람의 집에 보관하는게 이해가 가지 않고, 그가 민주당 갑지구의 주요 당직자이고 표권을 행사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내면상 암묵적으로 그에게 텔레비전을 사준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며, "자신의 집에서 현재 사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기집 대문을 항상 열어놓고 살고 있는줄 모두가 아는데  도난의 위험을 말하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고 지적했다.

A씨는 또 "경로당에 사준 것을 경로당에서 사용해야지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그런 경우라면 익산에 있는 모든 경로당에 있는 텔레비젼을 개인 집에다 보관해야 할 것이다"고 비난했다.

당사자인 K의원은 이에 대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일축했다. 경로당이 있는 소재지의 지업사와 익산시 관내 동종 업계에 따르면, 이 경로당의 벽지는 최하급 재질을 사용했고 장판은 중하급 재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제품 구입에서 시공까지 소요비용이 100만원이면 충분하다. 그런데 190만원을 결재해 업자에게 과도한 이익을 공여했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에 따르면, K의원이 의도적으로 업자에게 이익을 공여했다면 약 90여만원의 시민의 세금이 선거구민에게 지출되 업무상배임에 해당 될 수 있고, 이익금을 나눠썼다면 횡령죄에 해당된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