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에스코(절전형 보안등 교체사업, 100억 규모) 비리 조사를 마치고, 관련 혐의자들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의뢰했다. 공무원을 비롯한 민간인, 업자 등 10여 명이 연루된 실체가 드러났다.

범법이 이루어진 시기의 익산시장에 대한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이 사건은 과거 익산시장의 수행비서와 익산지역 국회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던 특정인이 중심에 있다.

\하도급 공사대금 2억8천만원을 횡령해 2억원을 분실했다고 주장하는 J업체 대표 C씨는, 감사원 감사 단초부터 그 특정인과 한 조로 주목되었다.

이 업체는 전기공사 면허를 보유하지 않아 에스코사업을 수행할 수 없는 부적격 업체였는데, 원청 업체와 하도급 계약을 체결했다. 에스코사업을 낙찰받은 H원청 업체와 특정인 간의 사전 결탁 없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기 어려운 사안이다.

또, 감사원의 조사 결과 대로 익산시 담당 공무원이 형식상으로만 입찰형태를 취하고 긴급입찰방식을 취하는 등 사실상 수의계약으로 H업체에 업권을 줬다면, 담당공무원 매수도 이 특정인과 J업체가 했다는 등식이 성립한다. 사건을 되짚어 보면, 에스코 관련 비리는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따른 풀이 이다.

우선, 특별한 사유 없는 긴급입찰은 입찰 정보 확산을 최소화 해 사전에 공모사실을 아는 업체가 유리한 입찰방식이며, 이는 사전에 내정한 업체가 입찰담합에 가담할 업체들을 들러리 세울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방법이었다. 담당 공무원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입찰에 참여한 3개 업체 가운데 2개사를 정당한 사유 없이 적격심사에서 탈락시켰다. 이렇게 해서 사업권을 낙찰받은 H사는 자격이 없는 J업체와 하도급 공사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감사원이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하도급 업체 대표 C씨가 횡령한 공사대금 2억8천만원 중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8천만원 이외에 2억원의 사용처였다. 그러나 감사원은 5천만원이 담당공무원에게 건너간 사실을 밝혀냈을 뿐, 나머지 1억5천만원의 사용처는 끝내 밝혀내지 못하고 바통을 검찰에 넘겼다. 당초의 쟁점과 같이 공무원과 민간인, 업체 등의 전방위적인 커넥션은 1억5천만원을 어떻게 나누어 가졌는지를 밝혀내면 백일하에 드러날 것이다. 검찰은 여기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했을 대상자를 10명으로 압축하고 관련자료를 검찰에 송치했다.

바로 이렇게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범행의 중심에 특정인이 있는 것이다. 그는 과거 자신이 민선 1기~2기 익산시장의 수행비서를 지냈고, 익산지역 국회의원의 비서관을 지냈던 전력을 부풀려, 현직 익산시장과도 친한 것으로 자신을 과대포장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직 시장도 몇 차례의 공식선상에서 그가 최측근 행세를 했을 수 있다고 가늠한 바 있다.

이같는 전제사실은 사건을 해결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승진은 그 시기를 놓친 담당공무원에게 가장 큰 유혹이고 돈이 덤이었다면 쉽게 털어내지 못했을 것이고, 그가 이렇게 공무원을 움직인 것은 여러 민간인들로 하여금 직.간접적으로 협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됐을 것이라는 추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아무튼 에스코 사업 비리는, 93억원(E시공업체)에 발주가 가능한 공사계약을 H시공업체와 부당하게 100억원에 계약을 맺어 7억원의 국가 돈의 손실을 발생시킨 사건이다. 철저한 수사와 일벌백계가 필요하다.

촌지 근절, 교사들의 자성이 우선이다

익산시 관내 모 초등학교 특정 학년 학부모회가 교사들에게 상품권을 선물하기 위해 학부모 전원에게 1인당 3만원씩을 갹출하다가 외부에 알려지자 서둘러 철회하는 촌극이 발생했다. 촌지 추태의 망령이 되살아난 것 같아 씁쓸하다.

이 학교 1학년 학부모회는 내 달 중순에 도래하는 스승의 날, 학부모들의 촌지와 선물 경쟁으로 북새통을 이룰 것을 우려해 이달 말 교사들에게 상품권을 전달할 목적으로 촌지를 걷었다.

이들 학부모들은 이런 사실이 외부로 알려져 언론사가 관심을 갖자 긴급 학부모회를 소집하고, 촌지 갹출을 중단키로 하고 이미 걷은 돈은 돌려주기고 결정했다.

또 다른 학교의 학부모들은 현장에서, 선생님이 자동차 열쇠를 달라면 아무런 거부반응 없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열쇠를 건네는 모습에 기가 죽는다고 하소연했다.

그래서 선물이나 촌지를 전달하는 학부모들 조차 다른 학부모가 자신보다 더 비싼 선물과 더 많은 촌지를 전달 했으리라는 부담감에 시달린다고 했다. 평소 촌지나 선물에 대해 담을 쌓은 학부모들의 압박감은 비교가 안 된다고 했다.

촌지가 근절되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은 일부 교사들이 단호하게 거부하지 않는 데 있는 것이다. 교사들의 자성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