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첨예한 정치적 이슈를 좇아 결성 된 '민의실현 시민모임'이 발족했다. 이 모임은 6.2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두고 익산시장을 시민후보로 추대하겠다고 나섰다. 기성정당이 외면한 개혁공천을 시민모임이 이행해 깨끗하고 역량있는 시민후보를 추대하겠다는 기치를 내걸었다.
이런 정치적 결사체가 급조되는 배경은 민주당 익산지역위원회의 연이은 추태다. 공천헌금요구설과 경선 부정시비로 얼룩진 민주당 익산지역은 회복불능상태에 떨어진 모양세다. '민의 실현 시민모임'이 기성정당들이 포기한 시민배심원단 경선을 제대로 이행하겠다고 표방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민주당 익산지역은 국회의원들에 의한 사전 내정과 조직적 지원으로 불법, 불공정 경선을 강행했다는 이 모임의 지적은 상당한 설득력을 지닌다. 나아가, 시민사회가 깨끗하고 역량있는 후보를 추대 할 수 있도록 정견발표와 공개토론을 거쳐 시민배심원단이 투표하는 방식으로 시민후보를 추대하겠다는 이 모임의 방향성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이렇게 그럴듯한 총론과는 달리, 이 모임의 행보는 각론에 들어가서 크게 신빙성이 떨어진다. 우선은 이 모임의 대표성이 문제다. 무소속 후보들이 모두 이 모임이 주도하는 시민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로 인해 이 모임은 특정 인물을 단독 후보로 추대하기 위해 급조 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다음의 문제는 불투명성이다. 이 모임이 후보들에 대한 백데이터를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는지, 있다하더라도 이를 익산의 현재와 미래에 대입할 역량은 있는지, 그럴 수 있는 시간은 있는지에 대한 성찰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익산시민의 입장에서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평가할지도 중요하지만, 이 모임의 행동이 미래지향적인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대중 앞에 어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갑작스러운 출현과 일방통행식 행보 때문이다. 이들은 시민의 검증을 통한 익산시장 후보를 추대하겠다면서도, 어떻게 실행하는 것이 좋을지 단 한번도 시민들에게 묻지 않았다. 시민들이 공감대를 일절 도외시하는 모습이다.  

가뜩이나 어지러운 익산의 정치판을 이들이 더 어지럽히고 있다는 지적을 그래서 나온다. 이 모임에는 일부 성직자도 포함되어있어 그 책임은 더 크다. 더 성숙된 익산의 정치문화가 아쉬운 오늘이다.

시민들이 제안하고 자치단체가 지원하는 자전거 길 사업이 자동차 길로 둔갑했다는 데 대해 모두들 놀라움과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사업비 20억원을 투입하는 총 연장 20km 가운데 고작 1.2km를 진행했는데, 실패를 예감해야 하는 적절치 못한 현실 때문이다.
자전거 길의 제안 취지는 도시민들에게 탁 트인 자연 풍광을 제공하여, 자유와 휴식을 동시에 만끽하게 해 주자는 것이었다. 이는 부가적으로 저탄소 녹색문화를 견인하는 깃발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익산 탑천 자전거 길 사업은 시민의 아이디어를 행정기관이 정책사업으로 채택, 거버넌스(민-관 협치)를 실현하는 혁신의 한 롤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잘 포장 된 자전거 길이 농로로 둔갑해서 농번기에는 농기계들에 의해 점령당해 막히고, 평상시에는 급증한 자동차들 때문에 자전거 이용자들이 위험에 노출 된 지경에 이르렀다.
시민들은 그 원인을 '급조'로 들고 있다. 공무원들이 하반기 말에 예산을 집행하면서 너무 서두른 나머지 리스크를 최소화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는 본래 취지를 끝까지 놓치지 않았을 때 효과가 발현되는 데,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일이 정작 실행단계에서 모두 수포가 되고 행정기관의 관성만이 일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탑천 자전거 길은 좋은 사업과 사회자원을 동시에 망쳐 놓았다는 내부의 평가에 직면했다. '자전거 길 사업은 길을 포장하거나 길을 닦는 데 비용을 투입하는것'이라는 경직 된 생각이 부른 역작용이다.   

본래 길과 연접한 자연자원은 최대한 살리고, 예산은 주변을 가꾸거나 편익시설을 갖추는 데 썼더라면 자전거 길의 효과는 극대화 되었을 것이다. 용역기관과 시민, 학계, 자치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최적의 실행 방안을 마련해야 할 방향타다.   
자전거 길의 성패는 공무원들이 어느 정도 타성을 버렸느냐에 있다.