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는 시민의 제안을 받아 총사업비 20억 규모의 자전거 도로를 조성하고 있지만 자전거 도로에 차량통행이 급증하면서 자전거 이용자들이 위험에 노출되는 등 자동차 도로로 전락했다. / 사진 김명숙 기자

 

희망연대의 사회창안사업 공모에서 대상으로 선정 된 탑천 자전거도로가 '자동차도로'로 전락했다. 당초 취지의 역행 및 예산낭비 등 오히려 부작용만을 초래한 데 따른 책임론이 고개를 들면서,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여론이다.

익산시는 지낸해 부터 20억6천4백만원(국비와 시비 각 50%)의 예산을 수립, 하나로를 깃점으로 탑천길을 따라 총 10km, 폭 3m 넓이의 도로를 포장하고 안전휀스, 안전표지만, 볼라드, 보관대 등 공사를 시행하는 탑천 자전거길을 조성 중에 있다. 익산시는 이 사업의 구간 중 1.2km에 1억3천만원을 투입, 가로등 설치와 도로포장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 1.2km의 도로를 포장한 후 이 도로의 교통량이 대폭 느는 바람에 자전거 이용자들이 위험에 노출되는 등 민-관 관계자들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인 탑천 자전거 도로는 사실상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 사업을 창안한 희망연대 관계자는 "해놓고 보니 당초의 계획과 다르고, 오히려 도로 포장을 안하는 것이 낳았을 것이며, 검정색 아스팔트보다 자연친화적 방법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자동차들이 더 다닐 수 있는 상황만 만들어 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관계자는 또 "올해 자전거 이용시설 기본정비계획 용역을 수행하면서 탑천자전거길에 대해서 용역회사와 희망연대, 도시대학팀과 간담회를 거쳐 의견을 모아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당초 제안자와 시민단체,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익산시가 지난해 남은 예산을 사용하면서 사업을 급하게 발주하여 좋은 사업을 망치게 되었고 사회자원을 망쳐놓았다"고 짚은 뒤, "특히 공무원들 입맛에 맞춰 소극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도출된다"면서, "공무원들의 혁신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사업을 최초 제안했던 제안자는 "아스콘으로 포장을 해서 자동차들이 너무 많이 돌아다니고 위험하고 결국 농로포장공사를 해줄 꼴이다"며, "오히려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더 자전거길로 좋은 것 같다"고 말해 익산시의 보다 더 창의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